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5_80년5월18일

1580 | 국방장관의 망언, 민중을 두번 죽이고 있다

忍齋 黃薔 李相遠 2005. 5. 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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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0 | 국방장관의 망언, 민중을 두번 죽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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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의 망언, 민중을 두번 죽이고 있다


광주항쟁은!

"부득이한 상황"이라고 망언한
윤광웅 국방부장관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5.18광주항쟁 25주년을 앞두고,
5.18기념재단과 관련 단체에 보낸 편지에서,
"(당시 군의 행동은) 명령과 복종이라는 군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이뤄진 불행한 사실인 점도 감안해 달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이러한 차원에서 추모 행사 중에 본래의 행사취지를 벗어나
묵묵히 임무수행에 정진하고 있는 군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거나 한반도 방위에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입장과 역할을 곤란하게 만드는 상황이 행여 발생한다면
이는 결코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또!

"북핵문제와 미군기지 이전 등을 통한 한미동맹 문제,
군개혁 등 한반도 안보환경이 매우 어렵고 중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한 뒤
"이러한 시기에 행여 '과거일'로 인해 군의 나쁜 면만을 부각시킬 경우
국방 임무에 충실하고 있는 대다수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본의 아닌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25년 전 군이 잘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군조직의 생리상 부득이한 상황이었음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다시금 '이해'를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한 나라의 국방장관이 군이 저지른 민간인 대량 살상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나 군 차원의 철저한 진상규명은 뒷전인 채
'어쩔 수 없었다'는 이유만을 내세워 이해를 당부하는 것은
5월 희생자들을 두번 울리는 망언임에 틀림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윤 장관의 망언은
'5.18 희생자들뿐 아니라 민주항쟁에 나섰던
모든 민중을 두번 울리는 처사'인 것입니다.

만약!

1980년 5월 24일
80만 광주시민 일동이
“전국 민주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읽고도
그런 망언을 할 수 있을까요?


전국 민주시민에게 드리는 글

친애하는 애국시민 여러분!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억누를 길 없는 설움을 간신히 가누며
이 호소문을 드립니다.

광주시는!

지금 5월 18일부터 계속되는 데모로
수많은 시민들이 죽고 부상하여 피바다를 이루고 있습니다.
시내 요소요소에는 시체들이 즐비하여
병원이란 병원은 부상자들로 초 만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군화에!

얼굴이 뭉개져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어린이가 있는가 하면
대검에 젖가슴을 찔리어 피를 쏟고 죽은 여대생이 있고,
개머리판에 머리를 맞아 눈알이 튀어나온 채 죽은
고등학생이 있는가 하면
온몸이 난도질 당해 죽은 할머니가 있고,
헬리콥터의 기총소사로 온몸이 벌집이 되어 죽은
대학생이 있는가 하면
빌딩에서 떨어져 머리가 박살 나서 죽은 시체가 있고…

지옥이라 한들!

이보다 더하겠습니까?
수백 명의 시민·학생이
잔인무도한 공수부대의 총칼에 맞아 죽었고
수천 명이 칼에 찔리는 등 부상을 당했습니다.

참으로!

잊을 수 없는 18일이었습니다.
그날 학생·시민 수만 명은
“전두환을 체포하라!”
“김대중씨 석방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평화적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최루탄과 페퍼포그를 쏘아대며 진압하려 했으나,
이때까지만 해도 유혈사태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날 오후 3시,
공수특전단이 대거 투입되면서
사태는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마약에 중독되어(AP통신에 의함)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공수부대는 총에 대검을 꽂은 채
시위하는 학생, 시민들에게 돌진하여
무차별 학살을 자행했습니다.

이들은!

“전라도 놈의 씨를 말리겠다”고 악을 쓰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금남로를 지나는 사람은
무조건 찔러 죽였고,
부상한 학생들이 피신하면
그 집에 쳐 들어가서 끌어내 죽였고,
부녀자를 발가벗기고 젖가슴을 도려내는 등
차마 지옥이 아니고서는 상상할 수 없는 만행이
백주에 벌어졌던 것입니다.

그들은!

이처럼 도려낸 젖가슴을 벽에 붙이고,
잘라낸 머리를 막대기에 꽂아 들고 다녔으며,
죽은 시체를 거리에 널어 놓았습니다.

심지어!

나이어린 중·고등 학생들도
군화에 짓밟히고 총검에 찔려 죽었으며,
이 비행을 보다 못해 말리던 경찰 정보과장마저도
총검으로 찔러 죽였던 것입니다.

이같은!

공수특전단의 만행을 보고 겪은 시민들은
치를 떨었고 몸서리를 쳤고 땅을 치며 통곡하였습니다.
80만 광주시민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울고 또 울었고
날이 새기만을 기다렸던 것입니다.

이튿날(19일)!

날이 새자 분노와 원한에 사무친 시민들은
중심가인 금남로에 모여들기 시작하여
순식간에 30만 명이 집결했습니다.

공수부대는!

18일과 마찬가지로 학살을 계속했고
사상자는 수천으로 불어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헬리콥터의 무차별 기총소사로 인하여
또다시 수 없는 사람이 죽어갔습니다.
(미국 신문 『월 스트리트 저널』지 1면 톱기사).

오!

처절하고 참혹함이여!
인간세상에 어찌 이같은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오죽이나 했으면 추가로 투입된 계엄군이
공수부대에게 총을 돌리고 일제히 사격을 퍼부었겠습니까?

시민들은!

더 이상 참을래야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격분한 시민들은 예비군 무기고를 습격하여
피는 피로써 갚을 각오로 싸움을 계속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처참한 광주사태의 소식을 들은 호남일대에서는
5월 20일부터
목포, 여수, 순천, 화순, 담양, 나주, 영산포, 남원, 군산
등지에서도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으며,
22일에는 마산으로 번져
실은 전민족적 항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민주시민 여러분!

