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날 마추픽추 입성
.
이번편에서는 5일간의 살칸타이 잉카 트레일을 통해 마추픽추로 가는 일정의 그 마지막 다섯번째 날 마추픽추(Machupicchu, 7,872ft, 2,400m)에 입성하여 마추픽추의 풍경 속으로 빠져들어 보겠습니다.
.
네번째 날 저녁 미리 살칸타이 트랙킹 회사에서 예약해둔 아구아수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 6,232ft, 1,900m)에 있는 호텔에서 샤워도 젖어서 굽굽한 옷가지들을 호텔방 여기저기에 널고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다시 4시에 기상하여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파추픽추로 가기 위해 우리 8명 일행은 호텔 로비에 모였습니다.
.
그동안 조랑말이 나르던 떠블백은 호텔에 맞기고 데이팩을 꾸렸습니다. 어제 하도 빗속에서 고생들을 한 탓인지 아무도 하이킹으로 마추픽추에 오르겠다는 일행은 없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마추픽추로 가기 위해 버스 정유장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버스 정유장에서도 여권을 보이고 마스크를 두개 겁쳐 쓴다음에 얼굴을 가리는 투명한 얼굴가리게를 쓰고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
페루에서는 기차나 버스 같은 공공운행수단은 페루 내국인과 외국인의 가격도 큰 차이가 나고 또 여권을 보여야 하고 여권번호까지 꼼꼼하게 적은 후에 탑승이 가능했습니다. 걸어오르면 1시간 정도 걸리고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는데 버스 탑승수속이 번거로와 도착하는데 20분보다는 한참 더 걸린것 같았습니다. 마추픽추는 하루 입장객수를 조절한다고 하는데 COVID 덕분인지 한적하게 마추픽추를 돌아볼수 있었습니다.
.
마추픽추 입구에 도착해서도 입장권을 구입하는데 또 여권을 보여야 하고 신상을 다 기제한 후에 입장권을 구입하여 마추픽추에 입장할수 있었습니다. 입장하면서 보니 잉카 트레일을 통해서 마추픽추에 이르는 산등성이들이 파추픽추를 끼고 요세처럼 둘러쳐져 있었습니다. 입장하여 일방통행길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는데 저 멀리 우리 일행이 어제 빗속을 뚤고 왔던 락타파타(Llactapata, 8,974ft, 2,064m) 꼭데기가 왼쪽으로 보입니다.
.
그리고 그 락타파타 산등성이를 따라 우리 일행이 어제 점심을 먹었던 하이드로일렉트리카도 보입니다. 그 산등성이에는 수력발전을 위해 산반대편에서 물을 끌어오는 거대한 파이프 두개가 나란하게 보입니다. 마추픽추에서 바라보니 그 웅장한 파이프가 아주 왜소해 보였습니다.
.
구질구질 비가 좀 뿌리기는 했지만 햇살이 비추며 마추픽추의 전경이 아름답게 눈앞에 펼쳐졌습닏다. 다들 언제 개고생을 했었냐는 듯 셀폰을 들이대며 원없이 또 한없이 마추픽추의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습니다. 촬영감독 젊은이는 어느사이 긴 랜즈가 달린 카메라를 뽑아 작품사진 촬여에 빠져들었습니다.
.
안내인 후안도 제 각시가 살칸타이 트랙킹 회사에 컴프레인 할까봐 주눅들어 있던 표정을 벗어버리고 신바람이 나서 우리 일행을 이끌며 재미있고 흥미 진진하게 막추픽추 구석구석을 설명해가기 시작했습니다.
.
제일 먼저 우리 일행을 반기는 건 이곳 계단식 밭에서 키우는 라마들이 었습니다. 홀란드 의사 아줌마는 어느사이 리마가 짝짖기를 하는 하는 사진도 남겨 자랑을 했습니다. 저는 나이를 먹을 만치 먹어도 유교의 흔적인지 참으로 민망스러워 쉽게 촬영이 되지 못했는데 그에 무관한 서구인들에게는 그 마저도 추억의 한순간이 되는 모양입니다.
.
마추픽추를 돌아보는 일방통행길 요소요소마다 마스크를 착용한 경비원들이 마스크를 벗지 못하게 하고 또 관광객들이 경로를 이탈하지 못하도록 호각도 불고 손을 들어 막아서며 통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체사진이나 기념사진을 찍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얼굴이 드러나게 사진 찍는걸 허용하여 주기도 했습니다. 더하여 우리 일행을 모두 세워두고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습니다.
.
그 순박한 마음이 고마워 사진을 찍어준 경비원과는 마스크를 착용한체 였지만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답니다. 그 뒤에 후안이 태양신을 모신다는 알파벳 P자 같은 석조물도 사진에 담았습니다.
.
