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3. Sciences/34_Hydrology

네델란드 물 펌프장과 한국의 지진대비 모습

忍齋 黃薔 李相遠 2016. 9. 15.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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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친구 중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사는 김철수라는 분이 있습니다. 오늘 암스테르담의 물 펌프장 사진들과 바다 수위보다 낮은 네덜란드의 운하관리에 쓰이는 펌프장의 역사에 관한 글을 한국 지진소동과 함께 잔잔하게 올리셨습니다. 제 네덜란드 친구 중에는 성을 '그랜다익'이라고 쓰는 친구가 있습니다. 뜻이 '바다보다 낮은 곳에 사는 사람'입니다. 제가 수문학 모델링 시뮬레이션을 전공해서 유독 네덜란드 동료학자들이 많이 있는데 수문학자들이 많은 이유도 네덜란드가 처해있는 자연조건에 기인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김철수 선생의 글이 더 마음에 와 닿는군요. 소개합니다. (퍼온이주) 



김철수 선생 페이스북

 

집 가까이에 있는 물 펌프장에 왔습니다.


집 근처에 암스테르담을 향해 흐르는 암스텔 강이 있습니다. 방문한 물 펌프장은 암스텔 강 변에 설치되어 있으며 암스텔 강보다 낮은 수로의 물을 암스텔 강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암스테르담 외곽에 있는 제가 사는 동네는 해수면보다 5m가 낮습니다. 동네의 작은 수로의 물은 수면이 폭우로 인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그보다 높은 수로로 끌어올려집니다. 더 높은 수로의 물 수위도 일정 수준을 넘으면 강으로 올려져 바다로 나갑니다. 낮은 수로의 물이 끌어올려지는 곳마다 펌프장이 있으며 수위 차가 크고 수로가 클수록 펌프의 용량과 펌프장의 규모가 커집니다.


네덜란드 전역에 있는 수로는 거미줄같이 연결되어 있으며 수위가 다른 수로 사이에 크고 작은 수 천개의 펌프장을 설치하여 정부 산하 물관리 기관에 의해 운용되고 있습니다. 암스텔 강은 암스테르담을 지나 북해를 막아 만든 내륙 호수로 흐릅니다. 이 내륙 호수의 평상시 수위는 해수면보다 낮아 암스텔 강이 호수와 만나는 곳과 호수와 북해가 만나는 곳에 수문을 만들어 바다가 호수보다 낮아지는 썰물 때 수문을 열어 호수의 물을 바다로 보냅니다. 최초의 펌프장은 풍차였고 이후 증기기관을 사용한 펌프장 (사진3,4)을 거쳐 현재의 모든 펌프장은 전기모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다보다 낮은 나라인 네덜란드의 가장 위협적인 자연재해는 홍수입니다.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대 홍수를 겪었고 1953년 바닷물 홍수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후 정부에서는 근원적으로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바닷물의 범람을 막는 둑을 건설하고 내륙의 둑을 강화하는 프로젝트를 완수했습니다. 물 관리 기관은 펌프장을 운영하여 국지성 호우나 어느 한 지역 둑의 붕괴 시 물의 흐름을 조정하고 관리하여 홍수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일반 사람들은 어릴 적에 수영을 배우고 유사시를 대비하여 일상복을 입은 상태에서 물속의 장애물을 지나 일정 구간을 헤엄쳐야 통과하는 자격증을 땁니다.


한국에서 지진이 발생하여 국민이 많이 놀랐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진은 순간적으로 일상과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2차 피해가 크기 때문에 지진 발생 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후 대책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번 지진으로 자정을 넘겨 서행하던 KTX에 치여 선로 작업자들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평상시 자정을 넘으면 운행하진 않던 KTX가 단지 서행 운행으로 자정을 넘겼다는 일상과 다른 상황이 사상자를 발생시켰습니다. 평소와 다른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시스템이 미비함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지진은 예보가 어렵고 순간적인 파괴력이 커서 지진 대책과 홍수 대책의 단순 비교는 무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홍수에 대비하는 네덜란드의 사례를 통해 시스템을 만드는 국가, 물샐틈없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정부 기관,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고자 준비하는 국민이 재난 대책의 요체임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진 1


사진 2


사진 3


사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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