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3_미국이야기

오십 목전에 품절남 신고합니다!

忍齋 黃薔 李相遠 2016. 1. 20. 05:09
반응형
이종욱 박사 예찬 - 독신 탈출기

노총각 노처녀들의 결혼은 미국 교민사회의 심각한 문제입니다. 결혼을 안하고 미국유학을 하거나 미국취업을 하면 쉽게 혼기를 놓치게 마련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제때에 공을 드리지 못하면 눈 깜박하는 사이에 불혹의 나이를 넘기도 또 지천명의 나이를 넘기게 됩니다. 저는 미국생활 28년차이고 결혼도 28년차이고 아들의 혼기가 찬 할아버지 소리를 듣기에도 충분한 오십 중반입니다. 그런데도 제 친구들 중에는 아직도 짝을 만나지 못한 노총각 노처녀들이 제법 있으니 문제긴 문제입니다.

▲ 독신 탈풀에 성공한 노총각 이종욱 박사, 독신 탈풀에 성공한 노총각 이종욱 박사가 2016년초 아내될 여인과 미국서부 해안도로를 지나다 만세!
ⓒ 이종욱 박사 부인될뿐 촬영

이종욱 박사는 미국 실리콘밸리가 시작된 내가 사는 팔로알토 동네후배입니다. 내가 동부에서 서부로 전근 와서 팔로알토에 살기 시작했으니 13년째 팔로알토에 사는 것이고 이종욱 박사가 이 근처로 와서 살기 시작한 게 2008년도이니 한 8년째 이웃 사촌으로 사는 셈입니다. 나보다 7살이 어리니 68년생, 50 지천명의 나이가 목전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남들은 결혼도 하고 애들도 키우고 또 더러는 이혼도 하고 또 더러는 족히 3~4번은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인생의 풍미(?)를 만끽할 연륜에 아직도 독신 생활을 하고 있어서 지켜보기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인연이 있을까 하여 소개도 해보고 소문도 내보고 하였는데 도통 마땅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지켜본 바에 의하면, 특별히 어디가 고장 나거나 또는 어디에 흠이 있어서 독신으로 살아온 건 아닙니다. 오히려 대견한 것이 없는 집 자식으로 태어나 혼자서 모든 걸 이루며 살아온 것이 기득하기 까지 합니다. 중고등학교는 뺑뺑이 세대라 선후배가 있어 비빌 언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종욱 박사는 서울 변두리 시흥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런데 그 학교 1회 졸업생입니다(19살). 그리고 명지대학 화학과를 입학했습니다. 재학 중 군대도 다녀왔습니다(3년). 복학하여 졸업(26살)하고는 그 대학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28살). 대학원 재학 중에 미국 유학하신 교수님의 영향을 받아 연구조교로 학비와 생활비를 제공하는 아이오와 주립대학 화학과로 유학을 나와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30살).

저도 유사한 길을 걸어 이 길이 쉽지 않은 길임을 잘 압니다. 연구조교나 수업조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공부도 죽어랴 해야 하는 그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종욱 박사는 이어서 오하이오대학에서 화학 박사학위를 받습니다(35살). 그리고 그 대학에서 박사후과정을 합니다(36살). 미국에서 외국인으로 순수화학 분야는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종욱 박사의 박사후과정은 좀 길게 이어집니다. 이어 텍사스 주립대학 오스틴에서 박사후과정을 합니다(37살). 이종욱 박사의 박사후과정은 미국 서부에서도 이어집니다. 유시 어바인에서 또 박사후과정을 이수합니다(38살).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험한 분량이 엄청날 겁니다.

