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4_외국이야기

[스크랩] 몽골기행, 하늘`땅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9)

忍齋 黃薔 李相遠 2010. 7. 2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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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

 이제 몽골 여행의 막바지입니다.

 델리카는 어젯밤에 울란바토르에 도착하여 우리와 헤어졌습니다. 

 기사는 버스 창문을 마구 두드리며 우리와 헤어지는 것을 안타까와 했습니다.

 델리카 기사를 미워했던 제 자신이 좀 부끄러워지더군요.

 '조금 더 살갑게 대해줄 껄'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그저께(허브향 진한 풀밭에서의 야영) 점심 무렵부터 핸드폰이 고장나서 사진을 찍지 못하였습니다.

 (나중에 귀국하여 충전해보니 고장이 아니라 방전이었습니다만)

 사무실이나 집과 통화도 안되고, 메시지 수신도 안되었지만 UB에의 무사귀환에만 노심초사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고급 호텔에서 깨끗히 모래먼지를 씻어내고 옷도 갈아입고 나니

 불현듯 집과 사무실 걱정이 몰려왔습니다.

 '아버님이 아프시지나 않을까' '소취하하는 건은 잘 마무리 되었을까'

  '집에 가면 말없이 혼자 놀러갔다고 화내지는 않을까' (출국 며칠전 다툼 때문에 집에서 말을 서로 않고 있었습니다)

   

   

                              Photo by 정인조

                             몽골리아 호텔 앞을 흐르는 강입니다.

                             한국인에겐 평범해 보이겠지만 몽골 고비사막을 다녀온 우리에게는 낙원 같았습니다.    

   

  오전 10시경 버스기사는 10년밖에 안된 최신식(?) 현대 45인승 버스를 몰고 왔습니다.  

  우리는 버스의 위용에 감탄하고 1명이 2자리를 차지하는 호사를 부렸습니다.

  오늘은 시내 관광이고, 차량도 좋으니 아무 사고가 없으리라고들 생각하였습니다. but~

 

  UB 시내의 교통혼잡은 극심합니다.

  조금만 틈이 있으면 마구 파고들어서 차량이 뒤엉키기 일쑤입니다.

  더욱이, 체코제 낡은 버스는 능수능란하게 운전하고 수리하던 기사가

  긴 버스는 주체를 못하여 좌우회전이나 후진을 하려면 한참 걸립니다.

  그래서, 예정했던 자연사박물관도 구경 못하고 오늘 돌아다닌 곳도 몇 곳 안됩니다.

     

  먼저, 몽골 정부, 국회, 우체국 등이 모여있는 [수흐바타르] 광장에 들렀습니다.

  이곳에는 한국 기업이 지은 멋진 백화점 건물도 있습니다.

 

  다음 목적지로 출발하려고 모두 버스를 탔는데, 김영주 이사장님 일행이 보이지 않았다.

  어딘가 화장실에 갔겠거니 하였는데, 20여분이나 지나 백화점에서 나오시는 겁니다.

  그런데, 잘 걷지를 못하네요.

  버스에서 내리다가 그만 발이 뒤집어졌다는 겁니다. 

  근처에 있다는 몽골 [연세친선병원]으로 찾아갔습니다. 

    

  연세친선병원은 연대의대와 울란바토르시가 50%씩 돈을 내서 1994년에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위 병원의 초대원장은 부천클럽의 촤타클럽인 제물포클럽의 전의철 증경회장입니다.

  허상보 원장님도 세브란스 출신이라서 이국에서 고생하는 후배들 만날 생각에 더욱 좋아 하십니다.

  아담한 2층 병원 건물은 외관도 멋지고 외래환자도 많아서 이곳에서 신뢰를 받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마침 한국인 의사들이 없어서 5천원 가량의 돈을 내고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허원장님이 사진을 보고 뼈에는 이상이 없다면서 압박붕대나 간단한 부목으로 충분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진출처(연대의대 동창회)  

   http://med-alumni.yonsei.ac.kr/publication/read.asp?no=423&num=50&number=423&vol=225-2005-7-19

   

   이러다보니 오전이 훌쩍 지나서 

   점심을 예약한 [홍길동 식당](한국식)으로 갔습니다.

   그랬더니 아뿔사... 그곳은 분점인데, 식사는 본점에 준비되어 있다는 겁니다. 

   그곳에서 사람을 만나기로 한 박혜연 증경이사장님, 발을 다친 김영주 이사장님이 분점에 남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허상보 원장님과 박종훈 원장님이 남아서 김영주 이사장님을 치료하기로 하였습니다.

