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the Salkantay Inca Trail to Machu Picchu 5 Days (10/07~10/12/2021) Trip 1/2
5일간(2021년 10월 7일부터 12일까지) 살칸타이 잉카 트레킹을 통해서 마추픽추 구경하기 전 고도적응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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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살칸타이 잉카 트레일을 거쳐 마추픽추를 둘러보는 5일간의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2일동안 고도적응도 할 겸 쿠스코를 관광하는 프로그램을 예약해서 오늘은 그 첫 번째로 페루의 쿠스코에 도착해서 고도적응도 하고 쿠스코 근처를 관광하는 첫 번째 날의 과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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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 전에 작고하신 제 아버님은 꽃을 기르고 꽃 농장을 운영하셨던 화훼 원예 전문가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북한남동에 있던 꽃 농장에서 태어나서 그곳에서 자랐고 또 초등학교와 중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서울 근교에 복숭아로 유명했던 부천 소사에 있던 꽃 농장에서 살았습니다. 생전에 제 아버님과 친하게 지내셔서 자주 뵙던 분 중에 산을 좋아하셔서 평생 산과 함께 살다 가신 분들이 제법 계십니다. 꽃 농장에 자주 오셨던 분 중에 특히 산악인 조두현 선생님이 유독 기억이 납니다. 제 아버님보다 3살이 어리셨지만 보통 학교 동창이셨는지 평생 친구처럼 지내셨어요. 등산하러 다니시지 않을 때는 제가 사는 꽃 농장으로 안줏거리와 술을 사 들고 오셔서 소일하시곤 했습니다. 평소에 약주를 좋아하시고 제게 술주정도 자주 하셔서 더 깊게 기억에 남는 분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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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조두현 선생님은 산에만 가시면 그 좋아하시던 약주나 담배도 전혀 안 하시고 함께 산행하는 일행을 일일이 챙기셨어요. 세상에 그런 멋쟁이 잰들맨이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산악회 이사를 오랫동안 하셔서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정으로 유명했던 김정섭 선생님 형제분들 같은 산악인들을 비롯한 한국의 쟁쟁한 산악인들의 해외 등정길 회식을 저희 꽃 농장에서 자주 열기도 하셨습니다. 제가 미국 유학을 나온 뒤에도 한국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 보니 65세의 나이에 킬로만 자로 등반에 도전하셔서 정상정복에 성공하기도 하셨다고 하더군요. 또 노년까지 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도 지내셨고요. 지금도 한국산악회 분들을 만나서 조두현 선생님 이야기만 나오면 다들 존경하고 흠모하지 않는 분들이 없을 정도입니다. 2009년 작고하셨을 때는 미국에 계시는 재미 시인이신 오정방 선생님이 근사한 추모 시까지 조두현 선생님 영전에 바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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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조두현 선생님 덕분에 각박한 세상 물정과는 다소 거리를 둔 산악인들의 푸근한 마음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그분들과 함께 등산이라도 할라치면 덤벙덤벙한 저는 그분들이 너무 어렵고 두려웠습니다. 왜 그런고 하면, 평소 소탈하고 넉넉하던 분들이, 등산을 앞에 두고는 바늘구멍 하나 통하지 않을 정도로 꼼꼼해지는 걸 접하게 되었거든요. 빈 곳이 많은 저는 정말 숨이 막힐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 말이지요. 제 인생 말년인 2016년이 되어서야, 제가 과도하게 비만한 몸무게를 247파운드에서 무려 180파운드로 감량을 했거든요. 그러고 난 후에는 감량한 몸무게를 억지로라도 유지해 보려고 좀 무리한 등산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인도 쪽 히말라야 산맥의 1,700피트, 그니까 백두산의 2배높이인 5200미터 정도 되는 주나 게일이라는 작은 봉우리를 올랐습니다. 그 등반을 마친 뒤부터는 몸무게를 유지하려고 이제는 아주 매주 주말마다 등산하게 되었습니다. 제 주변에 등산하는 미국 친구들을 따라 산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주치의가 고혈압약을 먹으라고 재촉하는 혈압수치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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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는 함께 등산하는 미국 친구들이 요즘 COVID-19로 예약하기 힘든 페루의 살칸타이 잉카 트레일 예약이 되어 간다고 함께 가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그런데 제 직장에 휴가를 내는 게 아귀가 맞지 않아 함께 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제 휴가를 냈습니다. 그리고 미국 친구들이 이용한 그 페루 전문여행사에 예약하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페루의 잉카(Inca) 트레일과 살칸타이(Salkantay) 트레일은 평상시에는 등산객들이 너무 붐벼서 5~6개월 전에 등반 신청을 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거에요. 아직도 잉카 트레일은 6개월은 기다려야 등반허가가 나올 정도로 밀려있답니다. 하지만 마침 COVID-19 인해 살칸타이 트레일은 신청자가 줄어 바로 예약이 되고 비용도 절반 이하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앞뒤 생각 없이 덜컥 예약하고 말았습니다. 