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3_미국이야기

[스테판 패독 (Stephen Paddock)과 바륨(Valium)]

忍齋 黃薔 李相遠 2017. 10. 1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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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무차별 총격으로 58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스테판 패독 (Stephen Paddock)의 이야기가 쉴 새 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64살의 은퇴한 회계사인 그는 모든 회계사가 그러하듯 피곤할 정도로 꼼꼼하게 자신의 재산을 증식했다고 합니다. 2번의 결혼은 실패하고 자식도 없고 외롭게 도박이나 하며 살아가던 중 늙은이였습니다. 그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중에 불안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바륨을 장기 복용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눈을 사로잡습니다. 

바륨(Valium)은 일반적으로 진정 효과를 제공하는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입니다. 일반적으로 불안 장애, 알코올 금단 증후군, 벤조다이아제핀 금단 증후군, 경련, 발작, 불면증, 하지불안 증후군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 치료에 사용됩니다. 제 어머니가 60대에 바륨 처방을 받아 그 바륨을 끊으시느라 고생을 했고 또 마침 지난달 바륨에 대한 게시글(http://blog.daum.net/enature/15854701)을 써서 그 바륨이 어떤 약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바륨은 1963년 출시 이후로 세계에서 가장 흔히 처방되는 정신신경안정제 약물들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불안 장애'를 치료한다는 바륨은 '불안 장애'를 가속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물론 중독성으로 인해 갑자기 투여를 중지했을 경우 금단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점차 바륨양을 줄여가며 끊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스테판 패독의 나이 때인 6~70대 한국 할머니들의 약 보따리에는 바로 이 바륨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제 어머니도 60대에 이 바륨을 드시다 끊으려고 고생을 많이 하신 게 기억이 납니다. 한국은 마치 바륨 공화국인 양, 화병 많은 여인네가 늘 "우리 동네 병원 최고, 거기 약만 먹으면 아픈 게 씨 슨 듯 다나" 만병통치약인 듯 바륨 처방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한국인들의 의료상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한국은 바륨 공화국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스테판 패독의 학살극과 그가 바륨을 장기 복용했다는 기사를 읽으며 바륨과 그의 광란이 무관하지 않은 듯하여 한국의 만병통치약 바륨 처방을 떠 올려 봅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부모님이나 부인 또는 본인이 복용하는 약 중에 혹시 바륨이 처방되어 있나 살펴보시고 있으면 무엇 때문에 처방받았고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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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반감기

Eric Cha 닥터리, 좋은 정보입니다. 3년간 마취교육을 받은 입장에서 사족을 달자면, 아티반으로 불리는 로라제팸이나 레스토릴로 불리는 테마제팸, 그리고 과거에 흔히 쓰이던 자낙스(알프레이졸램; 알프라졸램)등등보다도 반감기가 너무 길다보니 (1/2 life가 짧을수록 clean med라고 합니다) 바리움을 장기복용하는 환자들에게 부작용이 많다고 보고됩니다. 우리끼리 용어로 해피주스라도 부르는 미다졸램같은 경우는 반감기가 2-3시간정도로 워낙 짧기에 하루만 지나면 체내에서 거의 배출되므로 수면내시경에 많이 사용합니다. 바리움의 반감기는 거의 30-45시간 (=일단 복용하면 몸에서 98%가 빠져나가는데 거의 열흘이 걸린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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