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3_미국이야기

[이스트 팔로알토]

忍齋 黃薔 李相遠 2017. 12. 15. 01:41
반응형


한국에서는 부동산투자 하면 마치 경제정의를 침해하는 인식들이 있어 한국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가 참으로 거시기 하다. 하지만 세계의 자본들이 주목하는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지역의 부동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14년 전 이 지역으로 전근을 와서 집을 구할 때 나는 경제적인 박탈감에 삶의 의욕을 상실할 지경이었다. 동부에서 살 때 30만 불을 들여 방 5개에 화장실 3개에 별채까지 지어 오는 손님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집을 가지고 있었다. 

전근을 오면서 35만 불에 팔아서 그 돈으로 다운페이 해서 집을 사면 되겠지 했다. 그런데 그 돈으로는 개집도 사기 힘들었다.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 때문에 학군이 좋은 팔로알토에 세를 살면서 꾸준히 집을 살 궁리를 했지만 판잣집 수준의 아이클리어(eichler) 집이 60만 불을 넘었고 좀 살만한 집은 80만 불이 넘었고 그것도 웃돈을 주고 경쟁을 해야 겨우 살 수 있었는데 난 집사기를 포기했다. 그런 집들이 지금 2.6밀리언 이하가 없으니, 그때 손가락을 빨며 사는 한이 있어도 판잣집이라도 샀어야 했다고 아직도 자책한다. 

연봉 10만 불이면 실리콘밸리 지역에서는 홈리스란 말이 실감이 났다. 물론 주변에 아프리칸 아메리칸 분들이 많이 사는 곳은 충분히 집을 살 수는 있었지만 나 역시 백인문화에 세뇌가 되어 그곳에 집을 살 생각을 하지 못했다. 대신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멕시코 연안 지역에 쉘터에 살고있는 이재민들을 위해 앨라배마에 2체 미시시피에 2체 총 4체의 집을 지어 싼 가격에 살도록 했다. 휴메니테리언 프로젝트라고 내가 손해 보는 좋은 일을 했다. 

그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건이 터졌다. 그런데 이 실리콘밸리 지역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집값이 오히려 더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인생을 헛살았음을 깨달았다. 바로 실리콘밸리 근처의 안 좋은 지역에 집을 사기 시작했다. 백인문화에 세뇌된 사람들이 무섭다고 근처도 안 가는 곳을 공략했다. 오클랜드, 리치몬드 그리고 이스트 팔로알토.
.
이스트 팔로알토는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이어주는 반도 땅에 마지막 남은 내가 집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었다. 그리고는 남미 출신에게 세를 주었다. 그런데 그사이에 페이스북 본사가 들어오고 아마존이 빌딩을 지어 이스트 팔로알토로 들어왔다. 이스트 팔로알토에 살던 아프리칸 아메리칸들은 집을 팔고 안티옥이나 스탁톤 등으로 빠져나갔다. 

예전에 있던 게토 지역은 사라졌고 흔히 이야기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이루어졌다. 지금은 건설노동자나 식당 노동자 또는 청소노동자를 하는 남미 출신들이 인구의 70%에 육박한다. 아프리칸 아메리칸들은 5%대로 떨어졌고 아시안이 8%가 되었다. 나머지는 IT 기업에 종사하는 백인들. 

내년 2월이면 이곳에 새로운 조닝코드가 시의회를 통과한다. 이 조닝코드는 주민공청회 등을 거처 무려 3년이 넘게 걸렸다. 그 마지막 최종안이 시 웹페이지에 걸려서 마지막 주민들의 의견을 지난달 받아서 올려져 있다. 그래서 90년이 넘은 집을 돈을 들여 고칠 수가 없었다. 그 안대로라면 3층짜리 집을 6개를 짖기에는 땅이 쪼금 부족하고 5체를 짖기에는 많이 남는다. 

그 조닝은 3년 전 내가 공청회에 참석해서 도시 스카이라인과 도심부터 5층(상가), 4층(복합), 3층(미디움덴시티), 2층, 단층 등 도시계획을 설명하고 관철한 조닝이다. 관심 있는 수많은 한국교민에게 이야기해주었는데 실제 이곳에 집을 사서 들어오거나 세를 주고 있는 한국계 교민은 손꾸락에 꼽을 정도로 아직도 백인문화에 젖어있다. 

지금 현재 잘 사면 70~80만 불에 때려 부수고 다시 지을 집 하나는 살 수가 있다. 예전보다 많~이 오른 가격이지만 이 페닌슬라 안에 밀리언 아래의 집값은 이곳이 유일하다. 이미 팔로알토(2.6밀리언 이하의 집은 없다)에 집을 소유해서 재미를 본 사람들이 오픈 하우스를 하면 기웃거린다. 실리콘밸리 지역에 있는 한국계도 좀 많이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 알려준다.
.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