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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은미희의 전도여행] 우상의 나라 인도… 믿음의 씨앗 자라고 있었다
[2010.11.03 18:44] | ||
① 사우스 인디아 바이블 스쿨 소설가 은미희(50)씨가 인도 선교여행에 나섰다. 바울처럼 문필에 능한 그의 글은 먼지 폴폴 날리는 거리의 풍경과 소박하게 살아가는 인도 사람들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인도는 영국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성서가 일찍이 전래됐다. 그러나 우상의 숲에서 기독교는 소멸되어 가는 형국이다. 인도 남부 벵갈루루를 중심으로 선교사역을 펼치고 있는 정운삼 선교사를 돕는 안산 한마음교회(이경석 목사) 일행과 합류한 그의 선교여행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밖은 캄캄한 밤이었다. ‘기도치유아카데미’ 일행이 인도 벵갈루루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현지시간으로 10월 26일 오전 2시였다. 비행시간만 10시간. 홍콩국제공항에서 갈아탈 비행기를 기다리느라 지체한 네 시간까지 합한다면 우리는 꼬박 하루의 절반을 길 위에서 보낸 셈이었다. 마침내 벵갈루루공항에 내린 우리를 맞아준 건 새들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장으로 들어서는데, 어디선가 맑은 새소리가 들려왔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재생된 소리인가 싶었는데, 푸드득, 살아있는 새들이 천장을 날고 있었다. 그 야심한 밤에 새들은 잠도 자지 않고 공항청사 안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짧은 탄식이 새나왔다. 행여 잘못 날아들었는가 싶었는데, 푸드득 푸드득, 술래잡기를 하듯 이쪽저쪽 기둥으로 날아다니는 새들의 날갯짓에 불안이나 두려운 기미는 없었다. 마치 제집처럼 편안해보였고, 울음은 건강했다. 나는 잠깐 새들의 눈에는, 창밖에 기착해 있는 비행기가 어떻게 비쳐질지 궁금했다. 짐은 많았다. 우리가 먹을 고추장과 된장, 김치와 쌀에다 현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에게 나누어줄 한국 음식까지, 사람보다 짐이 많았다. 머나먼 타국에서 고단한 일상을 사는 선교사들의 노고를 덜어줄 수 있을까마는 그래도 그렇게나마 뼛속에 남아있는 향수를 달래줄 수는 있을 터였다. 검색대를 거쳐 밖으로 나오자 정운삼(61) 선교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탈하면서도 환한 웃음이 지친 우리를 반겨주었다. 우리는 하얀 미니버스와 지프에 나누어 타고 시가할리 지역으로 향했다. 어둠 속에서 인도는 향기로 제 존재를 알렸다. 인도는 그렇게 어둠에 가려 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벵갈루루는 인도의 남쪽 카르나타가 주의 주도로 IT 산업이 발달한 도시이다. 때문에 동양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데, 그 덕분에 인도 전역에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벵갈루루로 모여든다고 했다. 그런 도시답게 공항에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야후’의 광고판이 어둠 속에 불쑥 나타났다 사라졌다. 3억8000개의 우상이 있다는 인도는 정부 차원에서 선교활동을 규제하고 있다. 하여 선교사들은 선교 비자가 아니라 비즈니스 비자로 들어가 사역활동을 하고 있는데, 특히 북인도지역은 검열이 심해 한국에서 파견된 선교사들은 대부분 남인도지역에서 사역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불법이기 때문에 적발되면 추방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부 선교사는 인도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돌아오기도 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것은 어둠과 키 큰 야자수, 그리고 위태롭게 달려가는 자동차의 불빛뿐이었다. 우리는 잠을 이기지 못했다. 낯선 이국의 풍경에서 오는 설렘보다는 육신의 피곤함이 더 깊고 장해 우리는 잠에 빠져들었다. 옹색한 차안에서의 잠도 달디 달았다. 그렇게 얼마를 달렸을까. 우리는 정운삼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사우스 인디아 바이블 스쿨’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3일 동안 순복음 대전 둔산교회 장요한 목사가 이끄는 기도치유 아카데미 강사들의 강의와 집회가 예정돼 있었다. 이번 방문에서는 강의와 간증을 포함해 모두 12강의가 이루어질 계획이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집회까지 예정돼 있었다. 강행군이었다. 우리의 숙소는 사우스 인디아 바이블 스쿨의 기숙사였다. 숙소에 도착한 시각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3시. 당장에 오전부터 강의일정을 소화해 내야했으므로 우리는 여우잠으로 남아있는 잠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인도의 아침이 밝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자는 둥 마는 둥 일어나서는 모두 강의실로 향했다. 강의실에는 남녀학생들이 빼곡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사우스 인디아 바이블 스쿨의 학생들과 인도 전역에서 온 목회자들이었다. “자그맣게 광고를 냈는데, 금방 인원이 다 차버렸습니다.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 줄은 몰랐습니다.” 3일 동안 기도 치유 아카데미 강좌를 실시한 정운삼 선교사의 말이었다. 애초 이 학교 학생들 외에 40명 정원으로 인도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목회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는데, 그 인원이 금방 찼다는 것이었다. 그는 16년 전 이곳 벵갈루루로 들어와 현재까지 제자훈련을 하고 있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현지인 목사가 주기도문을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걸 보고 목회자를 교육시키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올바른 목회자를 길러내는 일, 그게 저에게 주어진 사명인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우상이 가장 많은 나라.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사는 사람들. 정운삼 선교사의 눈에 비친 인도는 슬프디 슬펐다. 그는 무엇보다 제자훈련에 중점을 두기로 했고, 하여 설립한 것이 신학교이다. 사우스 인디아 바이블 스쿨. 현재 사우스 인디아 바이블 스쿨에는 여러 과정이 개설돼 있다. 1년 과정과 3년 과정, 그리고 전문학교 과정이 있으며 목회학 석사 과정이 있다. 현재 3년 과정까지 마친 학생은 120명, 1년 과정을 이수한 학생까지 합한다면 모두 280명의 학생들이 이 학교를 거쳐 갔다. 그들은 인도 전역에서 열심히 하나님 말씀을 전파하고 있다. 수업료는 다른 신학교의 10분의 1수준. 모두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는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나 돌아가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 사우스 인디아 바이블 스쿨은 신학교 말고도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명실공히 지역의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정운삼 선교사가 들어와 처음 사역을 시작할 때만해도 인도는 선교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때 당시 벵갈루루 지역에 한국인 선교사는 6~7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50여명의 한국인 선교사가 들어와 있다고 했다. 인도 전역에는 300명에서 400명가량의 한국 선교사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후원계좌번호 국민은행 626401-01-099130 (인디아선교회) ■ 은미희 199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2001년 장편소설 ‘비둘기집 사람들’로 삼성문학상을 받았다. ‘소수의 사랑’ ‘바람의 노래’ ‘만두 빚는 여자’ ‘바람남자 나무여자’ 등을 펴냈다. 최근 조선 최고의 여류 시인 이옥봉에 관한 장편소설 ‘나비야 나비야’를 발표했다. 광주(光州)순복음교회를 섬긴다. 은미희(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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