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4. ETIC/41_스크랩

[스크랩] 내게서 잊혀져 가는 소리들.

忍齋 黃薔 李相遠 2013. 1. 4.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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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렸을땐 참으로 창문밖이나 집앞공터에서 놀다보면 들리는소리가

많기도 했다. 그중 기억나는 것들 중에 나열해 본다.

 

1. 뻔~~~뻔~~데기~ 뻔~~~~~~~~~~

2. 뚫어~~ 막흰굴뚤~~ 뚫~~~~어~~~

3. 작은종을 울리며 이른새벽을 울리는 두~~부~~ 콩~나물~~`

4. 퍼~~~ 똥~~퍼~~~~~

5. 고장나 시계나 라디오 팔어요~~~~

6. 개~~~팔아요~~~~

7. 떼워~~ 솥이나 냄비 떼~~워~~~

8. 찹~살~~떡~~~메~밀~~묵~~~~

9. 엿이왔어요~~ 울릉도 호박~엿~~이요~~~

10. 용섭아 놀자~~~~

 

1. 뻔~~~이요.

-.난 참으로 이 뻔데기를 좋아했다.

물론 지금도 좋아하지만 그때처럼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정도는 아니다.

집근처에서 놀다가 이소리를 들을랏치면 집안에 뭐라도 팔것이 있나보고, 없으면,

신고다녔던 고무신도 벗어서 맨발로 밥공기하나 덜렁들고가 뻔데기를 바꾸어먹고,

"아저씨 궁물 좀 많이주세요"했다.

그러면 그 궁물에 밥까지 말아서 "꺼~이"하면서 먹고는 없어진 고무신에 대한 대처방안을 고민해야 했고,

달리 방법이라곤 엄마에게 뒈지게 맞는 방법 외에 없었다.ㅎㅎㅎ.

-리어카를 적당히 개조해서 연탄난로에 커다란 솥을 걸고서

항상 따뜻하게 데우면서 팔러다니고 고물이나 돈되는 모든걸 받았다.-

 

2. 뚫어~~~

-. 우리집은 연탄 아궁이와 가마솥을 걸어둔 종이나 나무에 불을 지펴서

방안을 따뜻하게하는 그런 부엌구조여서 굴뚝이 방마다 하나씩 있어서

굴뚝에 검은 그으름이 생기는것을 철사를 동그랗게 말아서

맨 앞에는 솔같은 방울이 달려 있어서 그으름을 터는 것을 어깨에 메고

다니는 어저씨를 보았지만 한번도 청소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3. 두부왔어요~~~

-늘 새벽을 깨우는 종소리는 똥골의 아침을 깨우기라도 한듯

요란스레 울리며 두부나 콩나물을 팔았다. 어머님이 관여사항이지 나는 아니였다.

 

4. 똥퍼~~~~

-. 화장실이 커다란 관을 묻어서 밑부분은 시멘트로 다져서 물이 새어나가는걸

방지하여 똥과 오줌이 밖으로 나가는걸 방지하는 그런 푸세식이 많았다.

밭이 많은곳에서 자란 난 삼촌들이 기다란 막대기 끝에 하이버를 달고는

물지게와 똑같은 똥지게를 화장실 앞에 두고 그 하이버로 퍼서 두곳에 차면

"영차"하고 일어나 동네 앞 밭에 조신하게 뿌리곤하는 모습을 여러번 보았고,

똥차가 와서 퍼가기도 하였고, 좀 더 발전해서는 호스를 연결해서

"위~잉~~"하며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것이 깔끔하였었다.

군에 가서는 전방에서 근무할때 6개월치를 졸병과 하루종일 푸기도 했다.-근무열외.ㅎㅎㅎ-

이 푸세식의 가장 큰 단점은 떵이 얼었다 녹는 봄쯤이면 응가를 할랏치면

궁물이 흔건해서 한떵 때리면 "풍덩"하며 엉덩이에 떵물이 묻는것이였다.ㅋㅋ.

 

5. 고장난 시계~~

-.우리네하곤 별반 상관없었다. 왜 이런걸 사가는지 신기했다.

이때만해도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6. 개~~~`

-.난 살아서 꼬랑지 흔드는거보다는 맛나게 먹을 수 있는 그것을 훨씬 더 사랑한다.

짐자전거에 뒤자석을 개조해서 개를 3마리정도는 우겨 넣으면 충분하게 들어갈

철사로 얼기설기 잘도 역은 그 그물망에 목소리도 우렁차서 "개~팔아요~~"

하면 온동네 개들은 "멍멍,으르릉,깨갱..."등 다양소리를 내기도 한다만 전혀 개의치

않고, 우렁차게 울어대는 그 소리는 개들에겐 공포였지만 보는 우리는 또한 즐거움이였다.

