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삼매경
가난한 아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돈 안드는 놀이를 즐기며 보낸다. 소년도 공 하나만 있으면 할수 있는 운동(축구,야구,농구 등)을 하며 친구들과 어울렸다. 그러다 중딩시절에 두사람만 있으면 세상사 이치까지 경험할수 있는 반상의 이치를 깨닫고는 바둑에 빠지게 되었다.
초딩시절에 처음 아버지에게 바둑을 배운 소년은 중딩시절 한칸 뜀의 원리를 이해하면서 바둑의 무쌍한 변화에 매료 되었다. 그시절 동네 친구들 3명과 같이 리그전을 펼치며 승자를 가리고 복기를 하며 온통 반상의 그림에 푹 잠겨 지냈다. 그곳에는 현실의 약자도 자신만의 나라를 만들어 갈수 있었기 때문일까.
처음 바둑을 시작할때는 눈앞에 바로 따먹을수 있는 것만 보여 한칸씩만 움직이다가, 멀리 보고 멀리 둘수록 결국은 상대보다 더많은 실리를 얻을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수준이 올라갔던것 같다. 그 원리를 알게되니 그후로 바둑을 자주 두지 않아도 세월이 흐를수록 오히려 수준이 올라가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사 이치 처럼.
바둑을 둘 때 초반에는 각자 자신의 구상대로 포석을 두다가 상대의 대응에 따라 서로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 정석대로 정리하게 된다. 여기서 어느 한쪽이 더많은 이익을 챙기려고 욕심을 내면 결국은 손해를 보게 되있는데, 이를 응징하게 위해서는 정석의 원리를 알고 상대의 수마다 정확한 순서대로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욕심을 낸 상대의 수에 말려 큰 손해를 입기도 한다. 속세의 생활에서와 같이.
바둑의 승패는 결국 집으로 계산되므로 경제논리에 의한 인간사회와 비슷하다고 볼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 집이 되는 실리를 추구하면서도 장차 집이 될 수 있는 세력을 의식하기도 한다. 실리가 많더라도 세력이 없으면 상대의 세력에 의해 자신의 대마가 죽거나, 상대에게 커다란 부지를 허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이 다소 많더라도 끝내기 할 때 방심하여 대충 두게 되면 뒤집히는 수가 발생할수 있으므로 끝까지 긴장을 풀어서는 안되도록 되어 있다.
또한 바둑 둘때는 승패 못지 않게 최고의 신사다운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일단 한번 수를 놓았으면 절대 물릴수 없고 대국중에는 누구라도 절대 말할수 없으며 이미 승패가 기울었을때는 적시에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 그런후 승패가 끝난다음에는 복기를 하며 상호간 수순의 문제점을 진지하게 토의하여 가장 원칙에 맞는 정확한 수순을 발견해 간다.
이런 매너를 모르고 승패만 쫓는 사람들이 자신이 한번 둔 수를 물리려고 하거나, 바둑을 두는중에 조금 유리하다고 잡담을 하거나 한눈을 팔고, 승패가 이미 기울었는데도 상대의 실수를 바라며 끝까지 패배를 인정치 않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바둑을 두면 그사람의 성품을 알수 있다고 하는것 같다.
이렇게 바둑을 통해 소년은 어려웠던 환경속에서 세상의 원리를 깨닫게 되었고 혼자서 많은 꿈들을 그려 나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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