▲ 품절남 신고합니다! 이종욱 박사가 2016년 년초 미국서부 해안도로를 결혼할 사람과 드라이브하며 기뻐 어쩔줄을 모른다.
ⓒ 이종욱 박사 부인될분 촬영

드디어 이종욱 박사의 39살 나이인 2008년에 실리콘밸리 지역의 유전공학 회사에 취직되어 영주권도 받고 실리콘밸리의 심장부인 팔로알토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당에도 열심히 나가서 총각의 처지에 사목 위원까지 할 정도로 신앙심의 도력도 갈고 닦아갔습니다. 그런데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학교에 있을 때는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험하느라 자신의 짝을 찾을 생각을 못 하고 살았던 겁니다. 이제 취직하여 먹고살 만하니 마땅한 처자 구경할 곳이 별로 없는 겁니다. 성당에서는 사목 위원 하시는 유전공학 회사 다니는 박사님을 처자들이 감히(?) 쳐다볼 형편이 되질 못 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불혹의 나이를 넘기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다 고개 들어보니 불혹의 나이를 넘기는 건 나도 겪고 공부하는 사람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다른 점은 나는 결혼을 한 뒤에 공부를 한 것이고 이종욱 박사는 총각의 몸으로 공부를 한 겁니다. 조급한 마음에 주변에 처자가 있으면 무차별적으로 소개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말이 돌기 시작합니다. 나이는 생각지도 않고 얼굴만 너무 따진다는둥…. 말을 전하지는 않았지만 과년 한 딸을 둔 어느 양반은 이종욱 박사에게 '살던 데로 혼자 쭉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라고 해'라는 악담(?)까지 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동네 한국 아줌마들도 나이는 생각 안 하고 조건만 따진다고들 성토(?)를 하는 것도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그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던지 이종욱 박사는 사람들 모이는 곳을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자신의 전공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JS Tax & Accounting Services, LLC 라는 세무회사를 만들어 사업하는 재미에 푹 빠져서 벌써 3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니 1년이면 망할 것 같던 회사가 이제는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만 하여도 훌륭한 이종욱 박사의 칭송으로도 부족함이 없을 판인데 뭔가 2% 부족함을 느낄 겁니다. 눈치 빠른 사람은 날아갈 듯 만세를 부르는 사진에서 눈치를 챘듯, 이종욱 박사가 드디어 예쁜 처자를 잡았다는 겁니다.

2016년 초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뭔가 의미심장한 사진들을 올리더니 드디어 예쁜 처자와 어깨동무를 하고 반지를 끼워준 사진을 올리고야 말았습니다. 인간승리의 순간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상대방도 학문의 길을 가느라 혼기를 놓친 학자이니 금상첨화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종욱 박사가 백년해로를 하기로 약조한 처자도 미 동부로 유학을 나와 생물학 분야로 학위를 하고 동부 명문대학 의대에서 기초를 연구하고 있는 재원입니다. 이종욱 박사의 일정을 살짝 엿보면 올 4월쯤 처자분 아버님 7 순 잔치에 참석하여 인사를 드릴 거라 합니다.

그리고 7월쯤 뉴욕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릴 생각을 한다는군요. 잘 설득해서 팔로알토에서 하도록 유도를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아내될 분이 연구할 학교도 이 지역으로 알아볼 예정이고 학교가 여의치 않으면 관련 회사에 취직할 생각도 한다고 하는군요. 신접살림은 당연히 이 지역이 될듯합니다. 팔로알토는 좀 힘들고 산타클라라나 헤이워드 쪽이 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이종욱 박사가 회계 세무회사를 통해 여러 벤처 회사와 연관도 지어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생 끝에 낙이 있다고 성실하게 살아온 세월만큼 결실도 풍족할 것이라 믿습니다.


▲ 이종욱 박사가 마련한 약혼반지 이종욱 박사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약혼반지를 결혼할 사람에게 드디어 끼워주다.
ⓒ 이종욱


그리고 이종욱 박사처럼 공부하느라 혼기를 놓친 많은 노총각 노처녀 미국 교민들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이 소식을 전합니다. 다시 한 번 도랑에 멱감으러 내려온 선녀를 한 손에 거머쥔 이종욱 박사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 만사형통만 이어지고 자손도 풍성하게 만드시길 기원합니다. 노총각 이종욱 박사의 품절남 소식을 공식으로 선포합니다! 싸우지들 말고 오손도손 사랑 열심히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요!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