더군다나 페루 기상 상황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쿠스코지역에 우기가 마침 시작하기 전인 거에요. 2021년 10월 4일부터 10월15일까지 휴가를 내서 인터넷을 통해 10월 7일부터 10월 12일까지 살칸타이 잉카 트레일을 통해 마추픽추를 둘러보는 5일간의 여정을 예약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올해는 실제 우기가 좀 일찍 시작해서 등반하는 내내 빗속에서 등반을 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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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국제선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COVID-19 예방접종 증명서와 탑승 전 72시간 이내의 COVID 테스트 음성 결과서가 필요합니다. COVID-19 예방접종 증명서는 이미 접종을 완료해서 가지고 있었습니다. 탑승 전 주말에는 동네보건소에 가서COVID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결과가 음성이어서 그 결과증명서도 이메일로 받았습니다. 칠레의 LATAM 항공이 유명한 여행사가 아니어서인지 로스앤젤레스에서 리마 가는 LATAM 항공 찾아가는 데 조금 애를 먹었습니다. 그런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라탐 항공의 리마 가는 국제선은 거의 텅텅 비다시피 했습니다. 그래서 가운데 좌석 3개를 한 줄로 침대 삼아 편하게 오갈 수 있었습니다. 페루 리마에 도착해보니 람다 진원지여서 그런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2개씩 겹쳐서 써야 했습니다. 더하여 대중교통인 기차나 버스 내에서는 투명한 안면 보호대까지 착용해야 했습니다. 그런 것 이외에는 전혀 불편한 점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관광객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 공항 직원에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원래 한국과는 무비자여서 한국인들이 비자 없이 자유롭게 왕래했다는군요. 그런데 코비드로 인해서 무비자가 잠정적으로 폐지되었답니다. 한국인은 초청비자만 가능해졌다고 하더군요. 한국 관광객들은 단체로 몰려와서 대형 관광버스를 타고 급하게 돌아다니면서 관광지에서 사진 찍고는 또 우르르 급하게 이동하는 게 COVID-19 감염의 경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한국 관광객을 막았다고 하더군요. 사실 기회가 되면 한국 음식을 먹으려고 인터넷상에서 “부뚜막”과 “사랑채”라는 한국식당을 찾아보고 저녁에 식사하려고 했는데 실제 쿠스코에 가보니 “부뚜막”은 아예 없어졌고 “사랑채”도 몇 달 영업하던 곳도 없어져서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식당들이 쿠스코에서 사라진 줄 알고 페루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갔더니 말이지요. 호텔 입구에 한국식 대접과 밥공기며 젓가락과 숟가락이 잔뜩 담겨 있더군요. 그래서 호텔직원에게 물어보니 쿠스코 공항 보수공사를 하러 한국의 대우건설직원들이 20명 정도 와서 같은 호텔에 묵고 있다는 겁니다. 그 대우건설 직원들을 위해서 “사랑채”라는 한국식당에서 사람이 와서 호텔 식당을 빌려서 한국식사를 해주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호텔직원에게 “사랑채”의 주소를 받았습니다. “사랑채”는 시내 중심부에 있다가 제가 찾아가 보았더니 없어졌던 곳에서 몇 달 하다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둘째 날과 등반 후 회식 그리고 마지막 날 3번 이용하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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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서 로스앤젤레스를 거처 리마를 경유해 쿠스코에 도착하여 호텔에 짐을 부리고 쿠스코 인근 유적지와 박물관 등 여러 곳을 안내를 받으며 둘러보았답니다. 안내한 후 안이라는 젊은이가 예상외로 아주 깊이 있고 전문적으로 잘 설명하여 주어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안내를 받을 때는 잉카 문명의 이모저모를 재미나게 들었는데 제가 기억해서 다시 설명하려니 다 까먹어 버렸네요. 기억나는 건 그 친구가 쿠스코 근교 시골 동네에서 감자하고 어릴 적 들판에서 흔히 보던 비름나물처럼 생긴 퀴노아 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집안에서 자랐다고 하더군요. 어릴 적 동네 여자친구와 살고 있고 2살짜리 아들이 있다고 하더군요. 이 친구는 돈을 좀 더 벌려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관광대학에 합격해서 5년을 공부해서 자기 동네에서는 처음으로 관광안내원 자격을 획득했다고 합니다. 아주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게 관광안내원 자격시험이 어려운 모양입니다. 학비는 누가 대주었냐고 물어보니까, 대학에 합격하기가 힘들지 학비는 무료라고 군요. 그런데 관광안내원을 하다가 COVID-19가 창궐하는 바람에 관광객이 싹 사라져서 돈을 벌려고 아마존 금광으로 가서 일했다고 합니다. 그곳에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가서 살면서 일을 했는데 그만 아들이 풍토병에 걸렸답니다. 병균이 뇌까지 침투하는 병이라 쿠스코로 돌아와서 그동안 결혼식을 올리려고 벌어놓은 돈을 아들 치료비에 다 써버렸답니다. 그런데 다행히 살칸타이 트랙 관광이 열려서 다시 관광안내원으로 돈을 벌게 되어 다행이라고 하더군요. 제 아들과 같은 나이의 젊은이여서 열심히 사는 모습이 참 애틋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 살칸타이 트렉킹에 꼭 안내원을 해 달라고 부탁하고 여행사에도 부탁해서 결국 여정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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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고도적응 두 번째 날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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