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당신의 새해소망은 무엇입니까

忍齋 黃薔 李相遠 2010. 7. 1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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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새해소망은 무엇입니까

 

 이제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언제나 이맘때가 되면 가는 해에 대한 아쉬움과 새해에 대한 설렘이 교차한다. 좀 더 열심히 살 걸, 가슴에 맺히는 후회가 잘 살았다는 나름의 뿌듯함보다 더 진하게 남는다. 그래도 한해에 대한 반성과 새해 설계가 있는 사람들은 낫다.

 

우리 주변에는 그 같은 자기 성찰의 기회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훌륭한 계획을 세우고, 목표달성을 위해 고생도 마다하지 않은 채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잡을 수 없는 현실에 심리적 공황상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불과 삼사 년 전 까지만 해도 자신들을 중산층이라 여기던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스스로를 신 빈곤층으로 분류한 채 멀어져가는 세상을 원망스런 시선으로 바라보며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정말 올 한해는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재앙과도 같은 한 해였다. 그래서였을까, 지난 크리스마스 때는 캐롤이나 흔전만전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시절, 통금이 해제되고, 충장로를 꽉 메우던 사람들의 열기와 들뜸과 설렘은 어디로 다 가버렸는지.

 

그래도 그 시절에는 미래에 대한 환상과 설계가 있었고, 예측 가능한 세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쩌면 그 열기와 치기와 호기는 미래에 대한 제의 같은 게 아니었을까.

 

지난 시절의 그 엄혹했던 검열도 사람들에게서 꿈을 빼앗아가지 못했다. 사람들에게는 도달해야 할 분명한 목표가 있었고, 고된 현실을 이겨낼 꿈이 있었으며, 용기가 있었고, 인간애가 있었다. 헌데 지금은 어떠한가. 좌표를 상실해버린 느낌이다. 발버둥을 쳐도 빛나는 세상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것이다.

 

개천의 용이 멸종되었다는 우스개 소리가 가슴 아프게 들려오는 것도 그것이 더 이상 우스개 소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개인의 노력에 따라 신분상승에의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졌지만 이제는 옛날이야기일 뿐이다. 부와 권력은 또 다른 부와 권력으로 세습되고, 가난은 가난으로 대물림 될 뿐이다.

 

이 같이 불공평하고 불평등한 조건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고착화될 뿐이다. 앞날도 밝지 만은 않은 것 같다. 첩첩산중,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은데다, 무엇보다 전망부재가 사람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그러니 무슨 계획을 설계할 수 있고, 무슨 꿈을 꿀 수 있겠는가.

 

공부하는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퇴직압력에 시달리는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슈퍼 우먼을 강요당하는 주부들은 주부들대로, 각기 사는 게 팍팍하고, 피곤할 따름이다. 평생을 알뜰살뜰 모아도 집 한 채 장만하기 쉽지 않고, 아이들 뒷바라지에 정작 본인들의 노후설계는 뒷전인 채 속절없이 허리는 휘어져 갈 뿐이다.

 

그러니 새해를 앞두고 설레는 계획은 고사하고, 다가는 한 해가 후련하지마는 않은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시간은 가고, 어김없이 또 시간이 오는 것을. 막지 못할 바에야 홀가분한 마음으로 맞으면 어떨까. 강퍅한 삶에 무지개 꿈을 꾸면 죄가 될까. 공상이나 환상이어도 좋다. 잠시만이라도 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이 힘듦을 위로받을 수 있다면, 실현불가능 한 동화 같은 꿈을 꾸어도 좋을 것이다.

 

 새해가 될 때마다 경건한 마음으로 새 출발을 다짐했다가도 얼마 가지 못해 각오가 흐트러지고, 세상의 낙오자 같은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탕진한 채 살아왔더라도 새해를 그냥 맞이할 수는 없지 않은가. 열패감에 사로잡혀 새해를 맞는다면, 그 사람은 패배자일 뿐이다. 백기를 들고 삶에 투항하는 일인 것이다.

 

 믿는 대로 된다고 했다. 희망은 믿는 자의 몫이다. 또 한 번 세상에 속고, 자신에게 속더라도 꿈을 믿고 품을 수밖에. 2007년 달력을 앞에 두고 심호흡을 하고나서 하고 싶은 일을 떠올려보자. 평생을 두고 하고 싶었던 일, 당장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 2007년에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일. 한 해가 다가도록 작심삼일만 되풀이 할지언정 근사한 설계를 해보자. 그리고 처음 가졌던 그 심지를 부디 굳건히 지켜나가길. 2007년,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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