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2. Humanities/26_北韓과中國

2화. 어른 넷 살린 북한의 두 아이, 놀라웠다 - 백두에서 지리까지, 나는 걸었다

忍齋 黃薔 李相遠 2015. 6. 1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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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에서 지리까지, 나는 걸었다

2화. 어른 넷 살린 북한의 두 아이, 놀라웠다

로저 셰퍼드외 1명|2015.05.12



영어를 못하는 한국인과 한국어에 서툰 뉴질랜드 남자 사이에 생선구이 접시가 놓였다. 노릇하게 잘 구워진 조기, 갈치, 삼치 냄새를 맡으며 두 남자는 어색하게 웃을 뿐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뉴질랜드에서도 어색하면 종종 술을 마실까?

"이모, 막걸리 한 병! 나 술 마실래요!"

로저 셰퍼드(49)는 젓가락으로 흰 생선살을 바르며 외쳤다. 어색한 한국어 발음과 억양 탓에 식당 안 손님들의 눈길이 쏠렸다. 다시 찾아온 어색한 순간. 막걸리 한 잔 들이키고 용기를 냈다. 영어와 한국어를 조합해 드디어 내가 입을 뗐다.

"구례 students(학생들)에게 English(영어) 가르치면 good(좋겠네요)."

"No."

단호했다. 로저는 영어로 돈 벌기 위해 구례에 정착한 게 아니라고 했다. 남북 백두대간을 종주한 뉴질랜드인 로저 셰퍼드. 그는 지리산 때문에 구례군민이 됐다.


연하봉에서 촬영한 겨울 지리산 ⓒ로저 셰퍼드


백두대간의 시작이자 끝인 지리산은 로저에게 운명같은 산이다. 뉴질랜드에서 경찰로 일하던 2006년 초여름, 3개월 휴가를 받아 한국을 처음 찾았다. 경남의 한 시골 버스터미널에서 한반도 지도를 봤다. 길고 거대한 산맥이 보였다. 어설픈 한국말로 버스기사에게 물었다. 

"이 지도 또 있어요? 나 이거 갖고 싶어요! 어디서 사요?"

버스기사 아저씨는 지도를 떼서 로저에게 줬다. 이 지도가 그의 삶의 지도를 바꿨다. 경남 산청군 중산리에서부터 지리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많은 한국인이 그에게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 그는 네 글자로 답했다.

백두대간!

사흘 동안 걸은 뒤 지리산 바래봉에서 하산했다. 장비와 식량을 챙겨 다시 산으로 향하려 했다. 장마가 시작돼 그의 발은 묶였다. 지루한 장마에 따른 많은 기다림. 역설적이게도 발길을 잡은 장마가 큰 결심을 하게 했다.

"Keep going! (계속 가자!)"

이 남자, 이러다 정말 북한까지 갔다. 뉴질랜드로 돌아가 사표를 내고 경찰 일을 그만뒀다. 2007년 9월 2일 지리산 천왕봉부터 다시 걷기 시작해 남한의 백두대간을 종주했다. 친구 앤드류(Andrew Douch)와 함께 영문 가이드북 'BAEKDU DAEGAN TRAIL'을 펴냈다. 

휴전선에서 멈출 수 없었다. 북한 정부에 백두대간을 탐험하고 싶다는 견해를 밝히고 도움을 청했다. 북한에서 응답이 왔다. 2011년, 로저는 북한을 처음 방문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우리는 식당에서 일어났다. 남북 백두대간을 종주한 사람과 식당에서 인터뷰하는 건 얼마나 어색한 일인가. 좋은 이야기는 현장에서 나오는 법. 

"로저, 지리산이나 한 번 갑시다. 우리 산에서 이야기해요."

"Ok, 가자 지리산! 지금 날짜 잡아요. 같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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