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날 트랙킹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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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에서는 5일간의 살칸타이 잉카 트레일을 통해 마추픽추로 가는 일정의 그 네 번째 날 잉카 트레이에서 시작하는 트랙킹 일정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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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날 루크마밤바(Lucmabamba)의 정글 돔(JUNGLE DOMES)에서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조리사가 해주는 마지막 아침 식사와 근사한 케이크를 먹었습니다. 조랑말이 나르던 우리의 짐도 버스에 실려 오늘 오후 우리가 트랙킹으로 도착할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의 한 호텔로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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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정글 트랙킹을 마친 후 11명의 일행은 안내인 후안 네오를 비롯한 조리사 조리사 보조 마부의 팁을 어떻게 줄 것인가 논의했습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페루도 팁 문화는 없습니다. 또 홀란드에서 온 커플도 홀란드에도 팁 문화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팁 문화가 있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팁 수입의 자진 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세무서가 매출의 15%를 팁 수입으로 간주하여 세금을 징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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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문화에 익숙한 미국 관광객들이 페루에 팁 문화를 은연중에 소개해놓아서 페루 사람들이 아예 대놓고 팁을 요구합니다. 아무튼 11명의 일행 중 캐나다 두 명과 홀랜드 커플 이렇게 4명은 팁에 인색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7명의 미국팀은 15%의 팁을 주는 게 어떤지를 논의했습니다. 그 논의 중에 홀랜드 커플이 끼어들었습니다. 결국 홀랜드 커플의 주장으로 트랙킹 비용의 10%를 일관로 각출하여 나누어 가지라고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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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늙어 빌빌거리는 저를 산속에 버려두고 가지 않은 안내인인 후안과 네오에게 따로 팁을 두둑하게 챙겨주었습니다. 아무튼 오늘의 트랙킹은 고도 4천 피트급 루크마밤바에서 고도 9천 피트에 이르는 락타파타(Llactapata, 8,974ft, 2,064m)까지 잉카 트레일을 이용하여 3시간 반에 주파합니다. 그리고 락타파타 정상에서 우리가 점심을 먹을 하이드로일렉트리카(Hidroelectrica, 5,809ft, 1,771m)까지 2시간에 걸쳐 내려가는데 총 8마일 12킬로 미터에 달하는 오늘의 오전 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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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일정은 하이드로 일렉트리카에서 기찻길을 따라 마추픽추 푸에블로 마추픽추 마을인 아구아수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 6,232ft, 1,900m)까지 4시간 정도 총 10마일 15킬로 미터를 하이킹하여 우리가 묵을 호텔에 도착하여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오후 일정으로 짜여 있었습니다. 잉카 트레일 입구 입산신고 사무소까지 이르는 동안 이 동네 닭들과 병아리 간혹 오리며 칠면조들이 우리 일행을 배웅하듯 길가에 늘어서 분주하게 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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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 트레일은 꼭 입산 명부를 여권번호와 함께 작성하고 하산 명부에도 기록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 인간의 배설물을 포함해서 들고 간 것 그대로 들고나와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잉카 트레일만 하는 팀은 포터들이 화장실도 들고 갔다 들고 온다고 하더군요. 포터들도 주황색의 잉카 트레일 포터 복장이 따로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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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에 들어서니 아마존 정글의 끝자락을 아쉬워하듯 야생으로 자라고 이는 바나나며 커피 열매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름답게 펼쳐진 우리의 근사한 트랙킹을 시샘하는 듯 시도 때도 없이 비가 퍼붓고 또 올라가면 갈수록 점점 기온도 떨어져 인내심 강한 사람만 모인 것 같은 우리 일행을 환장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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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중간마다 그곳에 사는 원주민이 운영하는 쉼터가 있어 들어가 보았지만, 주인장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후안이 추측하기론 비도 오고 등산객이 없어 필경 아랫마을로 일 보러 내려갔을 거라 합니다. 