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0. 韓山李氏/_091 지운서화

[지운(芝雲) 김철수(金綴洙, 1893~1986) 선생의 求者得之(구자득지) 서화 작품]

忍齋 黃薔 李相遠 2021. 1. 11.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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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後白(이후백)의 求者得之(구자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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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孟子)의 진심장구상(盡心章句上) 3번째 첫 구절에 ‘孟子曰求則得之(맹자왈구즉득지)’가 나온다. 지운 선생이 고작 선문답처럼 성경 구절처럼 ‘구즉득지(求則得之)*, 구하면 얻을 것이다’라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고리 같은 휘호를 남겼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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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의 생전 말씀이나 품성으로 볼 때, 이는 栗谷(율곡) 李珥(이이)의 石潭日記(석담일기)에 나오는 이후백(李後白)의 이야기를 하시고자 함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求者得之(구자득지)’로 압축하셨을 거다. 석담일기는 율곡 선생이 관직 생활 중에서 보고 들은 것과 경연에서 강론한 내용을 날짜별로 기록한 일기다.

석담일기에는 당대를 이끌어간 적지 않은 인물이 나오는데, 대부분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혹평이다. 그런데 유독 청백리 문신인 이후백(李後白)에게 만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글은 이후백이 관리의 선발을 책임지는 이조판서로 있을 때 얼마나 공정한 인사를 하였는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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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後白(이후백), 爲吏判(위이판), 務崇公論(무숭공론), 不受請託(불수청탁). <중략> 一日(일일), 有族人往見(유족인왕견), 語次示求官之意(어차시구관지의), 後白(후백), 變色(변색), 示以一錄(시이일록). 後白(후백), 曰(왈): “吾錄子名(오록자명), 將欲擬望(장욕의망), 今子有求官之語(금자유구관지어), 若求者得之(약구자득지), 則非公道也(즉비공도야). 惜乎(석호)! 子若不言(자약불언), 可以得官矣(가이득관의).” 其人(기인), 大慙而退(대참이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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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백이 이조판서가 되었을 때, 공론을 힘써 숭상하여 청탁을 받지 않았다. <중략> 하루는 어떤 친척이 찾아가 뵙다가 말이 차츰 벼슬을 구하는 뜻을 보이니, 후백이 표정이 변하며 하나의 기록을 보였다. 후백이 말하길, “내가 그대의 이름을 기록하여 장차 관직에 추천하고자 하였는데, 지금 그대가 벼슬을 요구하는 말이 있으니, 만약 요구한 사람이 얻는다면 공정한 도리가 아니다. 애석하다! 그대가 만약 말하지 않았다면 관직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사람이 크게 부끄러워하며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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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고 불공정(不公正)한 인사로 나라나 조직이 시끄럽다. 혹자는 인사권자가 어느 정도 재량(裁量)을 발휘(發揮)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문제는 공정성(公正性)이다. 유능한 사람이 부당한 처사로 탈락한다면 어찌 그 나라나 조직이 발전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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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현 정권 하에서 밤낮없이 한 인물에 대한 떠도는 말이 어지럽다. 이 인사는 법망을 피해 해외를 떠돌다가 객사한 한보그룹의 정태수의 ‘가방모찌’로 惡자와 善자를 막론하고 어디에 먹이고 緣을 이어야 하는지를 잘 알았다 한다. 그래서 아파트 상가에서 허름하게 시작한 한보를 재계서열 18위의 대기업으로 키우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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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자가 히말라야 등산도 함께하며 킹메이커가 되어 정권을 창출했다고 한다. 참으로 대단한 인사다. 한자리 차기 하기에 민감한 주위의 지인들이 나에게조차 그자를 알면 소개하여 달라고 했으니 그 말이 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운 좋게 그자를 만난 인사는 꿈에 그리는 한자리를 차지했다. 그것도 한두 사람이 아니고 여러 명이 말이다. 이제 그 인사가 소문에 떠밀려 미국행을 한다고 한다. 차기 정권의 킹메이커를 하겠다는 여운을 남기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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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사가 대단함을 유감없이 발휘한 건 알겠지만 그런 공정한 인사정책을 교란당한 나라 꼴은 뭐가 되겠는가? 오죽하면 임기 중 IMF 위기를 맞아 욕을 먹는 김영삼 대통령도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을 했을까? 우리가 지운 선생이 내린 휘호 ‘求者得之(구자득지)’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겨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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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則은 음가가 둘 - 1. 칙 : 법(法), 2. 즉 : 접속사로 '곧(=卽)' 求則得之(구즉득지) 구한다면 곧 ~ * 접속사 (양금섭 선생님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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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文在寅, 1953년 1월 24일 ~ ) 대통령과 히말라야 함께 갔던 양정철 -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2016년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을 갔을 때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함께 찍은 사진.
양정철 (楊正哲, 1964년 7월 4일 ~ ) 전 한보 가방모찌, 전 민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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