이 마추피추는 고도 2400미터로 쿠스코에서112km 떨어져 있는 총 면적은 40만 제곱 킬로미터 넓이의 1만명 정도가 살수있는 산봉우리 요새도시입니다. 우리 일행이 지나 온 아마존 강의 원류인 우루밤바 강 위의 절벽에 세워져 있습니다. 아래 쪽에서는 계단식 농경지나 좀 보일까 도시 자체는 도저히 볼수가 없습니다.
.
그러니 스페인 정복자들이 올수도 없었고 또 파괴의 손길이 닿지 않아 아직도 잉카 문화의 석조 유적을 고스란히 보존한 곳입니다. 히람 빙햄 3세가 1909년에 원주민 어린아이 손에 이끌려 이 마추픽추를 방문하여 마추픽추의 흔적을 확인했고 1911년에 예일대 교수과 탐사팀을 꾸려 얼추 마추픽추를 세상에 알릴수 있었습니다.
.
그 이후52년뒤인 1964년 미국의 고고학자 진 사보이는 마추픽추 유적지를 본격적으로 발굴하여 규모면에서 넓이가 1km에 달하는 석조 건축물들을 찾아내는 등 마추픽추 도시 자체를 발굴할수 있는 여러 결정적인 증거를 발굴해낼수 있었습니다. 1988년 탄소동위원소 연대측정을 통하여 잉카제국이 형성되기 6백년 전인 서기 800년에 정착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
이후 히함 비프만이라는 교수는 ‘마추피추는 잉카문명의 전단계로 잉카의 기원이며, 1300년경 버려진 것을 스페인 침공을 계기로 망코 잉카가 재점유하여 1543년경 다시 건설하였다’고 합니다. 또 ‘마추피추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커다란 층계와 높은 방호 벽, 그리고 수로에 의하여 북부와 남부의 두 부분으로 크게 나뉘어져 있고, 남쪽으로는 고지대 농업지구와 저지대 농업지구가 있고, 북쪽은 도시구역이’라고 합니다.
.
이 도시구역은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서부 도시구역인 하난(Hanan)과 동부 도시구역인 후린(Hurin)으로 나뉩니다. 서부도시구역이 주로 사원, 왕궁, 탑, 그리고 귀족계급을 위한 권위적이고 종교적인 건물이 세워진 반면 동부도시구역은 일반대중들을 위한 주거와 작업장 그리고 거주민의 통제를 위한 건물군으로 계획되었습니다.
.
이 도시로 들어오는 길에는 통나무다리가 있는데 적군이 침입해 오면 이 통나무를 치워 길을 끊었다고 합니다. 태양의 신전, 지붕없는 집, 산비탈의 계단식 밭, 농사를 짓는데 이용된 태양 시계, 콘돌 모양의 바위, 피라미드 등의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 마추픽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모니모니해도수준 높은 건축 기술입니다.
.
커다란 돌을 다듬는 솜씨가 신비스러울 정도로 정교합니다. 각 변의 길이가 몇m나 되고 모양도 제각각인 돌들을 정확하게 잘라 붙여서 성벽과 건물을 세웠습니다. 그것도 종이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단단히 붙어 있습니다. 젖은 모래에 비벼서 돌의 표면을 매끄럽게 갈았다고 합니다.
.
또 가파른 산비탈에 계단식 밭을 만들고 여기에 배수시설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마추픽추의 건축물에서 가장 특이하고 기이한 형태는 모든 건물에 벽감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벽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결같이 사다리꼴 형태로 위보다 아래가 넓은 안정된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
학자들이 주장하기로는 이 벽감의 큰 것은 미라나 사제들의 물품을 보관하는데 사용되었고 작은 것들은 가정의 우상이나 일반 물건을 놓았다고 하는데 아직도 확실하게 그 용도가 무엇인지 규명되지는 않았다고 하더군요.
.
1909년 마추픽추를 처음 발견한 미국 코네티컷의 주지사를 지냈던 히람 빙햄 3세(Hiram Bingham III, 1875.11.19~1956.6)은 1912년에는 우리 일행이 거쳐왔던 락타파타 유적지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는 고고학적이고 인류학적인 학술적인 발굴에서 벗어나 엄청난 양의 유물을 예일대학으로 빼돌리기에 급급했습니다.
.
아직도 페루 정부는 미국을 향해서 잉카 문화재를 돌려달라고 애원하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오마바 행정부때는 오바마가 페루를 방문할때 예일대가 소장한 잉카 문화재를 잠시 페루에 가져와 잠시 전시하고는 다시 예일대로 자져간게 전부라고 하더군요. 약소국의 비애가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
후안이 어찌나 설명을 잘하는지 우리 일행은 마추픽추의 시간 여행 속에 빠졌다 나온 느낌이었습니다. 해를 묶는 돌이라는 해시계는 마추픽추 계단의 농경지에서 작물을 재배할때 사용했다고 하는데 아이폰의 나침판과 고도계로 측정해 보니 한치의 오차도 없이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
이 해시계와 함께 달력도 발견되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중요한 위치에 잘 건축된 태양의 신전과 이 해시계 그리고 달력으로 보아 잉카인들은 태양력을 사용했음이 자명해집니다. 이 태양의 신전의 문과 창문같은 구멍들은 어느 문과 구멍으로 물건을 넣어도 이 태양의 신전안을 빙글빙글 돌아 통로의 반대편으로 빠져나가게 설계되어 있기도 합니다. 잉카인들의 과학적인 지식도 신기할 뿐입니다.
