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2. Humanities/23_생각해볼글

[일(日) 총선 민주당 압승] 20~30대·여성 대거 당선… 일본은 '세대교체'

忍齋 黃薔 李相遠 2009. 8. 31. 13:57
반응형

[일(日) 총선 민주당 압승] 20~30대·여성 대거 당선… 일본은 '세대교체'를 원했다

입력 : 2009.08.31 00:19 / 수정 : 2009.08.31 04:13

일본 국민들도 놀란 '거물'들의 패배
전·현직 각료들 줄줄이 낙선 反세습·反고이즈미 뚜렷
하시모토 차남도 결국 고배 최다선 가이후 前총리 낙선

"와!" 하는 탄성이 TV에서 나왔다. 개표 방송을 진행하던 패널들이 내지른 탄성이다. 30일 밤 10시 35분. 나가사키(長崎) 2구에서 28세의 정치 신인 후쿠다 에리코(福田衣里子)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이다. 상대는 9선의 자민당 거물 규마 후미오(久間章生·68) 전 방위상.

나가사키 2구의 결과는 이번 선거의 민심을 복합적으로 담고 있다. 후쿠다 후보는 자신이 약자(弱者)였고, 약자를 대변해 정책까지 만들어낸 인물이다. 투여받은 혈액 제제로 간염에 걸린 일명 '약해(藥害)' 피해자로, 같은 피해자를 위해 2004년 법정 투쟁을 시작해 약해간염구제특별법 제정까지 이끌어냈다. 반면 규마 전 방위상은 공공사업 예산을 바탕으로 후원 조직을 이끌어가는 '낡은 자민당'의 상징적 인물이었다.

최대의 이변, '신(新)일본'을 상징하는 결과였다. 이 결과를 보도하던 TV아사히 '보도스테이션' 후루타치 이치로(古�u伊知郞) 진행자는 "시대가 변했다. 한번 불고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28세 당선자 30일 일본 규슈(九州) 나가사키(長崎)현 2구에서 자민당의 거물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전(前) 방위상을 이긴 후쿠다 에리코(福田衣里子·28)민주당 후보가 축하의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후쿠다의 승리는 8·30 총선에서‘세대교체’를 원한 국민들의 열망이 담긴 상징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AFP 연합뉴스

선거 결과는 변화한 민심을 속속 드러냈다. 20~30대 여성 정치신인 중심의 세대교체, 세습에 대한 반감, 정권 운용에 대한 비판. 연립 여당의 한 축이던 공명당 오타 아키히로(太田昭宏·5선) 대표가 44세 아오키 아이(靑木愛)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반(反)고이즈미' 정서였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재임 당시 추진한 개혁 정책에 대한 반발이다. '고이즈미의 돌격대장' 다케베 쓰토무(武部勤·7선) 전 간사장이 패했다. '고이즈미 칠드런(고이즈미 전 총리가 공천한 인물)'의 상징적 존재였던 사토 유카리(佐藤ゆかり) 의원도 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고이즈미의 여인'으로 불리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5선) 전 방위상은 에바타 다카코(江端貴子·49) 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2005년 우정민영화 선거 당시 고이즈미가 정적을 떨어뜨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투입한 '자객(刺客) 1호'로 파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고이케가 출마한 도쿄 10구는 이번 선거의 상징적 선거구였다. 29일 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가 동시에 선거전 마지막 지원 유세를 나섰을 정도로 치열했다.


세습에 대한 반감도 두드러졌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작고)의 지역구인 오카야마(岡山) 4구를 물려받은 차남 가쿠(岳) 의원이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홋카이도(北海道)의 곰'으로 불리면서 탄탄한 지역 기반을 만든 아버지 나카가와 이치로(中川一郞·작고)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쇼이치(昭一) 전 재무상도 고배를 마셨다. 재무상 재임 당시 '음주 인터뷰'로 물의를 빚은 전력도 영향을 미쳤다.

나카가와 재무상은 낙선이 결정된 직후 당원들에게 "아버지 시대와 합쳐 46년 동안 여러분의 지지를 받았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내 책임"이라고 머리를 숙였다. 일본에서 세습 의원이 낙선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 국회에서 '최다선(最多選)' 기록을 가진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78) 전 총리도 낙선이 확정됐다. 그는 선거 직전 "다음 선거엔 나오지 않겠다"며 호소했으나, 결국 유권자에 의해 은퇴를 강요당했다. 그를 누른 민주당 오카모토 미쓰노리(岡本充功) 후보는 38세. 의학박사 출신으로 민주당 정치가 공모에 참여해 정치를 시작한 일본 정계의 '신인류(新人類)'로 꼽힌다. 왜곡된 역사 인식을 드러냈던 망언꾼 나카가와 나리아키(中山成彬) 전 문부상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