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때는 겨울 저수지에 빠져 간신히 죽다가 살았고 젊었을 때는 욕조에 빠져 평생 먹을 물을 하루에 다 먹은 적이 있었다. 헌법이 태어난 넓이 107x60cm, 깊이 50cm 그 이후 이 세상은 작은 욕조였고 이 세상에서 가장 깊은 곳도 욕조였다. . 어느 날 우연히 길거리 모조품 노점상에서 내 영혼이 감전될 것 같은 게 눈에 띄었다. 금방이라도 표면이 심연임을 증명할 것 같은 자코메티의 조각상 ‘걷는 사람’이었는데 난 얼른 운구해 빈 욕조 안으로 입관했다. 그때부터 욕조가 봉쇄수도원으로 바뀌었다. . - 《악의 평범성》, 이산하(Lee Sanha) 시집, 창비시선 453, 중에서. . 19살 전북대 1학년생이었을 때인 1980년 5월부터 9월 1일까지 11대 체육관 대통령 전두환이 국민화합 대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