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0. 韓山李氏/_082_五.一八

살아있다는 건 기적입니다

忍齋 黃薔 李相遠 2018. 12. 28.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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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이 '뉴저지 뉴턴의 베네딕도회의 성 분도 수도원'을 인수하게된 이유 

'흥남철수작전'에 2천명 정원의 '메리디스 빅토리아호'에 1만4천명을 태우고 탈출한 '레너드 라루' 선장이 '뉴저지 뉴턴의 베네딕도회의 성 분도 수도원'에서 '마리누스'수사로 살다간 이유 


화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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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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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차장애물 징검다리처럼 코스모스 꽃길 위에 놓였습니다 
만세교 지나 함흥 여관집 큰아들 기선이 아재 
이곳 바다에서 사십년 동안 소주병 붙들고 울며 살았습니다 
돈은 벌어서 뭐해 고향에 다 있는데 밤이나 낮이나 
지나는 사람 붙잡고 소주 한잔씩 권했습니다 
울다가 웃다가 헌 오징어처럼 파도에 떠밀려 죽었습니다 
대전차장애물 구렁이처럼 코스모스 꽃길 휘감았습니다 
너두 한잔 해라 이놈 얼룩무늬 콘크리트 장벽 향하여 
고래고래 소주 한잔 따르던 기선이 아재 꽃길 속에 설핏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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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곽재구]; a. [화진포]
1980년대 초 포구기행 연작 시를 준비하던 곽재구는 속초 대포항을 취재할 때 제 장인어른이신 '만세교 지나 함흥 여관집 큰아들 기선이 아재'의 사연을 접했습니다. 속초 허름한 여관방 아랫목에 배를 깔고 누워 적은 시가 바로 '화진포'입니다. 2011년 제 각시와 처형 그리고 저는 순천에서 곽재구 시인을 만나 팥죽을 대접받으며 포구기행의 집필과정을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2. [김기선]; b. [국제시장]

2014년 12월에 개봉된 '국제시장'을 제 각시와 저는 눈물범벅이 되며 인천 송도 근처의 어느 영화관에서 감상했습니다. 그 영화는 김기선 제 장인어른이 '난리만 피하고 오라는 어른들의 성화에 혈혈단신 바람 찬 흥남부두를 뒤로하고 피난 선에 몸을 실었'던 ‘흥남철수작전(興南撤收作戰)’에서 시작을 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바로 그 메리디스 빅토리호(Meredith Victory)에 제 장인어른도 몸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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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메리디스 빅토리호]

메리디스 빅토리호(Meredith Victory)는 2,000명이 최대 승선인원인 화물선으로 적재했던 탄약과 포탄 그리고 휘발유들을 버리고 피난민 1만4천 명을 태우고 어뢰를 뚫고 거제도 장승포까지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그 일로 민간 배로는 가장 많은 사람을 태우고 항해한 배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었습니다. 그날 그 배에서 5명의 크리스마스 베이비들이 태어났습니다. 당황한 선원들은 한국말을 몰라 그냥 ‘김치1, 2, 3, 4, 5’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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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흥남철수작전]

'흥남철수작전'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세가 불리해지자, 1950년 12월 15일에서 12월 24일까지 열흘간 동부전선의 미국 10군단과 대한민국 1군단 그리고 피난민을 흥남부두에서 선박편으로 안전하게 철수시킨 작전입니다. 영화에서는 이 작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젊은 통역관이 선글라스를 끼고 시가를 물고 있는 미군 장군에게 울먹이며 간청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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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봉학]; 4. [에드워드 알몬드]

그 통역관은 바로 실재 인물로 한국판 쉰들러로 불리는 현봉학(1922~2007) 박사이고 그 옆의 장군은 10군단장인 에드워드 알몬드(Edward M. Almond, 1892~1979) 소장입니다. 에드워드 알몬드 장군은 1916년부터 1953년에 걸쳐 1차,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에 참전한 백전노장으로 맥아더 사령관의 측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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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봉학 박사는 함흥고보와 세브란스의전을 졸업하고 1947년부터 2년간 미국 리치먼드의 버지니아주립 의과대학(Virginia Commonwealth University - Medical College of Virginia)에서 임상병리학 펠로우십을 수료하고 1950년 귀국해서 6.25가 발발하자 미 해병대 문관 및 10군단 사령관의 민사부 고문으로 일하다가 유창한 영어로 알몬드 장군의 눈에 띄었고, 석회암 동굴로 유명한 버지니아 루레이(Luray, Virginia)에서 태어나 버지니아군사학교(Virginia Military Institute)를 졸업한 에드워드 알몬드 장군과 '버지니아'라는 매개체로 더 친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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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장인어른이 함흥고보를 졸업하셨으니 현봉학 박사는 제 장인어른의 4년 후배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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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레너드 라루, 마리누스 수사]; e. [뉴저지 뉴턴의 베네딕도회의 성 분도 수도원]

