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0. 韓山李氏/_082_五.一八

[고마운(?) 살인마 전두환]

忍齋 黃薔 李相遠 2016. 6. 9.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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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보안대 중사가 내리친 5파운드 쇠파이프에 머리통이 깨진 체 거적때기가 덮여 거의 이틀을 보안대 지하실 바닥에 혼절해 있으면서 천장에서 내 몰골을 쳐다보던 임사체험까지 했던 5.18 민주화 유공자인 내가 살인마 전두환이 고맙다니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는가? 나도 이상하다. 하지만, 진짜 고맙다. 2가지가 고마운데 그 이유는 내가 생각해도 고마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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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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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번째는 살인마 전두환이가 중매를 서주어 고맙다. 졸지에 운동권이 되어서, 있던 애인조차 줄행랑을 치는 판에 근사한 색시를 맺어주었으니 양복은 못 해줄망정 술 석 잔은 대접할 고마운 중매쟁이다. 군대를 끌려가 주말마다 태백공사 지프에 태워져 끌려가 그 지겨운 녹화사업을 받았다. 자대 고참들은 쫄따구가 보안대 빽으로 주말마다 보안대 지프를 타고 나가 놀다 온다고 갈구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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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이 망가져 무르팍이 엉덩이만큼 부어오른 내 꼴을 보고 울어버린 고참도 있었다. 작업하다 다친 거로 포장되어 대구통합병원에 후송되어 가서 그곳에 있던 국군간호사관생도였던 지금의 내 각시를 병원 성당에서 만났으니 살인마 전두환이가 내린 작전명 '녹화사업'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에 국군간호사관학교라는 게 있었는지, 간호장교라는 멋진 여성들이 있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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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딸, 국회의원 임수경의 오빠도 녹화사업 받다가 군 의문사를 당했듯 나도 군 의문사 당하여 유골 가루로 가족에게 인도될 수도 있었다. 다행히 나는 대구통합병원에 입원하였으니 그나마 행운인 판에, 그에 더하여 국방부 최고의 군수품인 내 각시를 건졌으니 어찌 살인마 전두환이 고맙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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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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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고마운 건 힘들긴 했어도 날 미국 박사로 만들어 준 공로에 또 고맙다. 한국에서 서울놈이 전라도 대학을 갔다. 그것만 하여도 '아 고놈 더럽게 공부 못하는구나'할 판에 그것도 농대를 갔다. 전라도 대학 농대, 물론 과외 한번 받지 않고 본고사를 치르고 갔으니 필경 난 논두렁 정기는 타고났겠지만 미국유학은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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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살인마 전두환은 그나마 삼류 인생 전라도 농대 출신의 내 앞길도 아주 철저하게 막아버렸다. 사람 모이는 곳을 가도 알량한 직장에 취직해도 정보과 형사들이 뻔질나게 찾아오니 알아서 기는 한국사람들이 내 포도청인 목구멍을 막아버렸다. 개발에 땀내서 한 달에 1500불 정도 급료가 나오는 미국 대학원 RA/TA 자리가 그나마 먹고 살길이었으니 살인마 전두환이 날 미국유학길로 내몬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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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공대, 노스이스턴공대, 브라운대, 로드아일랜드 주립공대를 돈 따라 전전하고 주렁주렁 학위를 달았으니 이 어찌 살인마 전두환이 고맙지가 않겠는가? 공부가 하기 싫어 꾀를 부려 컴비니언스토어나 할까 해도 살인마 전두환이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야 하니 똥꼬 치질 걸려가며 맨땅에 헤딩하듯 이해 안 되는 원서를 달달 외우게 하여 주었으니 내 미국 박사 학위는 이게 다 살인마 전두환이 만들어 준 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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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 지잡대출신 운동권으로 노동판이나 전전하거나, 유학에 실패하여 컴비니언 스토어의 계산대 앞에서 "‪#‎살인마‬ ‪#‎전두환‬ ‪#‎노태우‬ 를 처형(處刑)하라! 한 손엔 몽둥이 한 손엔 짱돌을 움켜쥐고 연희동(延禧洞)으로 몰려가 살인마(殺人魔)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를 주살(誅殺)하라!"고 외치고 다녔으면 죽임을 당해도 벌써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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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살인마 전두환이 덕분에 미국 박사에 그 분야 기술직이기는 하지마는 천조 대국 미국연방공무원이라고 하니 만 명에 육박하는 5.18카페도 만들어지고 블로그(http://blog.daum.net/enature)에 이 소리 저 소리 올리다보면 방문자가 4백만이 훌쩍 넘어가고 또 "#살인마 #전두환 #노태우 를 처형(處刑)하라! 한 손엔 몽둥이 한 손엔 짱돌을 움켜쥐고 연희동(延禧洞)으로 몰려가 살인마(殺人魔)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를 주살(誅殺)하라!" 좀 작작 외치라고 '전두환법'도 박근혜 대통령이 맹글어 주었으니 살인마 전두환과 박근혜 대통령 아예 쌍으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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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된 도리로 고마운 건 고맙다 하여야 한다. 살인마 전두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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