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2. Humanities/23_생각해볼글

[응답하라 1968!]

忍齋 黃薔 李相遠 2016. 1. 1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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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원 유경하 원장님의 담벼락에 올라온 라면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불어퍼진 국수에 삼양라면과 스프를 풀어 양을 늘려 먹었던 추억은 6~70년대를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소기름이 떠있는 고급음식같은 그 삼양라면은 편식하는 누나곁에 앉아 '한오라기만~ 국물좀~' 하던 어린시절 아련한 추억은 그리움이기도 합니다. 배고픔을 모르고 자란 젊은 세대에게는 구질구질한 구세대의 초라함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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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68!
저는 서울 용강국민학교 67학번입니다.
입학하던 그 해 시골에서 상경하였습니다.
정말 째지게 가난하던 시절이었죠.
라면 하나에 얼마였는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라면 하나 옳게 끓여먹지 못하던 시절입니다.
동네마다 어귀에 발을 걸어놓고 국수를 말리는 국수가게가 하나 쯤은 있던 시절이었지요.
어머님께서는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말린 국수가 아닌 젖은 국수를 사오라 하십니다.
젖은 국수에 김치를 풀고 라면을 한 봉지 뜯어 넣습니다.
꿀꿀이 죽모양이 완성될 즈음에
저희 아들 삼형제는 저마다 연장(수저, 국자, 찝게 등)을 들고 설익은 냄비 속을 헤집습니다.
형님 호통이 울립니다.
'야 너 정말 라면만 골라 먹을 거야?'
형님 국자에 올라간 덩어리 라면을 보며 억울함에 눈물 글썽일 때 동생은 벌써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래도 중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라면 하나 쯤 당당히 끓여먹을 형편이 되었드랬습니다. 평생 이것만 먹고 살아도 되겠다 싶었드랬죠.
요즘은 별의별 라면이 다 나옵니다.
격세지감이 이럴 때 쓰는 말이던가요?
새로나온 봉지 짬뽕을 사와서 끓였습니다.
짬뽕라면이 아닙니다.
옛날 무늬만 짬봉라면을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정말 맛을 내는 기술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머리 속에서는 스스로 갈등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넣지 말고 제품 그대로의 맛을 봐야지!
아니야 그래도 몸을 생각해서 양파는 넣어야되!
풋고추와 달걀을 빼놓을 수 있어?
아무튼 맛있습니다.
국물에서 불맛이 납니다.
몸에 해로운 재료가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특정 회사의 짬뽕 하나 먹어봤지만
다른 회사에서도 쏟아지는 신제품 봉지짬봉들의 맛도 
훌륭할 것이라 짐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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