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0% 이상서 금지 농약 DDT 검출
국민일보 | 입력 2009.03.17 11:22 |
농촌 인구, 도시보다 축적률 높아… 농촌 초등생 절반서 금지농약 클로르단 검출
농약 디디티(DDT)가 국내에서 금지된 지 38년이 지났지만 국민의 20% 이상은 체내에 DDT가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관동대 송재석 교수에게 의뢰해 체내에 남아 있는 유기염소계 농약의 농도를 측정한 결과 20% 이상에서 20-30년 전에 금지된 DDT와 톡사펜이 검출됐다고 17일 밝혔다.
식약청에 따르면 연구팀이 성인 240명, 초등학생 80명 등 320명을 대상으로 각종 유기염소계 농약의 축적량을 조사한 결과 농촌 인구의 30% 이상에서 DDT와 DDT의 대사산물인 디디이(DDE)를 비롯해 헵타클로르에폭사이드(HE)가 검출됐다.
도시 주민은 농촌보다는 검출률이 낮았지만 14.2%에서 디디티가 나왔으며 디디이와 디엘드린도 각각 34.2%와 20.8%에서 검출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디디티의 경우 지난 1971년 국내에서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환경에 남아 있어 적지 않은 인구에서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이는 미국이나 캐나다와 유사한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또 유기염소계 농약이 완전히 퇴출된 이후 출생한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30% 이상에서 디엘드린과 HE가 축적돼 있었다. 특히 농촌 초등학생의 47.9%는 지난 1977년 금지된 클로르단이 검출됐다.
반면 현재 허용된 엔도설판, 디코폴 등은 농촌과 지역에 상관없이 3% 이내로 나타났으며 테트라디폰 1종만 농촌지역 인구의 20%에서 체내에 잔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허용된 유기염소계 농약들은 잘 분해되기 때문에 인체에 잔류하지 않는 반면 사용 금지된 디디티 등은 분해되기 어려워 오래도록 환경에 남아있기 때문에 체내에서 지속적으로 검출된다"고 말했다.
한편 초등학생 조사 결과 린단(γ-HCH) 성분이 검출된 초등학생 가운데 머릿니를 치료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린단은 머릿니를 치료하는 전문의약품에 들어 있는 성분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머릿니치료제와 린단의 축적량 사이에 인과관계는 규명되지 않았다.
식약청 관계자는 "린단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으로 관리되고 있으므로 남용될 위험은 적다"면서도 "어린이가 린단을 처방 받았을 경우 용법·용량과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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