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5_80년5월18일

[작은 유신독재 앞잡이의 고백]

忍齋 黃薔 李相遠 2014. 1. 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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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신독재의 앞잡이였다. 1970년대 초중반 유신정권은 혼분식을 장려하겠다고 모든 학교에서 혼분식검사를 실시했다. 그리곤 실적이 부족하다며 도식락 위에 보리 몇알 붇흰 가짜 혼분식 도시락을 검사했고 그 부모가 공무원인 경우 그 부모가 짤렸다.

나는 서울근교 조그만 농촌의 한 국민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반장에 어린이 회장으로 유신과업을 묵묵하게 수행하는 유신독재의 충실한 앞잡이였다. 하루는 한 학교에 5명의 혼분식위반자를 무조건 적발하라는 지시가 교육청 장학사로 부터 내려왔고 나는 그 임무를 수행했다.

기를 쓰고, 쌀밥 도시락위에 보리쌀로 위장한 아이들을 잡아냈고 그중에는 읍내 군청서기의 아들도 있었다. 이 일은 그당시 신문에도 나왔고 그 군청서기내는 군청에서 짤려서 어디론가 남녀부대하여 살아졌다. 나는 기고 만장하여 나의 혁혁한 공을 자랑하고 다녔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싸늘한 동네 어른들의 눈초리며, 하다못해 많은 선생님들의 눈초리에서 내가 어떤짓을 했는지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 아이의 얼굴도 기억할수 없고 고향 친구들 기억 속에도 남아있지 않은 그 아이와 그 가족에게 두 무릎을 꿇고 용서를 청할수도 없으니 기가 막힐 뿐이다.

박정희의 18년 유신독재는 나 같은 유신독재의 앞잡이들을 잔득 만들었고. 개중에는 나처럼 개과천선 하려는 자들도 있지만 아직도 위대한 박정희 타령을 하는 미련 곰퉁이들이 많이 있다. 시퍼렇게 날이선 칼날같은 진보의 비수를 준비하는 진보의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

진보 진영은 어리고 작았던 유신독재의 앞잡이였던 나와 수많은 박정희 타령하는 미련 곰퉁이들를 품고 가지 않으면 진보 진영은 대한민국에서 집권하기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박정희 타령하는 그들은 진보 진영의 칼날에 결코 죽을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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