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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류 과학관을 가다]<10>입장료 반값 내려 위기 극복
美샌프란시스코 테크뮤지엄
2009년 01월 2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차로 한 시간 가량 떨어져 있는 도시 새너제이는 IT산업의 상징으로 불리는 실리콘 밸리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기차역에서 내려 시내를 향해 잠시 걷자 휴렛팩커드, 어도비 등 익숙한 기업의 이름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첨단 산업의 메카답게 현대적인 건물과 잘 정비된 도로가 깔끔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새너제이 중심가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짙푸른 색의 돔이 있는 연갈색의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의 현대적인 건물과 사뭇 다른 모습이라 쉽게 눈에 띄는 그 건물에 테크 뮤지엄이 자리잡고 있었다.
●실리콘 밸리의 정신을 상징
테크 뮤지엄의 역사는 30년 전 시작됐다. 1978년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던 실리콘 밸리의 기술적 혁신을 보여 주는 상징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처음 제기됐고, 마침내 1990년 새너제이의 컨벤션 센터에 임시로 과학관이 문을 열었다. 그 당시의 이름은 ‘차고’였다.
현재의 위치에 전용 건물을 지어 테크 뮤지엄으로 새로 문을 연 것은 1998년 10월 31일. 그 이후 현재까지 약 400만 명의 관람객이 테크 뮤지엄을 다녀갔다.
안내를 맡은 테크 챌린지 프로그램 디렉터 리사 크로엘 씨는 “테크 뮤지엄의 목표는 현대인에게 있어 삶의 일부인 기술 혁신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테크 뮤지엄은 실리콘 밸리에 있는 기업을 위한 쇼케이스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3층으로 구성된 전시관을 둘러보니 기초과학보다는 인터넷이나 가상현실 등 현대 문명을 선도하는 기술에 관한 전시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세컨드 라이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눈에 띄었다.
●닷컴 붕괴로 찾아온 위기, 가격 인하로 극복
테크 뮤지엄의 로비에는 후원해 준 기업의 명단이 새겨진 명판이 있었고, 전시장 곳곳에도 기업에서 제공한 전시물이 놓여 있었다. 이처럼 실리콘 밸리의 기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던 테크 뮤지엄은 2000년 이후 발생한 실리콘 밸리의 몰락과 함께 위기를 맞았다.
기업의 후원이 줄어들고 방문객이 감소하는 위기의 상황에서 테크 뮤지엄은 의외의 결단을 내렸다. 바로 입장료를 절반 가까이나 내린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교육비 지출이 힘들어진 학부모를 고려하려 내린 결정이었다. 동시에 인근 학교에는 무료로 단체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수입이 줄어들어 전시관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 크로엘 씨는 “방문객이 증가하자 관심을 갖고 기부하는 사람이 생겼고 상점이나 카페의 매출이 늘어나 결국 균형이 맞게 되었다”며, “당장의 수입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방문객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특한 기획전과 교육프로그램도 위기 극복의 열쇠
지난 9월 방문 당시 테크 뮤지엄은 ‘레오나르도 : 미래를 향한 500년’이라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혁신적인 기술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기술적 업적을 혁신적인 기술의 상징인 실리콘 밸리에서 재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다빈치가 설계로만 남겼던 여러 기계 장치를 실제 크기로 제작했고, 다빈치 전문가인 이탈리아 플로렌스의 과학사 연구소의 파올로 갈루치 교수의 고증을 받았다. ‘레오나르도’전은 예정된 전시기간을 3주나 연장한 끝에 지난 1월에 막을 내렸다.
대학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도 테크 뮤지엄만의 강점이다. 스탠포드 대학의 유전학과 교수인 배리 스타 박사는 2002년부터 테크 뮤지엄에 유전학 실험실을 열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DNA분석, 유전자 테스트 등의 실험을 제공하고 있다.
크로엘 씨는 “이와 같은 가격 인하 및 기획전과 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해 2008년에는 63만 명이 테크 뮤지엄을 찾았다”며, “이제 늘어난 방문객으로 다시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으로 전시물을 개선해 방문객을 더욱 늘리는 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샌프란시스코=고호관 동아사이언스기자 karidasa@donga.com
새너제이 중심가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짙푸른 색의 돔이 있는 연갈색의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의 현대적인 건물과 사뭇 다른 모습이라 쉽게 눈에 띄는 그 건물에 테크 뮤지엄이 자리잡고 있었다.