화장실 사용료로 2솔씩 받는다고 쓰여 있었지만 사용료를 지불할 사람도 장소도 없어 다들 본의 아니게 무료로 화장실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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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지막하게 스타벅스 커피도 한잔에 4솔씩 판다고 쓰여 있는데 10중 팔구 원두커피 진액에 더운물에 타 마시는 커피일 겁니다. 아무튼 우리는 퍼붓는 빗속의 강행군을 이어갔습니다. 판초의도 있었고 우비 바지며 윗도리도 있었지만 부츠 등산화까지 물에 젖은 생쥐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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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반 정도를 고통스럽게 오르고 나니 잉카의 돌덩이 석조물이 보이는 고도 9천 피트의 락타파타 유적지(Llactapata archaeological place)가 나타났습니다. 이곳에서 마추픽추 쪽으로 드디어 마추픽추(Machupicchu, 7,872ft, 2,400m)의 계단식 농경지가 아득하니 눈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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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락타파타 유적지는 미국 코네티컷의 주지사를 지냈던 히람 빙햄 3세(Hiram Bingham III, 1875.11.19~1956.6)가 1912년에 처음 발견했습니다. 이곳의 10개 정도의 석조 건물의 흔적은 잉카 족장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빙햄의 탐사가 조금 더 꼼꼼했다면 마추픽추와 락타파타 유적지의 연결고리는 70년 일찍 밝혀져서 서구사회에 소개되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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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h Thomson과 Gary Ziegler가 2003년 중반에 수행한 연구는 잉카 트레일을 따라 있는 락타파타의 위치가 마추픽추로 가는 여정에서 중요한 휴게소이자 성지임을 시사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조사를 통해 빌카밤바(Vilcabamba)로 이어지는 잉카 트레일의 연속으로 Machu Picchu와 연결된 구조 및 기능이 광범위하게 밝혀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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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락타파타 산등성이를 이어 마추픽추로 향하여 잉카 트레일을 이어가는 코스도 있지만, 우리 일행은 이곳에서 하이드로일랙트릭 기차역으로 하산하여 마추픽추 푸에블로 아구아수 칼리엔테스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짜여 있어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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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급한 하산길은 하산 속도도 높여 주었고 제게는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게 덜 고통스러워 즐겁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다 고도가 낮아지자 온도가 올라가고 수분공급도 하고 비옷도 벗고 할 겸 폐가 같은 곳에서 멈추었습니다. 그랬더니 폐가인 줄 알았던 곳에서 노인이 나와 물을 마시겠냐고 손짓을 보였습니다. 그렇겠다고 하니 얼려두었던 물 한 병을 건네고 손가락을 펴서 6개를 만들었습니다. 6솔이라는 이야기지요. 4솔이 1불이니 1불 50전에 시원한 물을 마시며 뒤이어 내려오는 제 각시를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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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이 이야기하기론 이 노인네는 여러 해 전에 부인이 작고해서 도시로 나가 살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 한참을 더 내려와 잠시 쉴 수 있는 해먹 침대가 설치된 식당에서 식사하고 노인이 얼려서 팔던 시원한 물이 그리워 같은 물을 달라고 했더니 미적지근한 물병을 노인의 2배나 되는 12솔이나 받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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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로일렉트리카의흔들다리를 지나 수력발전소 터빈을 돌리기 위해 산 반대편을 뚫어 나온 두 개의 큰 파이프가 마추픽추를 행해 위용을 펼치며 놓여 있는 산등성이를 옆으로 바라보며 입산 사무소에 하산 신고서를 작성하고 드디어 하이드로일렉트리카 (Hidroelectrica, 5,809ft, 1,771m) 기차역에 도착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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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로일렉트리카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는 날씨가 너무 화창했습니다. 더군다나 1시간 반은 기다려야 아구아수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 6,232ft, 1,900m)로 기차가 출발한다고 합니다. 제 각시며 일행들이 “걸어가지 뭐”하는 겁니다. 기찻길을 따라 아구아수 칼리엔테스로 가는 동안 비는 억수처럼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자갈로 이루어진 기찻길에 비까지 퍼부으니 이런 고행의 길이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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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 시간 반을 기다렸다가 기차를 탈걸. 