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일이 바빠서 글을 쓰지 못했다.
이제부턴 경어체다.
[6월 29일]
버스기사의 아들 바타르는 참 효자입니다.
담배에 불을 붙혀서 운전하는 아버지에게 넘겨주고, 운전석 옆 짐칸에 앉아서 내내
아버지가 조는가 감시하면서 말을 시킵니다.
기사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모래밭에서 야영할 때에 우리 일행이 보드카를 건네주는 걸
바타르가 정색을 하고 막았다고 합니다. (그 때 난 술취해서 자느라고 몰랐지만 바타르가 효자인건 분명)
많은 사람들이 길을 잃고 야영을 하게 되었는데, 아무리 잠자리지만 술은 안된다는 것이겠지요.
Photo by 윤명렬 - 수심에 가득찬 얼굴(버스 기사) -
조수로서 주요 업무는 버스 출발시 시동거는 일과 버스가 고장 났을 때 고치는 일입니다.
매번 버스가 출발할 때마다 밖에 나가 크랭크를 돌려 시동을 거는데,
크랭크 이빨이 빠져서 잘 안돌아가니 쉽지가 않습니다.
버스 기사는 차를 주차할 때면 아예 언덕배기에 세워서 크랭크를 돌리는 수고를 덜어주더군요.
오늘 일정은 불과 160km이고, 욜링암과 홍그린엘스는 둘 다 유명 관광지라서 차량도 많아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잘 몰랐는데, 박종훈 여행 대장님이 오늘도 길을 잃었었다는군요.
박종훈 대장님이 지도상에 이동 경로를 표시하였는데, 위의 빨간 길로 가야 하는데,
아래의 노란 길로 갔다고 하네요.
박종훈 대장은 홍그린엘스가 남고비 여행의 하일라이트라고 하셨지만
그렇게 좋은 줄은 잘 모르겠습니다.
홍그린엘스는 길이 100km, 폭 2 - 4km, 높이 최대 800m인 모래언덕으로서
수시로 움직여서 춤추는 언덕이라고도 한다는 군요.
위 사진을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쓰니 참 멋있더군요.
오늘 밤 묵을 캠프에 도착하고 나서 곧바로 홍그린 엘스로 갔습니다.
모래 언덕이래봐야 별거냐 싶어서 올라가 보았는데, 장난이 아니더군요.
중간쯤 올라가다가 포기하고 내려오는데, 아찔아찔 했습니다.
그래서 체면 불구하고 엉덩이를 모래에 대고 미끄러지듯 내려왔습니다.
낙타들이 도착하여 낙타를 타고 1시간 가량 산책을 하였는데, 요놈들 좀 시끄럽습니다.
그리고 고삐를 꽉 쥐지 않으면 자꾸만 풀을 뜯으려고 하여 조심해야 합니다.
풀을 뜯으면 낙타의 몸이 아래로 쏠려서 낙타 위에 탄 사람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Photo by 윤명렬
어제 욜링암에서 낙타를 한 번 타 보아서인지 훨씬 안정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지인이 고삐를 잡아주거나
서로서로 고삐를 연결(A낙타에 탄 사람은 B낙타의 고삐를 잡고, B낙타에 탄 사람은 C낙타 고삐잡기)
하였는데, 김동해 선생과 저만 낙타고삐를 직접 잡았습니다. ㅎㅎ
여행자를 위한 캠프촌이라서 식당, 샤워실 등을 갖추고 있지만
전력 사정이 나빠 밤 8시가 되어야 불을 켜고, 11시면 꺼버립니다.
핸드폰 통화가 되는 곳도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어제, 오늘 이틀은 푹 쉬었고, 내일, 모래 이틀은 다시 빡센 일정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1. Dr. Sam Lee > 14_외국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크랩] 몽골기행, 하늘`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8) (0) | 2010.07.20 |
|---|---|
| [스크랩] 몽골기행, 하늘`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7) (0) | 2010.07.18 |
| [스크랩] 몽골기행, 하늘`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5) (0) | 2010.07.10 |
| [스크랩] 몽골기행, 하늘`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4) - 수정 - (0) | 2010.07.10 |
| [스크랩] 몽골기행, 하늘`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4) (0) | 2010.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