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날 오전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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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에서는 5일간의 살칸타이 잉카 트레일을 통해 마추픽추로 가는 일정의 그 세 번째 날 오전 하이킹 일정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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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날에도 안단 훗츠, 안단 오두막 캠프에서 새벽 4시에 일어나 말이 싣고 갈 짐과 트렉킹 하면서 등에 지고 갈 데이 팩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조리사가 정성스럽게 만들어 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분주하게 하이킹 준비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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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찰레이 안단 훗츠, 안단 오두막 캠프는 작은 초가집 형태로 훈훈한 아마존 밀림이 시작되는 지역이기도 해서 개운하게 샤워하고 푸근하게 잠들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비록 밤새 비가 내렸지만, 빗소리는 아늑한 자장가 소리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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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하이킹을 위해 마당에 모였을 때 아래쪽 왼편 고개 너머로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아침햇살이 찬란하게 넘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미 토종닭을 따르는 병아리들이 수풀 속을 분주하게 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녀석들이 야생 닭인지 키우는 닭인지 구별이 되질 않았습니다. 기념 촬영에는 캐나다 밴쿠버 아일랜드에 산다는 아이만 빼고 10명이 출발의 흔적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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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날인 오늘의 오전 하이킹 일정은 산타 테레사 강 계곡(Santa Teresa river valley)을 따라 바나나 농장, 패션프루트 농장, 아보카도 농장을 끼고 루크마밤바(Lucmabamba)에 있는 커피 농장까지 총 11.2마일, 18 킬로미터의 정글 트렉킹 하게 됩니다. 루크마밤바는 고도가 6,616 ft, 2,017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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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농장을 방문해서 커피 수확부터 원두 생산과정을 견학하고 커피 맛도 본 후 근처에 마련된 정글 돔(JUNGLE DOMES)으로 된 숙소에 도착하여 역시 조리사가 준비한 점심을 먹게 됩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미니버스로 우루밤바강 강가에 있는 고도 5,249ft, 1,600m에 위치한 코칼마요 핫 스프링스(Cocalmayo Hot Springs)로 온천욕을 하러 갔다 루크마밤바 숙소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짜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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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하는 도중 길가 농장 앞에서 파는 바나나, 아보카도, 패션프루트도 사서 맛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제집 마당 울타리를 뒤덮는 시계꽃 열매가 패션프루트인 줄 알았는데 시계꽃 열매보다는 껍질이 두껍고 그 속에 있는 연어알보다 열 배는 큰 씨알들의 맛도 제 입맛에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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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과일과 함께 석청을 녹여 로열젤리와 벌 왁스도 가끔 섞여 있는 달콤하고 시큼한 프로폴리스도 한 병에 2불 정도를 주고 사 마실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폴리스는 항암효과도 있고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이 발견되지 않아서 건강식품으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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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트랙킹을 하는 동안 안내인인 후안과 네오가 열심히 정글 식물들을 설명하며 내려갔습니다. 페루에서는 루핀 콩(Lupin bean)을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 그 루핀 콩은 꽃이 보랏빛으로 미국 야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입니다. 그 루핀 콩은 독성이 있어 미국에서는 식용으로 쓰지는 않습니다. 페루에서는 그 콩을 수확해서 약 1주일간 흐르는 물에 담가두어 제독해서 식용으로 쓴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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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이 일행에게 산초 열매를 이겨서 페루의 원주민들이 하는 방식으로 얼굴에 줄을 그어주었습니다. 계곡 사이로 허연게 산림을 휩쓸고 간 홍수의 흔적도 보였습니다. 지난해 초 한마을을 휩쓸고 30명의 생명을 앗아간 살칸타이 빙하가 녹아 일으킨 홍수의 흔적이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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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양쪽의 마을을 이어주는 곤돌라도 눈에 띄었습니다. 길가 수풀 속을 오가며 열심히 먹이를 찾아 먹는 토종닭과 병아리들의 모습은 홍수의 흔적 속에서도 아주 평화롭게 보였습니다.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비루먹은 강아지도 당당해 보였습니다. 길가를 지나가는 우리 일행을 무심하게 바라보는 나이 먹은 누렁이도 마치 페루의 촌부의 모습을 연상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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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닭들과 함께 모이를 찾아 분주하게 오가는 칠면조가 우리 일행을 향해 한 것 꼬리털을 펼치며 위엄을 떨치기도 합니다. 혼과 교잡종인 하얀 칠면조도 사람을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닭들과 함께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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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트렉킹하던 정글 옆으로 펼쳐진 숲속에는 “정글 토마토”가 있었는데 안내인 후안이 따준 “정글 토마토” 열매는 별미였습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토마토의 조상이 아마존 정글인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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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트랙킹은 고도 5,250ft, 1,600m의 비교적 평지를 하이킹하는 거라 11.2 마일, 18 킬로미터의 긴 거리를 걷는 일정이지만 우리 일행은 힘들지 않게 목적지인 루크마밤바(Lucmabamba)에 있는 커피 농장에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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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피농장의 견학이 끝나고 숙소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에는 이미 다른 관광 프로그램으로 마추픽추 여행을 마친 샌디에이고에서 온 복덕방 하는 아가씨와 뉴욕 투자회사에서 펀드매니저를 하는 아가씨 그리고 뉴욕에서 비즈니스 한다는 아가씨, 이렇게 3명은 안내인 네오의 인솔하에 마추픽추 쪽이 아니라 반대편 쿠스코 쪽으로 하이킹을 이어가게 되어 우리 일행은 9명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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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갈라지는 그 3명의 아가씨는 이틀 뒤 쿠스코 “사랑채”에서 있을 쫑파티에 꼭 참석하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깊숙하게 아마존 정글 속으로 들어와 손과 몸 여기저기에 모기들이 물어뜯은 흔적이 역력하지만 커피 농장의 또 새로운 경험이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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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질 커피농장 체험과 오후에 있을 코칼마요 핫 스프링스(Cocalmayo Hot Springs)에서의 온천욕 소개는 사진 분량상 다음 편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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