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사회
17. 존 롤스/ 정의론/ 1971
존 롤스(John Rawls, 1921년 2월 21일 - 2002년 11월 24일)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정치 철학 교수를 지냈고 《정의론》(1971년)과 《공정으로서의 정의》(2001년)를 쓴 미국의 철학자이다. 그는 20세기 영어권에서 정치철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학자 중 하나이다. 20세기의 윤리학자이자 정치철학자이다. 20세기 중반까지 언어적, 개념적 분석에 치중하는 분석철학(analytic philosophy)이 유행하던 영미철학 지형에 『공정으로서의 정의(1958)』와 『정의론(1971)』이라는 걸출한 정치철학 텍스트를 발표하면서 윤리학, 정치철학과 같은 규범적 논의를 부활시킨 일등공신이라는 평을 받는다. 실제로 롤스가 정의론을 발표한 후 롤스의 프로젝트를 옹호하는 로날드 드워킨 같은 걸출한 자유주의 법철학자도 주목받게 되었으며, 자유지상주의 진영의 로버트 노직, 공동체주의 진영에서 마이클 샌델, 마이클 왈저, 찰스 테일러,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가 각각 정의론에 대한 의미 있는 비판을 내놓으면서 소위 자유주의-공동체주의 논쟁의 불을 지핀다. 이 논쟁은 원래 영미권, 그 중에서도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된 논쟁이었음에도 후에 분석철학자이자 네오프래그머티스트였던 리처드 로티나 독일을 대표하는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위르겐 하버마스도 참가했을 정도로 서구 지성사의 메인이 되는 논쟁이므로 롤스의 파급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보통 롤스라고 하면 『정의론』만을 떠올리는 게 보통이고 실제로 롤스의 저서 중에서 이 책이 가장 중요하긴 하다. 그러나 후기 롤스[1]의 저서인 『정치적 자유주의(Political Liberalism, 1993)』와 『만민법(The Law of Peoples, 1999)』도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나 전공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텍스트. 나올 때마다 영미 정치철학계가 뒤집혔다고 보면 된다. 롤스의 정치철학을 설명할 때는 전기 롤스와 후기 롤스를 나누어서 설명하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일반인들한테는 전기 롤스만이 알려져 있지만. 『정의론』, 그러니까 전기 롤스에서는 주로 공리주의적 정의론의 약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으로 의무론적 성격과 계약론적 성격을 띠는 '공정으로서의 정의'를 제시하는 데 치중한다. 그러면서 등장하는 이론적 장치가 흔히 들어 익숙할 원초적 입장, 무지의 베일이고 거기서 도출되는 정의의 두 원칙이 ①평등한 자유의 원칙과 ②차등의 원칙이다. 후기 롤스, 특히 『정치적 자유주의』에서는 『정의론』에서의 구상을 이어가면서도, 거기서 제시한 정의론이 어떤 인간 본성에 대한 특정한 가정[2]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입헌민주주의의 정치제도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것으로, 서로 다른 철학적, 종교적, 형이상학적 신념을 지닌 시민들 간의 '중첩적 합의'를 통해 자신의 정의론을 정초할 수 있다는 점을 논증한다.