에드워드 알몬드 장군이 허락을 했어도 배의 선장이 협조하지 않으면 이 민간인 철수작전은 불가능했거나 피난민 숫자가 현저하게 적었을 겁니다. 메리디스 빅토리호의 선장은 레너드 라루(Leonard LaRue, 1914-2001)였습니다. 레너드 라루는 전쟁 당시 37세였는데 전쟁 후 40세에 '뉴저지 뉴턴의 베네딕도회의 성 분도 수도원(St. Paul's Abbey in Newton, N.J)'에 입소하여 수사가 되었습니다. 2001년 87세를 일기로 마리누스 수사(Brother Marinus)로 생을 마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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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누스 수사가 선장 레너드 라루로 최악의 조건에서 1만 4천여 명을 구조한 메리디스 빅토리호를, 사람들이 기적의 배(Ship of Miracle)라고 불렀습니다. 피난민들의 생명선이었던 이 메레디스 빅토리호는 미국 의회에서 갤런트상(Gallant Award)을 받은 몇 안 되는 배 중의 하나이고 아이젠하워 대통령 때는 '용감한 선박' 표창을 받았습니다. 아쉽게도 1971년 퇴역하여 1993에 중국에 고철로 팔려가 해체되어 자취 없이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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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너드 라루는 죽을 때까지 흥남철수와 관련된 말은 일체 하지 않았지만, 다음과 같은 신앙고백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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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그 항해를 생각합니다. 나는 어떻게 그 적은 배가 그렇게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었는지, 그리고 한 영혼도 다치지 않고 끝없는 위험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크리스마스 무렵, 한국 해안의 고난에 찬 바닷속에, 하느님의 손이 내 뱃전을 인도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6. [제임스 로버트 러니] 

선장 레너드 라루의 이야기가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흥남철수작전 당시 22세였던 일등항해사 제임스 로버트 러니(James Robert Lunney)가 분도 수도원을 찾아가서 활약상을 한국인들에게 알리자고 하면, 마리누스 수사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했는데 뭘 그러느냐!"고 번번이 거절하는 바람에 선장 레너드 라루의 이야기는 그의 죽음과 함께 사라질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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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한국은 성당이며 수도원이 번성하고, 천주교 신자 수가 늘고, 수많은 대학과 병원을 운영하며 수많은 장상을 배출하는 데 반해 미국의 성당과 수도원은 신자 수가 급감하고 청원자도 없어 2001년 10월 14일 마리누스 수사의 선종과 함께 폐쇄위기에 처했습니다. 2001년초 '뉴저지 뉴턴의 베네딕도회의 성 분도 수도원'은 독일 본원에 수도원 폐쇄신청을 했고 이 소식을 들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회'에서 인수신청을 하여 마리누스 수사 선종 2일전 인수결정이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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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누스 수사가 죽고 난 뒤, 타임즈지에 마리누스 수사가 선장으로 메리디스 빅토리호 화물선으로 수많은 피난민을 구했던 기사가 실리고, 한국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회'에서 '뉴저지 뉴턴의 베네딕도회의 성 분도 수도원'을 인수하면서 폐쇄위기에 처했던 수도원의 주일 미사가 부활하고, 한국인의 손으로 무, 배추, 토마토를 길러 치즈버거, 수프와 함께 김치가 제공되고 여러 가지 추모사업들도 많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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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시인 곽재구, 장인어른 김기선 어른, 현봉학 박사, 에드워드 알몬드 장군, 레너드 라루 선장인 마리누스 수사, 일등항해사 제임스 로버트 러니, 그리고 재미사업가 안재철 씨, 이 이야기를 이끈 시 '화진포', 영화 '국제시장', 기적의 배 '메리디스 빅토리호', 역사적 사건 '흥남철수작전' 그리고 '뉴저지 뉴턴의 베네딕도회의 성 분도 수도원'을 인수한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까지 우리는 감동적인 기적 속에서 살아가는 걸 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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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안재철]
이 모든 내용이 세상에 드러날 수 있었던 기적은 우연하게 마리누스 수사의 장례미사에 참석한 미국 사업가 안재철 씨가 그 장례미사에서 함흥철수당시 일등항해사였던 제임스 로버트 러니(James Robert Lunney) 제독을 만나 사연을 듣고 기네스북 등제, 서적출판 등의 노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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