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0. 韓山李氏/_091 지운서화

지운(芝雲) 김철수(金綴洙, 1893~1986) 선생 '주자십장부시(朱子十丈夫詩)' 작품

忍齋 黃薔 李相遠 2020. 11. 24. 09:49
반응형

방원 선생의 유품 중 지운 선생의 서화보다리에는 주자십장부시(朱子十丈夫詩, 丈夫로서 必히 갖추어야 할 열가지 德目)의 일부 항목도 2폭 병풍용으로 보인다.

.

그 첫번째 작품으로는 4번째 항목과 3번째 항목을 2폭짜리 병풍용으로 쓴 작품이다.

.

첫 폭은 4번째 항목으로 '雪滿窮巷 孤松特立 丈夫之志節 (설만궁항 고송특립 장부지지절)'로 '눈 가득한 궁색한 거리에 외로운 소나무 홀로 선 것은 장부의 뜻 절개다.' 또는 '萬壑千峰(만학천봉)에 흰눈이 쌓였는데, 소나무 한그루가 외로이 우뚝서 있으니 이는 丈夫의 志操(지조)이다.'의 뜻이다. 이 구절은 '雪滿窮巷'을 '雪滿窮壑'으로 쓰기도 하는데 뜻은 대동소이하다.

• 志節 : 굳게지켜 변암없는 節槪(절개).

• 萬壑千峰 (만학천봉- 만개의 골짜기와 천개의 봉우리) : 첩첩히 겹쳐진 골짜기와 산봉우리.

• 雪滿窮壑 : 흰눈에 쌓인 궁벽한 골짜기.

• 孤松特立 : 홀로 우뚝선 외로운 소나무.

.

두번째 폭은 3번째 항목으로 '花爛春城 萬化方暢 丈夫之新容 (화란춘성 만화방창 장부지신용)'으로 '꽃이 난만한 봄 성에 만물이 화해서 창성한 것은 장부의 정신 용모다.' 또는 '江山(강산)에 아름다운 꽃이 滿發(만발)하는 和暢(화창)한 봄날처럼 丈夫(장부)의 容貌(용모)는 환하게 밝아야 한다.'의 뜻이다. 이 구절은 '丈夫之新容'을 '丈夫之容貌'로 쓰기도 하는데 뜻은 대동소이하다.

• 容貌(용모) : 얼굴모양

• 花爛春城 : 江山에 봄꽃이 만발한 모양.

• 萬化方暢 : 따뜻한 봄날, 온갖 生物이 한창 피어나 자라는 모양.

.

그 두번째 작품으로는 7번째 항목과 8번째 항목을 2폭짜리 병풍용으로 쓴 작품이다.

.

첫 폭은 7번째 항목으로 '鳳翔千仞 飢不啄粟 丈夫之廉隅 (봉상천인 기불탁속 장부지염우)'로 '봉황새 천길을 날아도 곡식을 쪼지 않음은 장부의 청렴함이다.' 또는 '鳳凰(봉황)이 千里길을 날아 배고파 아무리 주려도, 좁쌀따위를 쪼아 먹지 않는것은 장부의 廉恥(염치)이다.'의 뜻이다. '鳳翔千仞'을 '鳳飛千仞'으로 또 '丈夫之廉隅'를 '丈夫之廉潔'로 쓰기도 하는데 그 뜻은 대동소이하다.

• 廉潔 : 마음이 깨끗하고 人品이 조촐하여 貪慾(탐욕)이 없음.

• 貪慾(탐욕) : 事物(사물)을 탐내는 욕심. 善心根(선심근)을 해침.

• 鳳飛千仞 : 鳳凰(봉황)이 천길을 날다.

• 飢不啄粟 : 주려도 좁쌀을 쪼아 먹지 않는다.

.

두번째 폭은 8번째 항목으로 '鴻鳴水國 飛必蘆 丈夫之戒謹 (홍명수국 비필함로 장부지계근)'으로 '기러기 물나라에서 울며 날을때 반드시 갈대를 머금는 것은 장부의 경계하고 삼가함이다.' 또는 '기러기가 청아한 목소리를 내며 넓은 호수위를 날 때, 반드시 입에 갈대를 무는것은 丈夫의 智慧이다.'의 뜻이다. '丈夫之戒謹'을 '丈夫之智慮'로 쓰기도 하는데 그 뜻은 대동소이하다.

• 智慮 : 슬기롭고 민첩한 생각. 생각해서 헤아리는 能力(능력).

• 鴻鳴水國 : 기러기가 울며 호수위를 날다.

• 飛必舍蘆 : 날때는 반드시 갈대를 물다.

.

그 이외의 항목으로는

.

첫번째 항목으로

'靑天白日 廓乎昭明 丈夫之心鏡 (청천백일 확호소명 장부지심경)'으로 '푸른 하늘과 흰 태양이 크고 밝은 것은 장부의 마음 거울이다.' 또는 '장부의 마음은 푸른하늘 淸明(맑고 깨끗한) 날씨처럼 넓고 더없이 밝아야 한다.'는 뜻이다.

• 靑天白日 : 淸明한 하늘과 밝은 낮. (마음씨가 음침하지 않고 밝은 모양)

• 廓乎昭明 : 마음이 넓고 밝음.

.