대중들의 인지도와 학계에서의 위상 모두 높았던 롤스지만, 정작 본인은 학문 활동을 제외하면 가족들과 주로 시간을 보냈으며 학과장, 총장, 학회장 같은 사람들한테 주목받는 자리는 극구 사양했다고. 현실 정치에 대해서도 웬만하면 노코멘트했다고 한다. 영국에서 『정의론』을 주제로 한 뮤지컬이 공연된 바 있다. 옥스포드 대학교의 철학-정치학-경제학부(PPE)의 학부생들이 극본을 쓰고 같은 대학의 음대생이 곡을 썼다고 한다(...). 줄거리가 꽤나 괴악한데, 1971년[3] 하버드 대학 교수 롤스가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이 정치철학에 흥미를 잃고 윤리적 상대주의에 빠진 학생을 보고 고민하다가, '공정(Fairness)'라는 이름의 아리따운 여성에게 반한다. 그런데 갑자기 하버드대의 물리학자들에 의해 타임볼텍스(...)가 열리고 '공정'이 거기에 빨려들어간다! 롤스도 그녀를 구하기 위해 타임볼텍스에 뛰어든다. 도착한 곳은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피레우스. 그곳에서는 플라톤과 소크라테스가 정의에 관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렇게 시간여행을 하면서 롤스와 공정은 차례로 홉스, 로크, 루소 등을 만나고 우여곡절 끝에 좌절과 역경을 겪지만, 도중에 칸트를 만나 의무론적인 힘(...)을 얻고 여기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무지의 베일'을 구상해내 정의론을 완성하게 된다. 악당으로 등장하는 아인 랜드(Ayn Rand)와 로버트 노직(그 자유지상주의자 맞다)의 방해를 이겨내고 마지막에 롤스와 공정이 포옹을 하면서 극이 마무리된다. 여러모로 이쪽 분야 전공자나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웃음을 금할 수 없는 괴악한 센스와 훌륭한 고증을 자랑한다.
[정의론(A Theory of Justice)/1971]의 내용 - 이 책은 존 롤스가 저술한 정치철학서이다. 1971년 처음 발간되어, 번역판을 위해 1975년에 한 번, 그리고 1999년에 다시 개정되어 출판되었다. 롤스는 정의론에서 사회 계약과 같은 여러 장치를 통해 분배 정의(공정한 분배에 대한 사회정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했으며, 자유의 원리와 차등의 원리에 따른 "공정으로서의 정의"를 제시하였다.
롤스는 정의를 '공정성으로서의 정의'라고 정의한다. 공정성(fairness)이란 올바름이나 평등이란 개념보다 좁고 구체적이다. 스포츠게임에서 '페어플레이(fair play)'라고 할 때의 공정함이 바로 롤스가 말하는 공정성과 비슷한 개념이다. 여러 개인들이 사회공동체를 꾸려나가며 충돌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일종의 게임이라고 본다면, 개인들 간의 권리와 책임에 대한 규정을 게임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롤스는 '공정성으로서의 정의'를 크게 두 가지 원칙으로 구성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평등의 원칙이며, 두 번째는 차등(불평등)의 원칙이다. 이 두 가지 원칙에서 알 수 있듯이 롤스의 『정의론』은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주의와 개인의 능력에 따른 차등을 인정하는 자유주의를 절충한 이론이다. 우리 상식으로는 자유와 평등은 대립되며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양극에 놓인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롤스는 자유와 평등의 두 가지 원리 중 하나를 배제하지 않을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나름대로 구축해냈다. 롤스의 해결법은 결과로서의 평등이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는 절차와 형식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가능하다. 게임의 규칙이 공정하다면 게임의 결과에 무관하게 공정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1.정의의 제1원칙-평등의 원칙
정의는 타인들이 갖게 될 보다 큰 선을 위하여 소수의 자유를 뺏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본다. 다수가 누릴 보다 큰 이득을 위해서 소수에게 희생을 강요해도 좋다는 것을 정의는 용납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정의로운 사회에서는 평등한 시민적 자유란 이미 보장된 것으로 간주되며, 따라서 정의에 의해 보장된 권리들은 어떠한 정치적 거래나 사회적 이득의 계산에도 좌우되지 않는다.
정의의 제1원칙이 보장하고자 하는 개인의 기본적 자유란 선거권이나 피선거권 같은 정치적 자유, 언론과 집회의 자유,양심과 사상의 자유, 신체의 자유와 사유 재산권,등 기본권을 말한다. '평등한 자유의 원리'는 "다수가 누릴 보다 큰 이득"을 확보하기 위해 "소수에게 희생을 강요해도 좋다"는 식의 공리주의의 논리를 거부한다.