그리고 개장수아저씨들은 한결같이 우락부락해서 개를 사고는 그 개는 깨갱하며

"살려주이소"하는듯 그 아저씨를 두려움으로 바라본것이 내가 본 입장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 정말 인간은 무섭다.잔인하기도하다.

사촌동생은 똥개를 기르며 엄청 사랑했다만 그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못해

외삼촌이 덜렁 팔아서 막걸리를 동네 친구들과 묵고 있을때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아빠 나빠~~이 잉~~"하는 동생을 데려오며 같이 운적도 있다만 누구네 집에서

개를 잡았다면 동네 잔치를 치르기도 하는 그 보신탕을 맛나게 잘도 쳐 먹었다.

지금이야 구멍가게같은 대형 여행사를 하기에 개고기를 먹으면 안된다고

어르신들이 하도 귀에 딱정이가 얹도록 이야기해 안먹으려고 애쓴다만

먹을 자리에선 그래도 맛나게 먹는다. 예의상.ㅎㅎㅎ.

 

7. 떼우셔~~

-. 똥골이 왜 똥골이냐하면 원래는 돈이 많은 부자가 많이 산다고 해서 돈골돈골했으나

김포공항 옆에 미군부대가 있으면서 자연스레 사창가가 들어서면서 돈골은 똥골이 되었고,

그로인해 부자는 자리를 뜨고, 어중이 뜨중이들이 모여살게 되면서 똥골이 되어버렸다고 한다.-정설은 아니다.-

이 이야기를 왜?하냐? ㅎㅎㅎ.

솥이나 냄비를 떼우시는 아저씨는 노래를 잘도 하셨다.

"솥 떼우셔~~, 남비 떼우셔~~

지나가는 양갈보 **떼우셔~~"

이 리듬은 한번만 들어도 곧 따라하기가 참으로 쉬워서 함께 부르기도 하고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부르다 또 엄마한데 뒈지게 맞았다. 영문도 모른체...

 

8. 찹살떡~~~

-. 야식거리가 변변히 없던 그 어린시절엔 이동식 야식의 근본이였다.

배가 출출할때 밖에서 들리는 "메~밀묵~~ 찹~~살떡~~~"

늘 이 소리나는게 너무도 궁금해 부모님이 기분 좋을실때 졸라서 먹어보았다.

찹쌀떡은 우리 사남매 몪이였고, 메밀묵은 부모님이 막걸리와 함께하는 행복이였다.

하얀 종이를 잘도 곱게 싸아서 조심스럽게 풀러보면 10개 정도가 두줄로 나란히

열맞춰서 붙었고, 하먄가루에 쌓인 그 더하얀 한입에 쏙 들어가는 그맛은 가히 일품이였고,

달달한것을 많이 먹어보지 못하는 그시절은 더 없는 귀한것이였다.

그 귀한것을 먹을땐 늘 부모님께 감사하고 맛나게 먹었다.

내겐 그 찹살떡은 감사였고, 행복이였으며, 부모님의 사랑이였다.

 

9. 엿먹어라^^

-. 왜 이말이 안좋게 들리는지 몰라.ㅋㅋㅋ.

뻔과 함께 리어카에 나무로 잘 만들어서 넙적딕한 판에 진한황금색을 띤 엿이

칼국수를 만들때 밀가루 반죽을 홍두께로 밀면 퍼져있듯이 넓은것을

대패로 밀어서 나무젓가락에 꽂아서 주기도 하고, 대패날을 빼서

엿에대고 장단을 잘도 맞추는 그 가위로 등을 땅땅 때려서 끊어서 주기도했으며

하얀 손가락굵기의 낱개 엿도 있어서 엿치기라고 뚝 끊어서 구멍이 크면 이기는 내기도 했었다.

입에 쩌~억  달라붙는 느낌이 별루여서 난 그닥......

 

10. 용섭아 놀자^^

-. 내가 들어본 말중에 으뜸이였다.

우리네는 정말 놀거리가 많았다. 잡밖만 나가면 온천지가 놀이터였고, 사방에 널린게 먹거리였고,

같이 노는 동무는 세상에 최고의 놀이감이였다. 내가 그들에게 그들이 네게.

지금도 기억나는 이름들중엔 어! 갑자기 생각하니 하나도 안떠오르네.ㅎㅎㅎ.

똥골을 떠난지가 오래되긴 했나부다.

가끔은 코흘리게 친구들이 보고프다. 지금 그 코흘리게는 뭘할까?

 

 

출처 : 세계를 보는 창
글쓴이 : 박용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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