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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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주변을 돌아보니 (12) : 등산과 세상살이

忍齋 黃薔 李相遠 2008. 12. 10.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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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과 세상살이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한다. 건강을 위해서든,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서든 각자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산행을 하는 것이다.

특전부대에서 천리행군을 몇 번 하면서 산행의 괴로움만 갖고 있었던 소년은 어느날 괴로웠던 마음을 달래려 산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 인생의 이치에 대해 깨달은 바가 있어 이따금씩 산행을 다시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어쩌면 세상살이가 등산과도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산을 오르며 처음 느끼는 것은 때마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다르지만 산은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산행을 할때마다 다르게 느끼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 환경에 따라 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계절마다 산은 다른 옷으로 바꿔 입지만 본래의 모습은 그대로 인데도 사람들은 단지 산이 옷을 갈아입는 봄과 가을의 모습을 보고 산에 몰리는 것이다.

산에 올라 주변 경관 전체를 보려면 정상에 올라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땀을 흘려야 한다. 그리고 빨리 올라갈수록 산중에 있는 풍경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고 그풍경에 빠지면 정상에 그만큼 늦게 올라가게 되고, 깊이 빠져버리면 정상에 오를 생각을 하지 않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산정상에 올라 주변을 내려다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산행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정상까지 올랐다 내려가는 것이다. 그러나 산정상에 있으면 처음에는 시원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추워지게 되고, 너무 오래 있으면 내려오다가 어두워져 길을 잃게 되는 것이다.

산행을 할때는 정확하게 지리를 알고 충분한 시간계획을 세워야 정상에 올랐다 내려올수가 있다. 늦게 올라가서 시간이 부족하면 정상에 오르지 못하거나 올라도 내려오다가 길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행할때 남들이 가던 길을 가면 알기 쉽게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는데, 남이 가지 않는 길로 가면 빨리 갈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길을 헤메게 되어 더 늦거나 아예 정상에 도착하지 못할수도 있는 것이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걸어서 오르기를 싫어하고 케이블카로 손쉽게 산에 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정상에 올라도 보이는 풍경을 그냥 눈으로 볼뿐, 땀흘린 만큼의 시원함을 느낄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땀흘려보지 않은 그사람들은 굳이 걸어서 힘들게 산에 오르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소년은 군생활하는 동안 많은 산길을 걸어오면서 산행의 의미보다는 그저 산을 훈련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생각하여 가급적 빨리 넘으려고만 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엄청난 땀과 고통을 참아야 했기에 한동안은 산을 볼때마다 힘들었던 시절이 떠올라 여가시간에 산행을 할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어쩌다 가족과 같이 산행을 해도 올라가면서 주변 경관을 보기 보다는 빨리 정상까지 올라야 한다는 생각으로 혼자서 앞서 걷기만 했던 것이다.

그러다 고교동창들과 서울 교외로 산행을 했을때 소년은 산행의 재미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은 서둘러 올라가려고 하지 않았고 올라가다가 좋은 경관이 있으면 쉬었다 가는 등 즐기면서 산행을 하였던 것이다.

 

그들과 같이 산행을 하고 나서 소년은 산행이 마치 인생살이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생이란 정상에 빨리 오르려고만 하면 더없이 외롭고 여유가 없게 되지만, 주변도 보고 서로 어우러지며 산다면 더없이 아름다울수 있다는 것을.

 

출처 : 장훈고일사회
글쓴이 : 신 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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