2.정의의 제2원칙;불평등이 허용되는 경우
가. 차등의 원리
사회적·경제적 불평등, 예를 들면 재산과 권력의 불평등을 허용하되 그것이 모든 사람, 특히 그 사회의 최소 수혜자에게 그 불평등을 보상할 만한 이득을 가져오는 경우에는 정당한 것이 된다. 소수자(강자)가 더 큰 이익을 취한다 해도 그로 인해 불운한 사람(약자)의 처지가 더 향상된다면 부정의한 것은 아니다. 부정의는 그보다 더 큰 부정의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참을 수 있는 것이다.
나, 기회균등의 원리
우대 받을 수 있는 직책이나 지위는 기회 균등의 원칙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공개 되어야 한다. 교육을 받을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진다면 재능의 차이에 따른 불평등은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누구나 높은 지위나 직책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진다면 능력과 노력에 따라 다른 차등적인 직위를 누린다 하더라도 부정의는 아니다.
3.절차적 정의
앞에서 불평등한 사회에서 소수의 불평등자(최소 수혜자)가 그 사회를 정당하다고 여긴다면 그것은 정의로운 사회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정당한 불평등을 허용할 수 있는 방법이 절차적 정의다.
몇 사람이 케이크를 나눈다고 할 때 공정한 분할을 동등한 분할이라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절차가 이런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전문적인 방법을 제외하면 분명한 해결책은 어떤 한 사람이 케이크를 자르고 다른 사람들이 그보다 먼저 케이크를 집어 가게 한 후 그는 가장 나중의 조각을 갖는 것이다. 이 경우에 그는 케이크를 똑같이 자를 것인데,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 자신에게도 가능한 최대의 몫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중략)
4.원초적 입장(최초의 상황)
롤스는 '원초적 입장'이라는 개념적 모델을 통해 이해관계와 심리적 동기를 배제해야만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롤스의 원초적 입장에 선 개인들의 특징은 '무지의 베일'과 '상호무관심한 합리성'이라 할 수 있다.
상호무관심한 합리성이란 구성원 모두가 합리적 존재로서 자신의 이익은 극대화하고자 하며, 타인의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여 서로 간에 시기심이나 동정심 같은 심리적 관심이 없다고 가정하는 동기상의 가정이다.
무지의 베일이란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자연적 재능과 사회적 지위,그리고 인생 계획의 세목과 더불어 자신의 가치관, 소속된 세대 등 특수한 사정들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정의의 원칙을 숙고하게 된다는 인지적 조건이다. 이 원초적 입장에서는 누구든 자신이 최악의 상황에 떨어질 수도 있다는 조건으로 규칙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롤스의 정의론에 대한 비판>
: N, 노직 <무정부, 국가 그리고 유토피아>
1. 국가가 분배적 정의를 위해 관여한다는 것은 재산의 자유에 대한 권리의 침해이다.
가난한 사람의 생활수준 향상을 위해 5시간의 노동을 통해 얻은 소득을 세금으로 내는 것과 5시간 강제 노동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2.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
평등을 강조한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은 근본적으로 직업윤리, 기업가 정신, 위험에 도전하는 정신, 신뢰, 창조성 등의 인적자본의 손실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3. 분배 보다는 사회 전체적인 부를 늘리는 것이 결국 최하층의 복지에 유리하다.
기업가 정신에 의해 노력과 아이디어로 생산성이 높아지면 가격도 내려가고 일자리도 많아져 그 이득은 기업가 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돌아간다.
4. 복지국가는 개인의 책임감은 사라지고 나태함만 길러 주었다.
서유럽의 사회주의 정권에 의한 복지국가는 실업자만 양산해 장기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결국 사회 전체적인 부의 하락을 초래했다.
5. 세계화 시대에는 자유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정부는 조세정책을 통해 자국의 약자를 보호할 수 없고, 성안에 안주하는 경쟁력 없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A Theory of Justice (Excerpts).pdf
존 롤스의 사상과 그 배경.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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