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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부동산투자 하면 마치 경제정의를 침해하는 인식들이 있어 한국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가 참으로 거시기 하다. 하지만 세계의 자본들이 주목하는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지역의 부동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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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전 이 지역으로 전근을 와서 집을 구할 때 나는 경제적인 박탈감에 삶의 의욕을 상실할 지경이었다. 동부에서 살 때 30만 불을 들여 방 5개에 화장실 3개에 별채까지 지어 오는 손님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집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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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을 오면서 35만 불에 팔아서 그 돈으로 다운페이 해서 집을 사면 되겠지 했다. 그런데 그 돈으로는 개집도 사기 힘들었다.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 때문에 학군이 좋은 팔로알토에 세를 살면서 꾸준히 집을 살 궁리를 했지만 판잣집 수준의 아이클리어(eichler) 집이 60만 불을 넘었고 좀 살만한 집은 80만 불이 넘었고 그것도 웃돈을 주고 경쟁을 해야 겨우 살 수 있었는데 난 집사기를 포기했다. 그런 집들이 지금 2.6밀리언 이하가 없으니, 그때 손가락을 빨며 사는 한이 있어도 판잣집이라도 샀어야 했다고 아직도 자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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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0만 불이면 실리콘밸리 지역에서는 홈리스란 말이 실감이 났다. 물론 주변에 아프리칸 아메리칸 분들이 많이 사는 곳은 충분히 집을 살 수는 있었지만 나 역시 백인문화에 세뇌가 되어 그곳에 집을 살 생각을 하지 못했다. 대신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멕시코 연안 지역에 쉘터에 살고있는 이재민들을 위해 앨라배마에 2체 미시시피에 2체 총 4체의 집을 지어 싼 가격에 살도록 했다. 휴메니테리언 프로젝트라고 내가 손해 보는 좋은 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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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건이 터졌다. 그런데 이 실리콘밸리 지역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집값이 오히려 더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인생을 헛살았음을 깨달았다. 바로 실리콘밸리 근처의 안 좋은 지역에 집을 사기 시작했다. 백인문화에 세뇌된 사람들이 무섭다고 근처도 안 가는 곳을 공략했다. 오클랜드, 리치몬드 그리고 이스트 팔로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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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 팔로알토는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이어주는 반도 땅에 마지막 남은 내가 집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었다. 그리고는 남미 출신에게 세를 주었다. 그런데 그사이에 페이스북 본사가 들어오고 아마존이 빌딩을 지어 이스트 팔로알토로 들어왔다. 이스트 팔로알토에 살던 아프리칸 아메리칸들은 집을 팔고 안티옥이나 스탁톤 등으로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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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있던 게토 지역은 사라졌고 흔히 이야기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이루어졌다. 지금은 건설노동자나 식당 노동자 또는 청소노동자를 하는 남미 출신들이 인구의 70%에 육박한다. 아프리칸 아메리칸들은 5%대로 떨어졌고 아시안이 8%가 되었다. 나머지는 IT 기업에 종사하는 백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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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이면 이곳에 새로운 조닝코드가 시의회를 통과한다. 이 조닝코드는 주민공청회 등을 거처 무려 3년이 넘게 걸렸다. 그 마지막 최종안이 시 웹페이지에 걸려서 마지막 주민들의 의견을 지난달 받아서 올려져 있다. 그래서 90년이 넘은 집을 돈을 들여 고칠 수가 없었다. 그 안대로라면 3층짜리 집을 6개를 짖기에는 땅이 쪼금 부족하고 5체를 짖기에는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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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조닝은 3년 전 내가 공청회에 참석해서 도시 스카이라인과 도심부터 5층(상가), 4층(복합), 3층(미디움덴시티), 2층, 단층 등 도시계획을 설명하고 관철한 조닝이다. 관심 있는 수많은 한국교민에게 이야기해주었는데 실제 이곳에 집을 사서 들어오거나 세를 주고 있는 한국계 교민은 손꾸락에 꼽을 정도로 아직도 백인문화에 젖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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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잘 사면 70~80만 불에 때려 부수고 다시 지을 집 하나는 살 수가 있다. 예전보다 많~이 오른 가격이지만 이 페닌슬라 안에 밀리언 아래의 집값은 이곳이 유일하다. 이미 팔로알토(2.6밀리언 이하의 집은 없다)에 집을 소유해서 재미를 본 사람들이 오픈 하우스를 하면 기웃거린다. 실리콘밸리 지역에 있는 한국계도 좀 많이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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