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양호실 사건
과거 짱돌이덜이 댕기던 핵교에는 여자 선상님이 없었다.
마치 그들이 군복무시절 영내에서 치마입은 사람을 볼수 없었던 것처럼.
그런 여건이었지만 그래도 교내에서 유일허게 여자를 볼수 있었던 곳이 있었다.
당시 양호실이라는 곳에는 여자 양호선상님과 예쁘장한 짱순이가 급사로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미 사춘기에 접어 들어 이성이 그리웠던 짱돌이덜은 그나마 여자들이 있었던 양호실이라는 곳을 애용했던 것 같다.
가뜩이나 공부도 하기 싫을 때, 수업도 빼먹고 여자들을 보며 편히 쉴수 있는 그곳은 아마도 당시 짱돌이덜의 ‘오아시스’ 였다고나 할까.
그러다 하루는 당시 양호실이 너무나 많은 환자들로 인해 문전성시를 이루던 시기에 어리숙한 한 짱돌이가 멋모르고 들렀다가 봉변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그 짱돌이는 한 친구가 몸살기가 있는데 양호실에 가기를 부끄러워 하기에, 몸이 아프면 당연히 양호실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받아 먹어야 한다며 그를 데리고 양호실로 갔던 것이다.
가서는 양호선상님에게 친구가 몸살이 있어 왔다고 하자 그녀는 더 들어보지도 않고 대뜸 “너희들 꾀병 환자지?, 수업시간 되었으니 어서 수업들어가거라.” 하는 것이었다.
그말을 들은 그짱돌이는 아파서 양호실에 온 학상에게 진료를 해주기는커녕 오히려 꾀병환자로 모는 그녀의 태도에 열을 확 받아서 소리를 꽥 질러버렸던 것이다.
“아니, 학생이 몸이 아파 약을 타러 왔는데 어떻게 양호선생님이라는 분이 진찰도 안해보고 꾀병환자로 매도할 수가 있습니까!”
그랬더니 그녀는 깜짝 놀라 “어머나, 얘 지금 나한테 덤비는 거니?” 하기에 고넘은 더욱 목청 높혀 “양호선생님이면 아픈 학생을 제대로 돌봐야할 의무가 있는게 아닙니까!” 하고 교실로 돌아왔던 것이다.
그러면서 여자선상님이라고 딱 한명 있는 그녀가 참 교양머리가 없다고 생각하고는 곧 잊어버렸던 것 같다. 그런데 그사건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다음날 핵교를 갔더니 당시 무력으로 학상들을 지배했던 한 체육선상님이 고넘을 보더니 “너 어제 양호실에서 무슨 일 있었냐?” 하고 물었던 것이다. 그말을 듣자 고짱돌이는 아픈 학상을 꾀병환자로 매도해 쫒아보내 놓고는 따지는 학상을 선상님에게 대드는 녀석으로 떠들어댄 양호선상님의 모습이 떠오르자 다시 열이 뻗쳐서 목청을 높혀 그체육선상님에게 “아파서 양호실에 간 학생을 꾀병환자로 몰아 어이가 없어 그러시는게 아니라고 한마디 했었죠.” 했더니 그는 그랬냐며 돌아갔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며칠뒤 반청소를 마치고 주번선상님의 점검을 기다리고 있는데 30분이 지나도 주번선상님이 오시지 않자 요짱돌이는 겁도 없이 집으로 갔던 적이 있었다. 다른 학상들은 당시 주번이었던 그체육선상님의 펀치력을 의식허여 교실에 남아있었는데도.
다음날 등교하니 그선상님이 불러 어제 왜 청소끝나고 점검하기 전에 집에 갔느냐고 묻기에 ‘청소 마치고 30분이 넘어도 선상님이 오시지 않아 집에 갔다’고 하자 갑자기 한 펀치가 날라오며 ‘이자식은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선생님 말씀에 말 끝마다 말대꾸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신은 청소를 다하고 갔는데 선상님을 기다리지 않았다고 때리는 그선상님이 서운하여 ‘청소 할 것 다하고 갔는데 왜 때리냐’며 항의조로 말을 했더니, ‘너 같이 예의가 없는 녀석은 정신을 차려야 돼’ 허며 권투선수가 상대를 그로기로 몰아붙이듯이 패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가 자기에게 항복하지 않으면 계속 팰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선생님 잘못했습니다’ 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그는 이성을 찾은 듯, “선생님이 네가 미워서 때린게 아니다. 다 너 사람되라고 그런 것이다.” 하는 것이었다.
그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고짱돌이는 힘도 없고 잘난 것도 없는 가난한 집 아이라 억울하게 당한 것 같아 서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사건을 겪으며 그짱돌이는 몇가지 교훈을 깨닫게 되었다.
첫째, 여자를 잘못 건드리면 따따블로 피박을 쓴다.
둘째, 분위기 파악을 못하면 남의 잘못도 자신이 뒤집어 쓴다.
셋째, 힘도 없고 돈도 없고 빽도 없는 넘이 까불면 되지게 맞는다.
넷째,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당할때는 차후를 위해 상대의 요구를 들어준다.
(근디, 당시에 양호실을 그리도 애용허신 짱돌이님은 누구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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