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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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문화 포럼을 돌아보며

忍齋 黃薔 李相遠 2010. 7. 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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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문화 포럼을 돌아보며

                                                                            

  얼마 전 광주에서 아시아 문화포럼이 열렸다. 문학과 출판문화, 영상, 인권, 공연예술, 미술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진행된 이번 문화축제에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팔레스타인 등 아시아 각국의 문화계 종사자들이 참여, 아시아적 가치를 모색하고,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나누었다.

 

모든 장르를 망라하고 서울에만 편중돼 있는 문화 탓에, 그 열매를 시식할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서 치러 진 국제적 행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가 신자유주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아래 급속하게 재편되고 갈등을 빚는 시점에서 개최된 이번 아시아 문화포럼은 아시아의 현실을 돌아보고, 각 나라의 고유한 문화는 물론 정치와 정신까지도 자본에 의해 지배당하는 폭압적 상황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그 힘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 주체적 자리와 주인이 광주와 광주사람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가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다. 이는 광주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쥔 이후 오랜만에 그 역할을 수행한 행사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흔치 않는 기회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가 지역민들에게 현실적으로 다가갔는가를 생각하면 아쉽기 짝이 없다. 멍석을 깔아놓고, 한판 질펀하게 놀아보자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 생산자와 당사자들의 관심은 멀기만 했다. 하물며 일반 시민들이야. 

 

 하지만 지방문화, 촌뜨기 행사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와는 달리 행사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끝났고, 주변 아시아국에서 날아 온 참가자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문화의 다양성을 부르짖으면서도 지방문화의 홀대 속에 아사돼가던 우리나라의 실정에 비추어본다면 이는 큰일인 것이다.

 

큰일을 내도 아주 크게 냈다. 이번 행사로 지방에서도 충분히 국제적 행사를 치룰 수 있는 문화적 역량이 있음을 증거한 것이다. 더불어 한국의 위상이, 한국의 역할이 제고되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간 한국은 국제적 관계에 소홀해왔었다.

 

더불어 문화나, 봉사부문에 있어서 역시 경제 대국답지 않게 매우 소극적이었고, 인색했었다. 반면 일본은 오래전부터 치밀한 계획과 엄청난 자본을 내세워 각국의 문화에 침투해 들어갔고, 상당 부분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적 대국으로서, 군림해왔다.

 

 이번 행사는 대외적으로는 광주의 힘을, 대내적으로는 광주의 자신감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일 것이다. 문화적 역량과 인재를 키우는 것. 그것이 최우선 해결돼야할 당면 과제이다.

 

촌뜨기 문화를 매력적 산업으로 탈바꿈 시키며, 나아가 아시아적 가치를 창출하며,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흡수, 재창조 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 그리고 자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질펀하게 놀 수 있는 축제와 문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 그것을 지원해줄 수 있는 행정적 시스템. 그것이 이번 행사를 통해 광주가 짚어 봐야할 문제점이자, 광주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일이다.

 

 그렇다. 이제라도 행사를 치를 수 있는, 또 돈이 되는 행사를 개발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키워야 한다. 그리하여 자꾸 밖으로밖으로 광주가 뻗어나가야 한다. 좁은 울타리 안에서 서로 내것 네것을 다투고 빼앗을 게 아니라, 시선을 밖으로 돌려, 밖의 것을 안으로 끌어 들어야 하는 것이다.

 

 지난 이야기이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특별법이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하자 지역민들은 크게 기뻐했다. 산업적 기반이 취약한 광주에 우선 시급한 것이 공장이라는 이견도 있었지만, 어쨌든 문화중심도시 특별법이 통과됨으로써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활기를 띄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그 국회통과를 두고 자신들의 공으로 돌리는 이 지역 출신 정치인들을 보면 떨떠름하기만 하다. 그들은 특별법 통과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광주. 이제 광주는 문화로 밥을 먹고 살아야 할 운명에 처해 있다. 밥상을 마련해줬으니 차리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문화도 고부가가치 산업의 하나다. 문화로 어떻게 돈벌이를 할 것인가, 정신을 지키면서도 어떻게 그것을 자본화 할 것인가. 이제부터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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