두번째 항목으로

'泰山喬嶽 崒乎高大 丈夫之氣像 (태산교악 줄호고대 장부지기상)' 또는 '泰山嶠岳 聚乎高大 丈夫之氣象 (태산교악 취호고대 장부지기상)'으로 '태산과 높은 메부리가 우뚝하여 높고 큰 것은 장부의 기상이다.' 또는 '莊嚴(장엄)하고 雄壯(웅장)한 泰山(태산)처럼 높고 큰 性品(성품)을 가진 氣槪(기개)를 떨치는 것이야 말로 丈夫의 氣象이다.'의 뜻이다.

• 氣象 : 사람의 타고난 性品과 정신, 그리고 겉으로 드러난 몸가짐.

• 氣槪 : 굽히지 않는 강한 意氣(의기). 씩씩한 기상, 굳건한 절개.

• 泰山嶠岳 : 크고 높은산.

• 泰山 : 중국 五岳의 하나.

• 聚乎高大 : 높고 큰 산을 모음.

.

다섯번째 항목으로

'北海南溟 浩無涯岸 丈夫之局量 (북해남명 호무애안 장부지국량)'으로 '북쪽 바다와 남쪽 바다 넓어서 가이 없는 것은 장부의 국량이다.' 또는 '바다가 끝없이 넓음과 같이, 丈夫의 度量(도량)도 廣闊(광활)하고 생각은 깊어야 한다.'는 뜻이다.

• 局量 : 너그러운 마음과 깊은 생각. 度量과 才幹(재간)을 뜻함.

• 北海南溟 : 북극해에서 남극해까지.

• 浩無涯岸 : 한없이 넓음.

.

여섯번째 항목으로

'光風霽月 淨無塵埃 丈夫之胸襟 (광풍제월 정무진애 장부지흉금)' 또는 '光風霽月 毫無塵埃 丈夫之胸衿 (광풍제월 호무진애 장부지흉금)'으로 '비온 뒤의 맑은 바람과 갠 달이 깨끗하여 티끌이 없는 것은 장부의 흉금이다.' 또는 '장부의 가슴속에 품은 생각은, 비가 갠 뒤의 맑은 바람과, 달과 같이 티끌하나 먼지하나 없이 맑고 밝아야 한다.'는 뜻이다.

• 胸衿 : 가슴속에 품은 생각.

• 光風霽月 : 비온뒤에 부는 맑은 바람과 밝은 달.

• 霽月 : 비겐뒤의 밝은 달. - 근심없는 快闊(쾌활)한 마음.

• 毫無塵埃 : 티끌 먼지가 전혀 없음. (毫無 : 전혀없음)

.

아홉번째 항목으로

'虎嘯風烈 戰慴百獸 丈夫之威嚴 (호소풍열 전습백수 장부지위엄)' 또는 '虎哺谷風 百獸逐跡 丈夫之威容 (호소곡풍 백수축적 장부지위용)'으로 '호랑이 휘파람이 매서운 바람되어 모든 짐승 두려워 떨게 하는것은 장부의 위엄이다.' 또는 '호랑이의 咆哮(포효)가 골짜기에 퍼지면 모든 짐승이 놀라 숨어 버리듯 丈夫의 威風(위풍)은 凜凜(늘름)해야 한다.'는 뜻이다.

• 威容 : 威風, 威嚴(위엄)이 서리는 風采(풍채).

• 咆哮 : 사나운 짐승의 울부짖음.

• 虎哺谷風 : 호랑이의 咆哮(포효)가 바람이되어 골짜기에 휘몰아 침.

• 谷風 : 골짜기에 부는 바람.

• 百獸逐跡 : 모든짐승이 자취를 감추다.

.

열번째 항목으로

'龍泉快劒 割絶兩端 丈夫之能斷 (용천쾌검 할절양단 장부지능단)' 또는 '龍剪快劒 一切兩斷 丈夫之明斷 (용전쾌검 일절양단 장부지명단)'으로 '용천검 쾌한 칼이 용단을 내려 잘라 끊는것은 장부의 능한 결단력이다.' 또는 '용도 벨수 있는 아주 잘드는 칼로 한칼에 두동강을 내듯이, 어떤 상황에서도 뚜렷한 판단을 내릴수 있는 용기야 말로 丈夫의 勇斷(용단)이다.'는 뜻이다.

• 明斷 : 훌륭하고 뚜렷한 判斷(판단)

• 龍剪快劒 : 용도 벨수 있는 아주 잘드는 칼.

• 一切兩斷 : 한번에 두쪽을 내다.

.

주자(朱子, 1130~1200)는 자가 元晦(원회)·仲晦(중회)이고 호는 晦庵(회암)· 晦翁(회옹)·雲谷老人(운곡노인)·遯翁(둔옹)이다. 존칭하여 朱子(주자)라고 한다. 중국 남송(南宋) 때의 유학자로 주자학을 집대성하여 중국 사상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

지운 선생은 나이 90을 넘어 작고하기 직전까지 장부의 기개를 유지하려고 부단하게 노력했다. 그리고 감옥에서 나와 해방되던 1945년 52세에 창경궁 식물원에서 만난 18세의 원예가 방원 청년을 작고하던 1986년까지 41년간 같은 장부의 기개를 나누었다.

.

내 부친 방원 선생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6.25 한국전쟁에 참여하여 6사단에서 중공군을 막아낸것도, 수류탄 파편창으로 덴마크 병원선 유틀란디아(Jutlandia)호에서 구사일생 살아난 뒤 상이유공자 등록도 안한체 살다 가신것도, 사리사욕에 물들지 않고 청빈하게 살다 가신것도 바로 지운 선생이 전한 장부의 의식이리라.

.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