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5.18과 김대중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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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적 같은 일들이 김대중 대통령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있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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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철저히 잊고 살았습니다. 겨울로 접어드는 1999년까지는 말입니다. 1999년 어느 날 이 사람 저 사람 통하여 어머니를 통해 나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1980년 5월 17일 예비검속에 불법구금되었던 감방 동기들이었습니다. 5.18 5차 유공자 보상신청을 하라는 거였습니다. 그때까지 한 번도 내가 5.18과 연관되어 있는지 생각조차 해 본 적도 없었고 더군다나 민주화 유공자가 된다는 생각을 꿈이라도 꾸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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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살인마 전두환의 신군부는 1980년 5월 17일 자정을 기하여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전국 일원에 예비검속을 실시하여 전북대 학생회관에서 이세종 선배가 금마7공수에 무참하게 살해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체포되어 지옥과 같은 구타 감금 고문의 나날이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보도검열로 삭제된 타임·뉴스위크지의 한국 관련 기사를 번역하여 갱지에 글고 이세종 선배는 등사기로 복사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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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의 과정은 여기저기서 하도 많이 언급하여 각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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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잊고 살았던 미국에서의 삶이 벅차고 힘들었지만 행복했습니다. 한국사람을 피했고 이름조차 천주교 견진명인 사무엘을 사용하여 한국 티를 벗어버렸습니다. 그런데 5.18 민주화 유공자 보상신청을 하라니, 저만치 던져버렸던 투라우마를 다시 뒤집어써야만 했습니다. 머릿속에서 하야케 지워버렸던 이세종 선배의 죽음을 떠올려야 했고 죽음을 넘나들던 구타와 고문을 떠올려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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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많은 예비검속 자들 중에 아직도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계신 백남기 선배 같은 분들은 살인마 전두환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기고만장하게 살아있는데 무슨 유공자 보상이냐며 거부하였습니다. 저도 그 생각이 옳은 듯하여 그리 마음을 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몇 분들이 5.18로 받으면 전라도 광주의 천형을 뒤집어쓰는 꼴인데 광주도 아닌 다른 곳에서 잡혀갔으니 따로 민주화 유공자 보상을 할 때 끼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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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의 당사자 광주분들은 5.18을 내놓고 말도 못 하고 살았고,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정치적인 이유로 살인마 전두환이를 사면한 것에도 항의 한번 못했고 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었어도 차마 기쁘다고 표현 한번 못하고 살았습니다. 나라에서 보내주는 공무원들 유학 혜택조차도 경상도 출신들이 싹쓸이를 했어도 목까지 올라오는 목소리 대신 침만 삼키는 걸 지켜보아 왔고 광주 아닌 전주와 대학으로 인연을 맺은 나조차 전라도의 천형을 뒤집어쓰듯 살았던 한국의 경험들이 스치자 한치의 망설임 없이 '그래 그 전라도의 천형을 내가 철저하게 뒤집어쓰자'고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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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광주에 아무런 연고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삼자의 입장에서 5.18 광주를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이세종 선배가 금마공수에 학살당하고 내가 불법으로 체포된 곳은 전주입니다. 다시 말해 5.18은 광주만의 5.18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5.18이고 전 세계가 숭고하게 이어갈 민중저항 정신의 표본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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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5차 5.18 민주화 유공자 보상에 임했고 보상을 결정하는 신체검사에는 임하지 않아 기타등급으로 천만 원이 체 안 되는 보상금도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하였습니다. 꿈에도 기대하지 못했던 명예를 5.18 민주화 유공자로 회복시켜준 김대중 대통령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5.18 광주의 당사자들이 차마 자신들 입으로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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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전두환‬ 을 처형(處刑)하라! 한 손엔 몽둥이 한 손엔 짱돌을 움켜쥐고 연희동(延禧洞)으로 몰려가 살인마(殺人魔) 전두환(全斗煥)을 주살(誅殺)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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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대한민국의 역사가 나에게 내린 소명이라 믿으며 16년째 외치고 선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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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5.18 학살의 주범은 특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살인마 전두환이는 자신과 무관하다고 합니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입니다. 기필코 5.18 학살의 주범으로 살인마 전두환이는 처형되어야 할 일이 남아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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