   김영주 이사장님은 부천의 저명한 외과의사와 한의사 두 분에게 양한방 협진을 받는 호사를 누린 것이죠.

 

   우리는 서울거리에 있는 홍길동 식당 본점에서 일주일만에 맛있는 한국음식을 잔뜩 먹고 나서,

   몽골 전통공연을 보러 [추키하우스]로 갔습니다.  

   시간이 남아서 쇼핑을 하였는데, 저는 캐시미어 상점으로 갔습니다.

   마누라의 옷을 사려고 하는데, 유영자 선생이 쇼울을 강력히 권하여 69달러에 샀습니다.

   (나중에  마누라에게 칭찬을 받았습니다. 유선생님 감사합니다)

 

   추키하우스는 술과 음료를 마시는 테이블 주위에 있는 쇼파에서 공연을 구경하는 곳인데,

    몽골 전통 공연이라지만 내용은 다소 빈약하였습니다.

    고음과 저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던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가축을 부르면서 단련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몽골 사람들은 중국을 몹시 싫어하는데, 어키 말로는 "한국사람이 일본 싫어하는 것의 10배는 된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청나라의 지배를 받았고 내몽골(네이멍구)을 중국에 뺏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921년 혁명 후에 쏘련의 영향권에 있으면서  그로 인한 피해도 무시 못합니다.

      (바이칼호는 몽골어로 깊은 바다라는 뜻으로서 이곳 역시 원래 몽골 땅이었습니다)

    쏘련은 몽골의 전통문자(위구르문자)를 말살하고 러시아문자를 이식하고, 몽골의 각종 전통을 말살하였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거인국 사이에 끼인 인구 300만도 안되는 넓지만 작은 나라의 슬픈 역사는

    우리 민족 내부 문제를 4대국(미일중러)에 의존하는 우리와 조금도 다르게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저녁에는 김기현 총장이 출국전에 미리 알아둔 인도 식당 [하자라]에서 호화로운 식사를 하였습니다.

    세계의 유명인들이 몽골을 방문하면 꼭 들르는 곳이라는군요.

    그곳에 [몽골, 바람에서 길을 찾다]의 저자 한성호씨를 만나 몽골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성호씨는 삶의 의미를 찾아 인도에서 한 1년을 살았지만 찾하지 못하였고,

        우연히 몽골에 와서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유목민들의 삶에 매료되어 7년째 살고 있으며,

        몽골여자와 결혼하였고, 앞으로 몽골땅에 묻히는 것이 소원이라고 합니다.

 

        한성호씨가 게르를 방문하여 나이 많은 유목민 노인에게 "이렇게 사는게 행복하세요?"하고 물었더니,

       노인은 "행복이 뭔대요?" 하고 되묻더라는 것입니다.

         며칠간의 남고비 여행기에 나타나듯이 유목민들은 물과 식량이 귀하고, 문명의 이기와는 거리가 멀고,

          최소한의 의식주만 누리며 온갖 자연재해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죠. 

         삶에서 주어지는 온갖 어려움(지난 겨울 조드 - 한해-로 유목민의 가축이 절반이나 죽었답니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죽음마저도 자연스레 받아들여 봉분마저 만들지 않는 유목민들에게는

         애시당초 불행이란 없으니 행복도 따로 없는 것이겠지요.

      

         시장의 논리가 강요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곳,

         행복을 찾아 헤매지 않는 삶!

         한성호씨는 몽골 유목민에게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는다고 말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푸른 하늘과 끝없는 대지를 바라보며 사는 사람의 마음 속에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하늘과 땅이 있을 뿐이고 탐욕이나 거짓이 자리할 곳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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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비사막은 인간에게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순수함과 위대함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짙푸른 하늘과 아침, 저녁의 오색 영롱한 햇살, 밤하늘의 별무리들..
   한없이 펼쳐진 황톳빛 초원과 먼먼 지평선, 거대한 모래 언덕, 모래에 깎인 바위들..
  
   고비사막은 방문객에게 엄청난 인고를 요구합니다. 
   뜨거운 햇살, 잦은 차량 고장, 귀하디 귀한 물, 자칫하면 굶기 일쑤...
   고비사막을 방문하려면 자연에 순응하여 사는 유목민이 되어야 합니다.

   고비사막에서는 인정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떠한 곤경에 처했더라도 한 두 시간이면 반드시 누군가 나타나 도와줍니다.
   그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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