.
이 태양의 신전 지하에서는 제사를 지내던 제단과 미이라들이 발견되었다고 하더군요. 왕이나 제사장의 무덤으로 쓰였고 이 마추픽추에서 이 태양의 신전이 가장 중요한 역활을 했던거 같습니다. 또한 태양의 신전을 건축한 석제들은 다른 석조물에 비해 윤기가 날 정도로 연마도 되어있고 아귀도 잘 맞추어져 있어서 정성을 다해 건축했음도 여실하게 알수가 있었습니다.
.
콘돌의 신전이라는 곳은 아마도 감옥으로 사용되었을 법한 감옥의 통로도 보였습니다. 마치 다듬다 만 석조물처럼 놓여있는 것도 죄를 진 사람에게 위압감을 줄만 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마추픽추도 중간쯤 돌아도 돌길을 걷는 거라 다리가 묵직해 집니다. 이곳까지 걸어서 오지않고 버스를 타고 오길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후안의 안내를 받으며 한 6 킬로미터(4마일) 정도를 오르고 내리며 마추픽추를 구석구석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원 없이 구경을 하였습니다.
.
마추픽추 구경을 마치고 버스로 다시 이구아수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 6,232ft, 1,900m)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기차를 타고 오얀타이탐보(Ollantaytambo, 8,950ft, 2,750m)까지 와서 그곳에서 여행사의 버스를 타고 쿠스코로 돌아왔습니다.
.
제가 초대한 한국식당 ‘사랑체’ 저녁 식사에는 캐나다 출신 늑각이 여학생과 그 여학생의 멕시코 출신 늑각이 남학생 남자친구가 따로 제게서 개별적으로 초대를 받지 못했다고 빠졌습니다.
.
샌디에고에서 온 부동산 하는 여자아이는 버섯 환각 여행이라는 아야우아스카에 참여한다고 떠나 참석을 못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
등산팀 8명과 후안과 네오 등반 안내 2명 그리고 비행기 탑승을 위해 COVID 검사를 하러 온 페루 간호사 1명 총 11명이 떡볶이 3인분, 파전 2인분, 불고기 2인분, 비빔밥 1인분, 제육 복음 2인분, 양념치킨 2인분과 설렁탕 국물과 된장 국물 그리고 밑반찬 또 소주 4병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
젊은 친구들이라 2차를 간다하여 저와 제각시는 식사를 마친 후 호텔로 돌아와 후식을 취했습니다.
.
아무튼 일생에 한번은 와봐야 한다는 마추픽추에 왔고 알차게 구경을 하였습니다.
.
덜렁 기차타고 버스타고 마추픽추에 와서 사진이나 덜렁 찍고 갔다면 험준한 살칸타이 고개를 넘고 아마존 정글을 지나 고도 5천피트를 오르내리는 락타파타를 거치는 잉카인들이 지나왔을 험준한 일정을 음미해볼 기회는 영영 없었을 겁니다.
.
이 트렉킹을 준비하느라 매주 토요일 집 근처 또 세꼬야 팍, 맘머스레익 하이킹으로 나름 훈련을 했는데도 조랑말의 힘도 빌리고 기차를 타지 않은 걸 무척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
어느 분들은 정신력 문제라고 합니다. 하지만 2016년 이후 등산클럽에 가입하여 등산하면서 정상에 꼭 올라야 하는 정상도전병에 걸린 분들이 간혹 심정지로 작고하는 걸 여러 번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
힘들면 포기할 줄 아는 것도 대단한 용기입니다.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기쁨이면 족한 법입니다.
.
Salkantay Inca Trail to Machu Picchu 5 Day Trip 이후 이틀 정도 다 보지 못한 쿠스코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려고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쿠스코에서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s)’를 찍는다고 쿠스코 광장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통제를 하는 바람에 미리 통째로 끊어놓은 박물관이며 유적지를 절반도 보지 못하고 다시 “사랑채”에 들러 설렁탕 한 그릇을 더 채우고 쿠스코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
몸무게는 10파운드 정도가 빠진 것 같고 혈압도 20 정도가 내려간 듯 합니다. 돌아와 정리하는 주말에 저는 기력이 달려 주말 산행을 포기했고 제 각시는 산타 크루즈로 달려갔습니다.
.
남아있는 사진들도 소개할만 하다고 생각되면 정리해서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