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노인이 돈벌어 90대 노인 봉양…‘어르신들의 나라’
헤럴드경제 | 입력 2009.07.10 12:19
지하철 대부분 객차
90%가 노약자석 전환
반상회선 65세도 '애기'
노동생산성 급격 저하
남미ㆍ阿등서 청년수입
국가 육아 전담제 운영도
2050년 한국 정부는 사상 유례없는 파격책을 내놓았다.
외국의 20대 젊은이가 한국 대학에 유학 시 등록금을 전액 감면해 주고, 이후 한국 기업에 취업하게 되면 각종 세금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생애 첫 주택을 한국에서 매수하게 되면 취득ㆍ등록세도 면제된다.
"그럴 수밖에…" 올해 예순다섯 살을 맞은 이모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딛고 201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달러를 회복한 시점에 그는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기준으로 그의 나이는 '노년'이지만, 지금 기준으론 여전히 '중년'에 속한다. "나 젊을 때는 지하철 객차당 12석이 노약자석이었는데, 지금은 12석을 제외하곤 전부 노약자석이야"라고 말을 이은 그는 "같은 아파트 주민 5가구 중 1가구는 70대라 반상회에 갔더니 옆집 아주머니가 '애기 왔네' 하더라"며 씁쓸히 웃는다.
실제로 2050년 현재 한국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은 38.2%로 세계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인 16.2%에 배 가까이 된다. 10명 중 4명은 고령 인구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노동생산성이 뒤처지고 GDP 역시 추락해 한국은 이른바 '청년 수입국'이 되고 말았다.
이는 40년 전인 2009년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2009년 통계청은 '세계 및 한국의 인구현황' 발표를 통해 "2050년 한국의 인구 분포는 80대 고령 인구가 가장 많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기대수명은 세계 평균보다 12.5세나 높은 79.1세로 세계 최고 수준인 데 반해 출산율은 세계 연평균 합계출산율 2.56명의 절반도 안 되는 1.13명이었다.
이때문에 한국 정부는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지의 젊은이를 끌어오기 위한 각종 청년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이씨는 "진작부터 육아 문제를 해결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꼬집었다. '직장맘'이었던 그는 "딸 하나를 키우며 눈물의 20년을 보냈다"고 했다. 아이를 봐주시던 시어머니는 3년 만에 허리 디스크에 걸리시고, 베이비시터는 조선족이라 아이가 북한 사투리를 배웠다.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은 꿈도 못 꿨다.
이씨는 "나 때는 국가 육아 전담제는 꿈도 못 꿨다"고도 전했다. 한국은 지난 2020년 인구성장률이 -0.09%로 돌아서자 긴급히 '국가 육아 전담제'를 실시했다. 출산 후 각 가정에 30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3년간 부모 중 한 명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했다. 또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국가공인 베이비시터를 각 가정에 파견하고, 방과후학교의 질을 높였다.
이씨는 "사회는 수없이 아이를 낳는 것이 애국이라 했지만, 아이를 낳아 혜택을 누리기는커녕 힘에 부치기만 했다"며 "'늙은 한국'에는 미래가 없다는 걸 2009년 바로 그때부터 알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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