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공짜가 없다/문화일보 <푸른광장> 인생에는 공짜가 없다 벌써 한 해가 저물었다. 변심한 애인이 붙잡는 애인을 냉정하게 떨치고 가듯 가는 시간도 야속하기 짝이 없다. 한 해 동안 참 열심히 살았던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성큼성큼 가는 시간 앞에서 황망한 표정으로 남은 시간을 헤아리며 자신을 책망하고 있기가 ..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긍정의 힘/문화일보 <푸른광장> 긍정의 힘 얼마 전 친하게 지내던 한 소설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늘 그렇듯 자분자분한 음성으로 그간의 안부를 묻고 용건을 이야기했다. 내용인즉 소설 쓰는 한 선배가 남도 땅끝 마을에 가고 싶어하는데 동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그 친구가 기꺼이 운전은 하겠다..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반성문/문화일보 <푸른광장> 반성문 내 삶이 한번이라도 치열했던 적이 있었던가. 시작만 있고 제대로 된 끝이 있었던가. 신독(愼獨)이라고, 혼자 있을 때도 흐트러짐 없이 게으름을 경계하자던 결의는 한때, 삶을 그럴 듯하게 치장하고 싶어 부렸던 치기는 아니었는지. 생각해보니 언제부턴가 이런 반성의 시간이 ..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다시 사랑하기/문화일보 <푸른광장> 다시 사랑하기 하루중 많은 시간을 인터넷 서핑을 하며 지낸다. 의심의 여지없이 중독 상태다. 장거리 여행이나 어디 긴 시간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왠지 허전한 게 인터넷 서핑을 하지 못해 생긴 강박 증세다. 이런 내가 마뜩찮지만 하는 수 없다. 컴퓨터가 글을 쓰는 도구가 되었으니 ..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어머니의 가을/문화일보 <푸른광장> 어머니의 가을 갑자기 계절이 바뀌어 버렸다. 연이어 내린 비에 폭염이 사라지더니 대기가 달라졌다. 만만찮은 열기에 숨쉬기도 버겁더니만, 이제 제법 아침저녁으로 살갗에 오소소 소름까지 돋는 것이 가을임을 실감할 수 있다. 골목길을 걷다보면 어느 가정집 담장을 넘어온 대추나..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인생의 보물/문화일보 VADOSE DOT NET <푸른광장> 인생의 보물 가끔 어릴 때를 회상하면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꼭 행복하기만 했던 건 아닌 듯싶은데, 그래도 유년 시절을 떠올릴 때면 아련한 향수 같은 게 마음속에서 여울진다.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집은 산동네였다. 집 뒤로 나 있는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딸기..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푸른광장>시간과의 술래잡기/문화일보 VADOSE DOT NET <푸른광장> 시간과의 술래잡기 손톱 길이만큼 흰머리가 자라나 있었다. 머리에 검은 물을 들인 게 한달 전 쯤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검은색과 흰색의 그 경계가 여지없이 칼날처럼 내 마음을 그었다. 염색을 하기 위해 미장원을 찾을 때마다 이 일을 꼭해야 하나 망설여지곤 했다. ..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푸른광장> 러시안 룰렛게임/문화일보 VADOSE DOT NET <푸른광장> 러시안 룰렛게임 나는 살아 있는 것들을 잘 키우지 못한다. 식물이건, 애완동물이건 간에 생명 있는 것들은 나에게만 오면 어찌된 게 시름시름 앓다 내 곁을 떠나버렸다. 식물들은 누렇게 잎이 말라 들어가면서 죽어버렸고, 고양이나 강아지들은 며칠 무른 똥을 싸다가 슬그..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나를 비우는 삶/문화일보 <푸른광장> 나를 비우는 삶 며칠 전 묵은 짐들을 정리했다. 무겁고 칙칙한 겨울옷들을 안으로 들이고 살랑살랑한 봄, 여름 옷들을 꺼내면서 시작한 짐정리였다. 살림살이나 옷가지 같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도구라는 것이 별게 있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지만 구석구석 쟁여진 물건들을 꺼내..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가족이라는 이름으로/문화일보 <푸른광장>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으등그러져 있더니 기어이 비가 뿌렸다. 주말이어서인지 K시로 향하는 고속버스 안에는 빈 좌석이 없었다. 의자를 한껏 뒤로 젖히고 비에 젖어가는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알게 모르게 내 마음도 젖어들었다.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살아 있음의 아름다움/문화일보 <기고> 살아 있음의 아름다움 또 아까운 목숨이 졌다. 생의 의지로 온 몸이 가려워야 할 나이에, 시간 시간을 추억의 보물창고에 저장하며 삶을 더욱 견고히 다져야 할 나이에, 스스로 살길을 저버렸다. 