테크 뮤지엄 전경. 정면에는 ‘레오나르도’ 전시회를 알리는 다빈치의 거대한 청동마상이 서 있다. |
●실리콘 밸리의 정신을 상징
테크 뮤지엄의 역사는 30년 전 시작됐다. 1978년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던 실리콘 밸리의 기술적 혁신을 보여 주는 상징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처음 제기됐고, 마침내 1990년 새너제이의 컨벤션 센터에 임시로 과학관이 문을 열었다. 그 당시의 이름은 ‘차고’였다.
현재의 위치에 전용 건물을 지어 테크 뮤지엄으로 새로 문을 연 것은 1998년 10월 31일. 그 이후 현재까지 약 400만 명의 관람객이 테크 뮤지엄을 다녀갔다.
안내를 맡은 테크 챌린지 프로그램 디렉터 리사 크로엘 씨는 “테크 뮤지엄의 목표는 현대인에게 있어 삶의 일부인 기술 혁신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테크 뮤지엄은 실리콘 밸리에 있는 기업을 위한 쇼케이스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직 교수가 직접 어린이에게 실험을 가르치는 유전학 실험실. |
3층으로 구성된 전시관을 둘러보니 기초과학보다는 인터넷이나 가상현실 등 현대 문명을 선도하는 기술에 관한 전시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세컨드 라이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눈에 띄었다.
●닷컴 붕괴로 찾아온 위기, 가격 인하로 극복
테크 뮤지엄의 로비에는 후원해 준 기업의 명단이 새겨진 명판이 있었고, 전시장 곳곳에도 기업에서 제공한 전시물이 놓여 있었다. 이처럼 실리콘 밸리의 기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던 테크 뮤지엄은 2000년 이후 발생한 실리콘 밸리의 몰락과 함께 위기를 맞았다.
기업의 후원이 줄어들고 방문객이 감소하는 위기의 상황에서 테크 뮤지엄은 의외의 결단을 내렸다. 바로 입장료를 절반 가까이나 내린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교육비 지출이 힘들어진 학부모를 고려하려 내린 결정이었다. 동시에 인근 학교에는 무료로 단체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미 인텔사가 제공한 전시관.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
수입이 줄어들어 전시관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 크로엘 씨는 “방문객이 증가하자 관심을 갖고 기부하는 사람이 생겼고 상점이나 카페의 매출이 늘어나 결국 균형이 맞게 되었다”며, “당장의 수입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방문객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특한 기획전과 교육프로그램도 위기 극복의 열쇠
지난 9월 방문 당시 테크 뮤지엄은 ‘레오나르도 : 미래를 향한 500년’이라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혁신적인 기술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기술적 업적을 혁신적인 기술의 상징인 실리콘 밸리에서 재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다빈치가 설계로만 남겼던 여러 기계 장치를 실제 크기로 제작했고, 다빈치 전문가인 이탈리아 플로렌스의 과학사 연구소의 파올로 갈루치 교수의 고증을 받았다. ‘레오나르도’전은 예정된 전시기간을 3주나 연장한 끝에 지난 1월에 막을 내렸다.
지난해 9월 이탈리아에서 파견된 기술자들이 ‘레오나르도‘전시회에 들어갈 전시물을 제작하고 있는 현장. 다빈치의 설계를 실제 크기로 재현했다. |
대학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도 테크 뮤지엄만의 강점이다. 스탠포드 대학의 유전학과 교수인 배리 스타 박사는 2002년부터 테크 뮤지엄에 유전학 실험실을 열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DNA분석, 유전자 테스트 등의 실험을 제공하고 있다.
크로엘 씨는 “이와 같은 가격 인하 및 기획전과 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해 2008년에는 63만 명이 테크 뮤지엄을 찾았다”며, “이제 늘어난 방문객으로 다시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으로 전시물을 개선해 방문객을 더욱 늘리는 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샌프란시스코=고호관 동아사이언스기자 karida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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