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사는 고딩후배 YoungPhil Jang군이 "어제 한국 뉴스에서 보니까, 한 북한군 병사가 판문점 JSA지역을 통해 남한으로 귀순하는 과정에서 북쪽에서 쏜 총탄 때문에, 현재 남한 수원의 한 민간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가지 의문이 드는 것이, 북한군 쳐내려 온다는 구실로, 근 60년간 "방어준비"를 헀다는 세계 무역 대국 12위권에 해당하는 한국의 군 병원은 도대체 어떤 시설과 의료진을 가지고 있기에, 전시에 준하는 부상을 당한 군인을 민간 병원에서 수술을 한단 말인가 ? 도대체 미국 무기 팔아주고, 장성들 골프장 짓는데에만 돈 쓰고, 정작 부상당한 군인들 수술하나 제대로 못하는 한국군 의료 시설을 어케 이해하란 말인가요 ? ㅎ, 정말 썩을 때로 썩은 나라. 욕밖에 안 나옵니다. 한국이 무슨 아프간다파스탄도 아니고."라고 쓴 게시글에 쓴 나의 댓글 ...
.
군대에서 몸 성하게 제대하는 것도 복이지. 난 녹화사업 덕에 보안대에서 잘못 맞아서 무릎 연골이 망가져서 대구통합병원에 6개월을 입원한 적이 있다네. 그때 평화 시 인데도 1주일에 2번씩 후송 열차에서 쏟아져 나오던 부상병들을 보면서 놀랐다네. 나도 연골 들어내고 의병제대를 해야 할 판이었지. 하늘의 도움이 있었어. 담당 정형외과 과장 대위가 내 형 1년 선배였어. 지금은 모 대학병원에서 자랑하는 관절 수술 일인자지. 그 양반이 그러는 거야. 수술하지 말라고. 연골은 재생이 되질 않는다는군. 아프다고 제거하면 생살이 차고 들어가는데 젊을 때는 별일 없지만 나이 들면 아파서 걸어 다니기 힘들다고 하더군. 대신 허벅지 근육을 단련시켜서 근육의 힘으로 살아가라고 하더군. 의병 제대하면 날아갈 것 같았지만, 장래를 생각하니 그 양반의 충고를 무시할 수 없었고 후배 동생이니 제대로 가르쳐준 거였던 거라. 6개월 허벅지 근육 단련하면서 수술 안 하고 자대로 돌아와 만기제대를 했지. 입원 6개월 동안 군 병원의 실상을 다 알아버렸지. 무릎 연골환자인 나는 환자 축에도 못 끼는 나이롱환자였어. 그래서 중환자 똥오줌 치우고 밥 먹이는 중환자 당번을 자처하다가 퇴원했지. 군의관들은 군의관 월급으로는 살 수가 없으니 근처 민간병원에서 아르바이트하느라 충성심과 박애 정신이 설혹 있어도 주위가 늘 산만할 수 밖에는 없더군. 난 복숭아뼈 부러져 들어왔던 병사가 술 냄새 풍기며 수술하던 군의관 녀석 때문에 결국 다리를 잘라야 하는 꼴도 옆에서 본 적이 있어. 위생병들도 값나가는 약 훔쳐내다 팔기에 바빴고 환자들은 대충 진통제나 소염제 같은 게 필요하면 시꺼먼 소화제 중탄산 나트륨이 만병통치약처럼 받아먹었지. 나도 연골 망가진 부분 통증 때문에 진통제가 많이 필요했는데 천사 같은 간호장교 들이 그나마 좀 챙겨주어서 위기를 넘기곤 했지. 그 간호장교 중에 한 명이 결국 지금의 내 각시가 되었고. 살인마 전두환이 중매를 슨 셈이라. 내 녹화사업 받아 연골 망가진 것과 퉁쳤다고 생각하고 따지며 살진 않지만. 자네가 지적한 한국군 병원의 실태가 내가 입원했던 1980년대와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서 댓글을 남기고 말았네. 멀쩡한 젊은이들 병신 만드는 한국군은 개선되어야 해.
.
+++
'1. Dr. Sam Lee > 15_80년5월18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 각시의 1987 (0) | 2018.01.13 |
---|---|
12.12 군사반란에 국방부를 사수하다 반란군에게 살해당한 육군 병장 정선엽과 이름 미상의 발칸포 운용병 (0) | 2017.12.13 |
외롭지 않았던 '통일교사' 김형근 선생 가는 길 (0) | 2017.10.15 |
5.18광주항쟁 수배자 김형근 전 교사 타계 (0) | 2017.10.15 |
살인마 전두환을 사면한 사람은 김영삼 대통령 (0) | 2017.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