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2. Humanities/23_생각해볼글

[스크랩] 새해에 바라는 소망

忍齋 黃薔 李相遠 2009. 1. 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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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신화에서 오딧세이가 트로이 전쟁을 떠나면서 아들 텔레마코스를 보살펴 달라고 맡긴 친구의 이름이 멘토(mentor)였다. 멘토는 오딧세이가 20년만에 고향에 돌아올 때까지 텔레마코스의 친구, 선생님, 상담자, 아버지가 되어 돌봐주어, 텔레마코스는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하였다.

  멘토는 개인적으로 배우고 싶은 대상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멘티(mentee)는 조언을 받는 사람, 멘토링(mentoring)은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1대1로 전담 조언하며 실력과 잠재력을 개발하여 주는 것을 말한다. 멘토는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일 필요도 없고, 나보다 나이나 경험이 많은 사람일 필요도 없다.  

   멘토가 없는 인생은 나침반도 등대도 없이 항해하는 배와 같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다른 배(옆사람)가 움직이는대로 따라갈 뿐이다. 그 배가 항구로 가는지, 폭풍 속으로 들어가는지 알지도 못한 채...

   비록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라도 이 세상에서 시시각각으로 부닥치는 수많은 경우 경우마다 올바로 대응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럴 때, 멘토를 가진 사람은 당연히 멘토에게 길을 묻거나 ‘멘토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자문해보고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이제 중년을 지나 장년으로 넘어가는 나의 멘토는 누구일까?

  청년시절부터 30년 가까이 관념적 표상만 찾아 헤맨 것은 아닐까?

  위인전에, 언론보도에 나오는 표상들은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보다 장식물에 그치기 십상이다.

  진정한 멘토라면 어려울 때나 고민될 때에 조언도 얻고, ‘그 사람은 이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할 것이다’라는 판단이 가능할 정도로 삶의 태도가 명확한 사람일 것이다. 가까이에서 딱이 떠오르는 그런 사람은 없다. 내가 오만한가? 너무 목표 없이 인생을 살아왔는가?

  그래도 굳이 찾는다면 가까이 있는 두 분이 떠오른다. 두 분은 모두 인생을 즐겁게 살며, 늘 나를 편하게 만들어 주는 분들이다. 무엇보다도 두 분은 자신이 선택한 인생의 가치를 위하여 스스로의 재산과 안일을 희생할 줄 아는 분들이다. 그 분들에게는 그것이 희생이 아니라 즐거운 봉사일 터...

 

   그리고, 또 다른 의문. 그렇다면, 나의 멘티가 있을까?

   누군가가 나를 표상으로 삼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나에게 고민을 토로해올 사람이 있나 하고 생각해보니 그다지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내가 마음을 너무 닫고 사는가보다.

   멀리 생각할 것도 없이 내 아이들이 나를 자신들의 미래 모습으로 삼고 싶어할까 하고 생각하여도 크게 희망적이지 못하다. 툭하면 아이들에게 야단치고 잔소리나 하고, 아름다운 삶의 태도를 보여주지 못하니, 아비로서 부족함만 떠오른다.

 

   새해에는 나도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 주리라.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어보리라.

   이익보다는 가치에 종사하는 태도를 좀 더 명확히 하고, 말을 하기보다는 듣는데 더욱 신경을 써야 하겠다.

   내가 멘토가 될 만한, 나의 멘티가 될 만한 사람을 찾기 위하여...

  

출처 : 복사26회
글쓴이 : 김동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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