기차길 하이킹을 하는 내내 한 30번은 후회를 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일행 모두가 그랬을 것 같았습니다. 더군다나 캐나다에서 온 멕시코 아이는 판초우나 우비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웃통을 벗은 체 하이킹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결국은 그 아이를 걱정한 제 각시가 수건을 내주고 저체온증을 걱정해 주었습니다. 하도 쏟아지는 비 때문에 중간에 우리 일행은 비를 잠시 피하며 쉬어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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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 제 각시는 후안에게 야단도 치고 여행회사에 항의하겠다고까지 하였습니다. 회사에 항의하면 자신은 잘린다면 사색이 되더군요. 결국, 회사에 항의는 안 하였지만 제 각시의 항의로 인해 빗속의 트랙킹은 분위기가 우울하게 마무리되어 버렸습니다. 제가 너무 빌빌거리며 오는 바람에 같은 일행들에게 피해가 너무 컸다며 제가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고 야단을 엄청나게 먹고 말았습니다. 정말 기차를 탓어야 했는데 또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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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물에 빠진 생쥐 꼴로 아구아수 칼리엔테스에 도착하였습니다. 제 각시에게 야단맞아 삐져버린 제 마음은 아랑곳하지도 않은 체 관광지 특유의 찰거머리 호객행위가 호텔까지 가는 동안 이어집니다. 호텔에 짐을 풀고 끈적끈적한 몸을 이끌고 근처 식당에 가서 저는 분위기라도 바꾸어 볼 양으로 기니피그 구이를 시켜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하지만 망친 기분 때문인지 모래알 씹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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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그 멕시코 아이 때문에 제 각시가 화를 낸 것인데 그 멕시코 아이는 속 숨어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지 않는 겁니다. 더군다나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의 에이미 쿠퍼를 연상케 하는 밴쿠버 아일랜드 출신 캐나다 여자아이는 락타파타 유적지 근처 쉼터 화장실에서 ‘금발의 백인인 자신이 화장실을 가면 이곳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는 둥 꼴값이 극에 달해 일행들의 짜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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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이야기를 꿔어 보면 30대 후반인 이 여자아이는 부친이 파나마에 산다고 합니다. 학교는 한 학기에 한 과목씩 들으며 여행도 다니고 버섯 환각 여행인 아야우아스카 (ayahuasca) 같은 걸 다니면서 마음을 다스린다는 둥 대화 나누기가 평범치 못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멕시코 아이도 40대 초반인 듯 한데 캐나다의 멕시코 유학생으로 한 학기 한 과목을 듣는다고 하고 애써 부자인 듯 행세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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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알려고 하지도 않았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자신이 비트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금괴처럼 보관하기는 최고’라는 겁니다. 그래서 컴퓨터 지갑이 깨지거나 비밀번호를 까먹으면 어떡하냐고 물어보니 ‘비밀번호는 금속판에 새겨서 보관’하고 돈을 대주는 사람 해서 멕시코에 하나 또 딴 나라에 하나 그리고 자기 해서 3명이 억세스해야 처리할 수 있게 한다고 어설픈 비트코인 강의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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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불법 자금을 운영하거니 아니면 일행들인 촬영감독에 리쿠리터에 복덕방에 펀드매니저에 사업가에 의사에 이벤트 기획전문가에 꿀리기 싫어서 이 늙은이를 붙들고 자신도 대단하다고 뻥을 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음이 뒤틀리고 너그럽지 못한 성품과 성격이 꼬일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겠지요. 아무튼, 크립토커런시에 관한 글은 저도 작성해서 제 블로그에 올려두기도 해서 그 멕시코 아이가 좀 측은한 마음이 들더군요. 하지만 제 각시도 ‘비트코인 부자라네’하며 혹하는 걸 보면 이런 게 통하긴 통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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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캐나다 여자아이는 쫑파티에 제가 직접 개인적으로 초대하지 않아 다른 일정을 이미 잡았다며 참석하지 않았고 또 멕시코 아이도 그 여자아이와 함께 왔고 자신도 따로 생각하며 여행할 거라며 빠져서 함께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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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러면 이번 여행의 완성품이 될 마지막 5일째 마추픽추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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