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만두 빚는 여자

忍齋 黃薔 李相遠 2006. 9. 6. 12:48
반응형

 

책소개
2001년 장편 「비둘기집 사람들」로 삼성문학상을 수상했고, 장편 「바람의 노래」를 발표해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예사롭지 않은 솜씨로 언론의 시선을 모았던 소설가 은미희의 첫번째 소설집. 작가는 이 책에 실린 작품들에서 역시 이전의 장편들에서 보여주었던 지난한 생의 그림자에 대한 고유의 진지한 성찰을 유감없이 나타내고 있다.

<만두 빚는 여자>외 아홉 편의 작품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인물들과 그들의 가슴 저변에 자리 잡고 있는 쓸쓸함에 대해 그리고 있다. 생의 한때 누구나 지독한 아픔들을 한번쯤은 겪게 마련이라지만, 그들이 감당해 내야 하는 아픔의 크기는 각각 다르다.

죽음을 앞두고 느끼는 상실감, 마음을 다 주어 사랑했던 이들에 대한 배신감, 평생을 두고 그리워할지언정 단 한 번의 만남도 허락되지 않는 이에 대한 보고픔, 곁에 있는 것의 소중함에 대한 망각, 그리고 그에 따른 후회 등 평범한 듯하지만, 소유하고 있는 이에게 있어서는 결코 평범할 수 없는, 그리고 언전히 치유될 수 없는 그들의 다양한 상처가 은미희만의 언어로 표현된다.

지은이 소개
은미희 - 1960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광주 MBC 라디오 성우와 '전남매일'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1996년 단편 「누에는 고치 속에서 무슨 꿈을 꾸는가」로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1999년 단편 「다시 나는 새」로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소설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비둘기집 사람들」로 2001년 삼성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지은 책으로는 「소수의 사랑」「바람의 노래」등이 있다.

책 표지 글
삶의 구상과 신화적 형상이 기묘하게 어우러진 이야기가 무미한 일상을 전격한다. 열망을 억누른 현실에서 틈을 내어 탈주하려는 꿈은 곧 원형의 관념을 돌이킨다. 삶의 구석을 세심하게 응시하여 섬세하게 묘사한 작가의 필력에 힘입어, 그 관념은 사뭇 흥미 진진한 이야깃거리로 변주된다. 그 이야기들을 읽는 동안 한눈팔 수 없었다. _ 장일구, 문학평론가

자기애 및 자의식의 과잉 노출 현상이 현저한 작금의 소설들 가운데서, 은미희의 문학적 진정성을 향한 외로운 싸움은 각별하게 소중하다. 그에게 현실의 세상은 비의 천지이다. 비에 끊없이 침몰해 가는 현실의 벼랑 끝에서도, 그의 주인공들은 한사코 황금빛 사막의 꿈을 포기하지 ?榜쨈? 폭우가 한바탕 휘몰아쳤다 떠나고 나면 생명의 신비가 요술처럼 펼쳐지는 불가해한 땅. 그러나 죽음이 삶보다 가까운 그 땅에 놀랍도록 질긴 생명력이, 결코 사멸하지 않는 생의 의지가 숨어 있음을 우리는 대부분 오래전 망각해 버렸다. 은미희는 쏟아지는 빗속에 서서 절박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소리친다. 죽음 속에서 다시 삶을 피워 올리는 아프리카의 신비, 그 경이로운 생명력을 바로 우리의 캄캄한 자궁 속으로부터 불러내라고. _ 임철우, 소설가

홀로 자신을 만들어 내고 자신과 결혼하며 홀로 임신하고 스스로 죽는다는 푸른 뱀 우로보로스. 은미희는 푸른 뱀의 저주받은 운명을 거부하면서 상처와 소외로 누더기가 된 생에 뿌리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인물형을 창조해냈다. 하지만 어쩌랴, 푸른 뱀의 몽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생은 그저 척박하고 누추한 것을. 저 푸른 뱀이 그려내는 안타까운 궤적이야말로 은미희 소설이 이루어 낸 득의의 영역이자 갈라진 대지에서 따뜻한 생명을 길어 올리려는 비원이다. _ 조용호, 소설가

차례/내용
차례
다시 나는 새
만두 빚는 여자
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편린, 그 무늬들
새벽이 온다
나의 살던 고향은
갈대는 갈 데가 없다
낡은 사진첩을 꺼내 들다
사막의 연가

- 작가의 말

본문내용
미례는 낮게 한숨을 내쉬며 하릴없이 다시 만두소를 끄집어 당겼다. 으깨진 채 덩어리로 뭉쳐져 있는 갈색 빛깔의 소는 어딘지 불결해보였다. 무말랭이, 양파, 양배추, 돼지고기, 갖은 야채... 스무 가지가 넘는 재료들의 복합물. 그래, 얼마 전에 미례는 그 갈색 만두소에 아이도 집어넣었었다. 이름이 부여되기도 전에 어미의 자궁 속에서 조각조각 잘려 폐기물로 분류돼 버려진 아이. 그 아이를 먹는 사람들의 기름기 흐르는 얼굴들을 바라보다가 미례는 잠깐 현기증을 느꼈다. 그들이 마치 자신의 수족과 머리통을 짓이기는 듯해. 사람들의 불근거리는 입 주변 근육은 아이의 단단한 뼛조각 하나 질긴 힘줄 하나 남기지 않을 듯 힘이 좋아 보였다. (중략) 미례가 만두 속에 집어넣은 것이 어디 아이뿐이었을까.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푸른 뱀도 소 안에 갈아 넣었고, 세상에 대한 증오도 갈아 넣었으며, 몸이 기억하고 있는 열락과 환희도 함께 집어 넣었다.
(p.5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