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0. 韓山李氏/_071 서화보따리

회정(褱亭) 정문경(鄭文卿, 1922~2008) 선생 작품

忍齋 黃薔 李相遠 2020. 10. 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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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원 선생 유품 보따리에서 또 하나의 보물이 보인다. 바로 회정(褱亭) 정문경(鄭文卿) 선생의 전각 작품이다. 회정 선생은 1922년 충남 청양(靑陽)에서 태어났다. 서울의전(醫專)을 졸업한 의사인 선생은 의사로서의 부귀한 삶도 내던지고 일찍부터 전각에 심취하여 전각예술에 몰입한 사연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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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 회정 선생이 전각에 뛰어든 사연을 설명하시기를 6.25 부산피난시절에 우연히 구한 제백석 인보를 보면서 시작되었는데, 제백석에게 직접 지도를 받지 못했으나 평생 마음의 스승으로 삼아 정신적으로 사숙(私淑)하여 스스로 일가(一家)를 이루었다고 하셨다. 회정 선생이 백석(白石)의 인예(印藝)에 얼마나 심취해 있었던지 어느 날 밤 꿈속에 백석 노인을 만났는데 그가 손수 그림 한 폭을 그려서 도장을 찍어 주려는 찰나 너무도 기쁜 마음에 그만 놀라 그 꿈을 깨었다고 한다. 이를 기념하여 몽백(夢白)이라는 호(號)를 지어 스스로 그 연유를 기념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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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말하길 회정 선생의 전각풍(篆刻風)은 제백석 인풍(印風)의 영향으로 칼 맛의 깔깔하고 순수함을 그대로 드러내 거세고 강인해 보이는 기백 있는 획을 구사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한국 고인(古印)에 새겨진 뉴(鈕)의 각법과 그 조형성을 체계화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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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정 선생은 1969년에는 ‘한국전각학연구회(韓國篆刻學硏究會)’를 창립하여 회장으로 후진양성에 앞장섰으며, ‘동아미술제(東亞美術祭)’에 전각부분 신설되도록 힘썼다. 아울러 전각공모전인 ‘전연대상전(篆硏大賞展)’을 개최하고, 인보(印譜) 및 전각회원지를 발행하여 전각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평생을 기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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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정 선생의 저서(著書)로는 "인각교범(印刻敎範)"이 있으며, "정문경인집(鄭文卿印集)"이 1983년에 발행되었다. 회정 선생의 문하(門下)로는 현담(玄潭) 조수현(曺首鉉), 농산(農山) 정충락(鄭充洛), 고암(古岩) 정병례(鄭昺例), 사곡(砂曲) 이숭호(李崇浩) 선생 등이 있다. 회정 선생은 2008년 7월 12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또 다른 전각의 나라로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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