이제 우리는 한 가닥의 양심도 남아 있지 않은 저들,
무고한 양민을 수없이 학살하고도 추호의 반성이 없는 저들,
반성은 고사하고 유언비어에 의해서 광주사태가 폭발했노라고
인간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늘어놓는 저들,
살인마 전두환을 우두머리로 하는 유신잔당 놈들을
더 이상 용서할 수 없습니다.

자기들의!

특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몰살시키고
다시금 유신 독재체제로 돌아가려고 광분하고 있는 저들,
소수 유신 군벌도당들을 때려잡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그들의 음모가 전국민에 의해서 거부되자
급기야는 5월 17일,
기습적으로 군사 쿠데타를 감행하여
대학을 휴교시키고 불법적 비상계엄을 확대 강화하고,
김대중씨를 비롯한 수많은 민주인사와 학생들을 연행,
공산주의자로 몰아서 죽이려고 하는
저 악랄한 흡혈귀 전두환 놈을
3천만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공개 처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80만 광주시민은!

바로 이것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흡혈 살인마 전두환,
안보역적 전두환,
바로 그놈을 때려잡기 위해 아낌없이,
참으로 아낌없이 민주제단에 피를 흩뿌리고 있습니다.
억누를 길 없는 울분으로 목이 메였습니다.

그러나!

이 목메임은
또한 치솟아 오르는 분노와 의기의 함성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목이 메이도록 외치고 외치고 또 외쳤습니다.
전두환을 체포하라!
비상계엄 해제하라!
김대중씨 석방하라!
이제 전민족이 외쳐야 합니다.

전민족이!

정의의 횃불을 들어야 합니다.
전민족이 분노해야 하고
전민족이 일어나야 하고
전민족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합니다.

그리하여!

살인마 전두환을 두목으로 한 특권층과
소수 유신군벌들을 쳐부수어
이 땅에 다시 군사 독재정권이 나타나는 것을 막고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잘살 수 있는
민주사회를 건설해야 합니다.

친애하는 애국시민 여러분!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국민이 골고루 잘 사는 나라를 바라고 있습니다.
고관대작만 호의호식하고 특권층만 배부르고 잘사는 것이 아니라,
서민·노동자·농민이 골고루 잘사는,
경상도·전라도 차별 없이 평등하게 잘사는 나라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신 독재체제 아래서 살쪄 온 일부 특권층과 군벌은
이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이들 특권층과 소수군벌들은
총칼을 앞세워 무고한 양민을 학살해서라도
민주화를 막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가슴을 치며 통탄해 마지 않을 비극입니까?
이 나라는 과연 어디로 간단 말입니까?

이제!

우리는 애국군인과 애국경찰들에게 외칩니다.
민주군대여, 말하라!
저 흡혈 살인마 전두환과 유신잔당들을 죽일 것인가?
아니면 민주를 외치는 순박한 애국시민을 죽일 것인가?
민주경찰이여, 대답하라!
우리 아들딸들이 다 죽어가도
우리들에게 최루탄을 쏘아 댈 것인가?
아니면 민주국민의 편에 서서
무참히 죽어가는 애국시민을 살릴 것인가?

친애하는 애국국민이여!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이 처참한 현실을 보고도
이 나라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혹시나 자기의 자리가 어떻게 되지 않을까
그것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천만의 민주인사와 학생들이
계엄군에게 개처럼 끌려가 무참히 얻어 맞고
짓밟히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문·방송들은 군벌들이 시키는 대로 진실을 알리지 않고
거짓말만을 지껄여 대고 있습니다.
이 모든 악을 타파할 자 누구이며,
이 모든 악의 화신 전두환을 때려잡을 자 누구입니까?
바로 애국국민 우리 자신이 아닙니까?

친애하는 애국국민이여! 3천5백만 동포여!

민주제단에 흩뿌린 광주시민의 피를 헛되이 하지 마소서!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끝끝내 싸워
저 원한의 살인마 전두환을,
흉악한 국민의 배반자 유신잔당 놈들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
피로 하여 죽어간 우리 아들딸들의 한을 풀어 주소서!
이 땅에서 영원히 독재를 추방하고
참된 민주주의를 꽃피우게 하기 위해
우리 80만 광주시민들은
핏빛 물들은 아스팔트 위에,
무참히 죽어가는 시체더미 위에
죽음으로써 함께 모여 외칩니다.

일어서라! 궐기하라! 승리하라!

애국시민이여! 애국근로자여! 애국농민이여! 애국학생이여!

3천5백만 애국동포여!
모두 일어서라!
그리하여 이 땅 위에 이제는 포기할 수 없는,
이제는 다시 빼앗길 수 없는 찬란한 민주의 꽃을 피우자!

3천5백만 애국동포여! 3천5백만 애국동포여!

1980년 5월 24일
80만 광주시민 일동


아!

그런데,
이러한 광주학살을
"부득이한 상황"이라고 말하는
윤광웅 국방부장관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직!

기가 막힐 뿐입니다.

윤광웅 국방부장관이!

이런 망언을 할 수 있는 까닭은
우리 보통사람들을 너무나 무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프랑스의 위대한 화가이며
또 ‘1830년 혁명’에 자기의 몸을 던지기도 했던
델라크로아(Delacroix, Ferdinand Victor Eugene 1798-1863)가
1852년에 외쳤던 다음과 같은 말을
다시 거론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Mediocre people have an answer for everything
and are astonished at nothing.

보통사람들은 모든 일에 답이 있고
어떤 것에도 놀라지 않는다.



 
 
2005-05-15 오전 4:23:10 from 68.224.11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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