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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ciences/34_Hydrology

<따뜻한 겨울>반달곰 겨울잠 생략?…달라진 풍경들

忍齋 黃薔 李相遠 2008. 12. 22.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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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반달곰 겨울잠 생략?…달라진 풍경들

뉴시스 | 기사입력 2008.12.21 10:42


【서울=뉴시스】
기후변화로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면서 겨울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1990년대 겨울은 1920년대에 비해 한 달 정도 단축됐으며, 2006년 겨울은 1904년 기상 관측 아래 가장 따뜻했다.

사실상 1월과 2월의 최고기온 최고값이 1990년대 이후로 지속적으로 경신되면서 따뜻한 겨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한류성 어족, 도루묵·까나리가 안 잡히네
최근 동해안에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동해안 일대에서 한류성 어종인 도루묵과 양미리 등의 어획량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 어군이 형성됐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가 12월 8일부터 13일까지 동해 전역에 대한 해양환경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부해역에 이상 고수온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동해 중부해역 수온이 표층에서 수심 75m까지 14~16도로 평년에 비해 6도 정도 높았던 것. 이는 다른 해와 같이 북한 한류의 영향을 받지 못하고 난류의 세력이 강해 한류의 남하를 저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사실상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2000년 이후 동해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명태는 거의 수입산이다.

반면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와 고등어, 멸치 등은 1990년대부터 큰 폭으로 늘었으며, 2001년부터 전체 어획량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서해의 대표 어종인 조기와 갈치도 멸치, 오징어, 주구미로 바뀌고 있다.

◇스키장, 영하로 내려가야 슬로프를 개장하는데…
강원도에 있는 한 스키장은 10월 중순 스키장을 개장했지만 아직 일부 슬로프를 열지 못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야 인공눈을 만들 수 있는데 좀처럼 날씨가 추워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키장 관계자는 "올 겨울 날씨가 따뜻했다가 비가 오는 등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아 슬로프를 모두 오픈하지 못했다"며 "최근 5, 6년간 겨울에 날씨가 따뜻해 눈이 많이 오지 않는데다 적설량까지 적어 제설 비용과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스키장은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아예 5~6년 전 제설장비를 보강했다. 난데없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비가 많이 내린 탓에 스키장을 한때 닫았던 경험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영하로 떨어지는 일수가 좀처럼 많이 않아 전체 슬로프를 모두 개방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스키장은 겨울 스포츠와 함께 사계절 운영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는 등 영업 부진을 극복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여름 철새가 아직도 안 떠났어?
겨울 날씨가 따뜻해지자 우리나라를 찾았던 여름 철새는 11월이 되서도 떠나지 않는 등 텃새화 현상도 관찰됐다.

2일 광주·전남녹색연합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12월 한 달 동안 광주천을 제외한 영산강(담양습지~나주대교) 주변에서 월동하는 백로와 여름철새 개체수를 조사한 결과, 광주·전남에서 겨울나기를 하는 여름철새가 4년 동안 3배로 늘었다.

이는 난방 등의 열로 도시 주변이 따뜻하고 물도 얼지 않는 곳이 많아지면서 여름 철새들이 텃새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립공원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지낸 뒤 봄이면 번식지로 떠나는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가 여름이 지나도 떠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번식을 위해 한반도를 찾았던 여름 철새인 백로와 왜가리가 겨울철에도 떠나지 않고 머물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북방계 나비류 사라지고, 남방계 곤충 출현
곤충들에게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북방계 나비들은 1990년대 이후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으며, 꿀벌도 고온에 따른 아카시아 나뭇잎의 황화현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남방계 곤충인 주홍날개꽃 매미는 한반도에 유입돼 2006년 학계에 공식 보고되기 이르렀다.

곤충의 번식력이 증가하면서 질병과 병충해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겨울 추위에 죽어야할 해충 애벌레들이 겨울을 견뎌내고 폭발적으로 개체수를 늘리면서 농작물에도 피해가 미치고 있다.

이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이상 고온 현상과 난방시설의 발달로 겨울철에도 실내기온이 15도 이상을 유지하면서 겨울철에도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웅덩이 등에 낳은 모기 유충이 쓸려 내려가지 않으면서 평년보다 모기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대대적인 겨울철 모기 방제에 나섰다.

또 겨울철에 비교적 감소했던 식중독이 이제는 평년 수준과 비슷해지고 있다. 실제 최근 3년간 겨울철 식중독 환자 수는 1990년대 후반까지 10여건에 불과했지만 최근 2년 사이 50건 이상으로 늘었다.

이 밖에 기온 상승으로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도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달곰, 겨울잠 언제 잘까?
2002년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곰이 올해는 언제 겨울잠에 들어갈 지도 관심사다. 반달곰은 눈이 많이 쌓이기 시작하는 12월 중순에서 1월 중순 사이에 겨울잠에 들어간다. 90% 이상 초식을 하는 반달곰으로서는 먹을거리가 눈에 덮이는 시기가 곧 겨울잠에 들어가는 시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겨울 반달곰은 여느 해보다 늦게 겨울잠에 들어가면서 애를 태웠다. 이상 고온 현상으로 눈이 적게 온데다 겨울 날씨가 따뜻해 반달곰 일부가 1월 중순까지 겨울잠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지막 동면 시기도 다른 해보다 1∼2개월가량 늦어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반달곰은 겨울철 먹을 것을 찾지 못할 때 잠을 자러 들어가지만 16마리 중 아직까지 겨울잠에 들어간 개체는 한 마리도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서 언제 겨울잠을 자게 될 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반달곰의 나이와 암수 차이, 먹이 등에 따라서도 겨울잠 시기가 달라질 수 있어 기후변화 문제와 반달곰의 겨울잠 시기는 향후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국현기자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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