유명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잇단 비보들이 명치를 먹먹하게 만든다. 아등바등 세..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새벽을 여는 두부장수/문화일보 <살며 생각하며> 새벽을 여는 두부장수 딸랑딸랑. 종소리는 아침마다 푸르스름한 새벽 기운을 뚫고 날아왔다. 혼곤한 잠속에서 그 종소리를 들을 때면 나는 나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내쉬곤 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는 하루의 첫 시작을 여느 날과 다름없이 해야 안심이 되었다. 어쩌면 이 강박..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신춘문예>단편소설 당선작 ‘다시 나는 새’/문화일보 1999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다시 나는 새’ 어지럽게 흩어져있는 책들. 빼어난 산세,그 혈을 짚고 들어서 있는 사찰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자잘한 돌멩이들의 탑 무더기들처럼 일정한 높낮이 없이 쌓여 있거나 혹은 낱권으로 여기저기 내팽개쳐 있는 책들은 여자가 대부분 읽다 만 것..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봄날은 온다 / 문화일보 <푸른광장> 봄날은 온다 소설가 은미희 일 때문에 미국을 다녀왔다. 한 사람을 취재하는 일이었는데, 문득 산다는 게 무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경험과 추체험들로 삶에 대한 비의를 눈곱만큼이나마 깨우쳤다고는 하나 여전히 종잡을 수 없고, 속내를 잘 보여주지 않는 삶..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8.03.28
일체유심조/은미희 은미희 < 소설가 > 며칠 전부터 생각이 어수선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당장에 넘겨야 할 원고가 있는데도 머릿속은 글 한 줄 허용하지 않았다. 각(角)을 세우며 쳐들어오는 봄 햇살 때문이려니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아보려 했지만 도무지 원고에 마음이 붙지 않았다. 기실 나는 그때 봄 햇살에..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7.07.24
<푸른광장> 나를 비우는 삶 2007년 5월 10일 (목) 13:53 문화일보 <푸른광장> 나를 비우는 삶 며칠 전 묵은 짐들을 정리했다. 무겁고 칙칙한 겨울옷들을 안으 로 들이고 살랑살랑한 봄, 여름 옷들을 꺼내면서 시작한 짐정리 였다. 살림살이나 옷가지 같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도구라는 것이 별게 있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지..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7.05.11
인간에 대한 예의 / 은미희 인간에 대한 예의 은미희 정말, 부쩍 노인들이 눈에 많이 띈다. 공원이고, 지하철 안이고, 새벽 운동 길이고 간에 젊은 사람 못지않게 성성한 기운을 가진 노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만삭의 임부들보다도 자글자글 주름이 꽃처럼 핀 노인들이 눈에 많이 밟힌다. 장유유서(長幼有序). 노인을 공경하라는 ..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6.12.21
더불어 사는 사회 / 은미희 더불어 사는 사회 은미희 우리에게 ‘우리’라는 말이 있다. 영어의 ‘we’라는 말과 의미가 상통하겠지만 그래도 조금 다른 구석이 있다. 영어에서의 ‘we’는 ‘I’의 복수형으로 쓰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우리’라는 말은 나를 포함한 여러 명을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나..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6.12.21
새벽을 여는 두부장수 / 은미희 새벽을 여는 두부장수 은미희 딸랑딸랑. 종소리는 아침마다 푸르스름한 새벽 기운을 뚫고 날아왔다. 혼곤한 잠속에서 그 종소리를 들을 때면 나는 나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내쉬곤 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는 하루의 첫 시작을 여느 날과 다름없이 시작해야 안심이 되었다. 어쩌면 이 강박증에 가까..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6.12.19
만두 빚는 여자 - 독자서평 독자서평 여성작가의 섬세한 감각을 느낄수 있는 책. (박광노)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각을 느낄수 있다. 꽤 유명세를 많이 탄 작가라서 그런지 전 작품을 대하고 난후의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고 역시 그 기대감에 부흥하는 섬세한 감각을 느낄수 있었다. 만두가게의 삶 (손선미) 미례.. 0. 韓山李氏/11_小說家殷美姬 2006.09.16